어제, 기억하기
The–K 인터뷰 1

‘사람’을 키우는
행복한 교육을 위하여

일이 쌓이면 지혜가 깊어지고 경험이 많아지면 이해가 넓어진다. 사회학을 전공한 연구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지식을 익혔고 대학에서 학생들과 부대끼며 스스로 교육을 실천했다. 20년간 몸담았던 대학의 울타리 밖으로 나온 사회학자는 세상이 한 걸음 더 나아지는 실천 방안을 고심하고 실행했다. 대통령비서실과, 금천구청장을 거쳐 지난 2018년 10월 제21대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부임해 1년여 동안 현안을 살펴본 차성수 이사장. 전국의 교육가족에게 전하는 그의 메세지에 귀를 기울였다.
  • 글. 정라희
  • 사진. 한제훈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차성수
회원을 위한, 회원 중심의 공제회가 될 수 있도록

차성수 이사장의 시계는 분주하게 돌아간다. 대외적인 일정만이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살피고 결정할 사항들이 무척이나 많은 까닭이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분초를 아껴가며 일정을 소화하는 차 이사장의 시간을 잠시 구했다. 그가 지난 1년간 한국교직원공제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지내왔을지 궁금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교직원들을 위해서 일할 기회를 얻은 것은 저에게도 영광이고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도 있었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일선에서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어 놀라웠고, 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육현장에서 회원님들의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혜택들과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자 우리 공제회 임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더 많이 경청하고 배우려고 했습니다.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회원들을 위한, 회원중심의 공제회가 될 수 있도록 공제회를 꾸려가고자 합니다.”
교직원공제회는 전국 교직원의 미래자산과 노후생활을 책임지는 투자기관이자 교육가족의 복지기관이다. 이렇게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자 차 이사장은 공제회 대표 일꾼으로서 지난 1년을 바쁘게 보냈다. 교육 현장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던 시절 느꼈던 점과 참여정부 시절 공직에서의 경험 그리고 행정가로서 각종 정책을 수행했던 지난 30여 년의 노하우가 공제회 경영에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

안정적인 기금운용에 대한 자신감

가장 관심 있게 진행한 사업은 역시 기금운용사업이다. 차 이사장은 “기금운용파트 주도로 적절한 투자와 적절한 수익을 확보해 회원들에게 약속한 급여금을 드리는 데 목표를 두었다”고 강조한다.
“공제회 같은 기관이 가져야 할 기금운용 기준은 일시적인 대박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적정 수익률 확보입니다. 우리 공제회는 지난 50여 년 동안 수준 높은 자산운용 전략을 추진했고 이를 통해 지속해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교직원공제회는 2018년 국내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해외투자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수익처를 다변화해온 노력이 위기에서도 선방할 수 있게 했다.
최근 5년간 투자수익률 추이를 살펴봐도 공제회의 투자 실적은 ‘안정적’이다. 최근 5년간 공제회는 평균 5.9%의 투자수익률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4.7%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제회가 매년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별적인 투자 건에 대해 어떤 외부 압력도 받지 않고 자체 전망에 근거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들 수 있다.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 이후에도 여러 단계의 심층 분석과 검토 과정을 거치는 등 검증 프로세스도 탄탄하다. 공제회는 지속가능성과 안정적이고 적정한 수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해왔고, 이를 위해 대체 투자 등의 미래지향적인 사업 영역을 앞서 개척했다. 현재 공제회는 지급준비율 100%를 넘어섰다. 회원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그만큼 기금운용을 잘해왔다는 방증이다. 차 이사장은 성공적인 기금운용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우수한 인적 자원’을 꼽았다.
기금운용 인력들이 어떠한 관점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투자수익률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기금운용 책임자가 2년이나 3년에 한 번씩 바뀐다면 안정성을 담보할 수가 없지요. 공제회에는 훌륭하게 훈련된 인적 자원이 200명 가까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10년, 20년 이상 오직 공제회 회원을 위한 기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대표적인 기관투자자로서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그렇기에 차 이사장은 “기금활용에 있어 더욱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고 말한다. 올해도 전술적 자산 배분 기능을 강화해 주식·채권·기업금융·대체투자를 아우르는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아래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별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隨處作主 수처작주 _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교직원들을 위해서
일할 기회를 얻은 것은 저에게도 영광이고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도 있었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일선에서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어 놀라웠고, 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무게를 더는 쉼터를 마련하다

차성수 이사장은 안정적인 기금운용을 통한 회원들의 미래 대비라는 기본적인 역할을 넘어 “회원들의 기대와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회원들에게 필요한 사업과 정책을 적절하게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교육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어려움에 손을 보태고, 교직 생활 중에나 퇴직 후에도 회원들에게 가장 든든한 후원군이 되겠다는 것이다.
차 이사장은 해마다 심각해지는 교권 침해와 직무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교사들의 마음을 치유할 방안 모색에 관심을 두고 임직원을 비롯해 회원들과도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구체적인 사업도 시작했다. 신규 복지 서비스로 도입한 교직원 치유 상담 프로그램인 ‘The–K 마음 쉼’이다.
교육의 질을 높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더 많이 육성하려면 교사들의 다친 마음을 치유하고 그들이 교육 현장에서 더욱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상담과 컨설팅, 힐링캠프 등 다양한 맞춤형 심리 상담을 무료로 지원한다. 차 이사장은 동아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며 직접 경험했던 바와 금천구청장을 지내며 현장을 살피며 정책을 운영했던 지난 경험을 이 프로그램에 녹여냈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있지요.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커지면 커질수록 선생님들의 부담도 커집니다. 그 요구와 기대가 굉장히 다양해서 모든 사항을 일일이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우리 사회는 적절한 의사소통과 배려로 문제를 해결하는 민주적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아 갈등도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처받는 선생님들도 적지 않지요. 저는 우리 공제회가 선생님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 그리고 상처들을 함께 보듬어 드리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 이사장은 회원들이 교육 현장에서 보람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사업을 구축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고령화와 저출생 등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지금, 앞으로 어떠한 미래가 펼쳐질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래 세대를 육성해야 하는 교직원들이 느끼는 부담과 책임의 무게는 상당하다.
“우리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이러한 상황이 학교 교육환경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쳐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지 돕는 방법을 모색하려고 애를 써왔습니다.”
차 이사장이 교육 문제에 현재진행형의 관심을 둘 수 있는 배경에는 개인적인 경험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슬하에 1남 3녀를 둔 그는 첫째인 아들 외에 세 명의 딸을 공개 입양했다.
덕분에 그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을 삶에서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 제 나이가 되면 아이들이 거의 대학생이거나 결혼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에는 어린아이들이 있다 보니 우리 부부보다 15년에서 20년 이상 차이 나는 젊은 학부모와 소통하면서 자녀 문제를 상의할 기회가 많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예전에 자녀들을 대하던 관점과 교육방식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만약 세 딸이 없었다면, 현재의 교육 문제가 쉽게 제 문제로 다가오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는 미래 세대에 부담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기성 세대가 책임을 먼저 감수하면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공제회가 앞장서서 교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직원의 자부심을 높이는 사회와의 동행

공제회만의 특색을 살린 전략적인 사회공헌활동에는 이 같은 고민이 반영돼 있다. 올해부터는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사회공헌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교실 만들기 사업, 미래세대 자신감 증진 사업, 취약계층 자립 지원 사업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로 사회공헌활동을 개편했다.
이는 회원들을 위한 복지사업이자, 세상을 바꾸는 사회공헌사업이다. 공제회의 존재 기반이 교육에서 비롯한다는 인식에서 시작한 일이다. 올해는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해 교직원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역사탐방을 했다. 또한, 미래교사인 사범대, 교육대, 교원대 등 교원양성기관 대학생에게 해외 선진 교육시스템과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The–K 미래교사 해외 탐험대’ 사업도 진행한다. 즉각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은 아니지만, 무형의 가치에 투자해 교육계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보려는 의지를 담아 시작한 일이다.
지금 뿌린 씨앗이 싹을 틔우고 아름드리나무로 자라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미래의 열매는 수확할 수 없다. 차 이사장은 이러한 사업이 앞으로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표 기관투자자로서 자본시장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국민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사회적 기여도가 높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잘 될 수 있게 돕는 일에도 공제회의 손을 보태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직원공제회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규정 개정을 마쳤고, 책임투자 조항을 신설하고 중장기 사회책임투자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등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투자 유형에도 ‘사회책임투자 유형’을 신설해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기업,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를 확대했다.
한편으로 차 이사장은 “공제회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제회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장애교원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을 포함해 취약계층 교육지원, 문해교육 지원, 임직원 봉사단 활동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無信不立 무신불립 _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젊은 학부모와 소통하면서 자녀 문제를 상의할 기회가 많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예전에 자녀들을 대하던 관점과
교육방식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만약 세 딸이 없었다면, 현재의 교육 문제가 쉽게
제 문제로 다가오지는 못했을 겁니다.
창립 50주년,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다지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 필요한 일에 마음을 쏟았으니, 다음으로 대비해야 할 바는 다름 아닌 ‘미래’다.
다가오는 2021년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창립 당시 회원 수 7만여 명, 자산 13억 원으로 출발한 공제회는 2019년 9월 현재 회원 수 81만 명, 자산 37조 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외형적 성장만이 공제회가 추구하는 미래는 아니다. 그동안의 견실한 성장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제회는 좀 더 지혜로운 방향으로 공제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고자 지난 7월, 앞으로의 100년을 기획하는 전담 조직인 ‘비전 55TF’를 신설했다. ‘비전 55TF’는 ‘함께한 50년, 함께할 50년’이라는 의미를 담아 붙인 이름. 여기에는 창립 55주년이 되는 2026년에 상당 부분 성과를 거둬 81만 회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공제회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온 산업이 있고, 앞으로 100년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성장 산업도 있습니다. 회원님들의 기대와 요구도 많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공제회가 추진해야 하는 회원 복지 프로그램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전 55TF’는 이러한 의제를 함께 고민하는 조직입니다. 인력 운영, 조직 문화, 자금 조달 및 운용, 출자회사 관리 등 본회 경영 전반에 대하여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하여 근본적인 개선 방향을 도출하고자 합니다. 교직원의 미래와 노후를 위해 그리고 현재의 안정적인 교직 생활을 위해 공제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일종의 미래 기획이라고 할 수 있지요.”
‘비전 55TF’는 공제회 3대 핵심 역량인 ‘회원’ ‘조직’ ‘자산운용’으로 조직을 세분화해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앞으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제회 경영의 근간인 회원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더욱더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일하는 방식 개선으로 역량 강화 초점

과거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진 변화가 최근에는 수십 년 혹은 수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고들 한다. 변화 속도가 전에 없이 빠른 만큼 세상을 바라보고 인지하는 세대 간의 시선과 인식에도 격차가 커졌다.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중반에 출생한 이들을 가리키는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의 중추로 자리매김하면서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수직적 조직문화가 아닌 수평적 조직문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커졌다.
“제가 부임했을 때 이미 공제회는 상당 부분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정착돼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공제회는 조직문화 혁신의 시작 단계가 아닌 완성 단계에 더 가까이 있지요. 지금은 제 역할보다는 우리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인 ‘The–K Way’를 내재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우리 조직문화가 좀 더 개방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요.”
차 이사장이 각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사항은 ‘사일로(Silo) 현상을 넘어서는 것’이다. ‘사일로’란 조직 안에서 담을 쌓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지칭한다.
“언뜻 자기 칸막이 안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다수 문제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칸막이를 넘어서는 소통이 필요합니다. 현재도 위아래 수직적인 지시나 소통보다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을 더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고 그렇게 많은 일이 결정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시하는 방식이 항상 옳지도 않고, 설령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조직 구성원의 일정한 합의가 따라주지 않으면 결국 위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차 이사장은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제는 선택사항이 아닌 핵심 가치라고 생각한다.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어떠한 사업과 정책이 진행됐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다소 진행이 더디더라도 민주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露積成海 노적성해 _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회원의 복지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어떤 사업을 어떻게 재구조화해야 할지 판단하고 있어요.
더불어 세대와 지역을 넘어 더 많은 회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문화사업과 복지사업을 만들어 가야지요.
좋은 결정을 위한 삶의 기준에 충실하며

취임 1년 동안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그는 이제까지 해온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더 무게를 둔다. 임기 내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적어도 중점적으로 해결하고 이루고 싶은 일은 있다.
“저성장·저물가·저금리, 즉 ‘3저(低)’로 표현되는 뉴노멀 시대에 한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있고, 더욱이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급감 등으로 향후 공제회 경영을 둘러싼 환경은 절대 녹록하지 않습니다. 사람도 성장하면 몸집의 크기만큼 뭔가 달라져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출자사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구조화해야 하는 시점에 왔습니다. 회원의 복지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어떤 사업을 어떻게 재구조화해야 할지 판단하고 있어요. 더불어 세대와 지역을 넘어 더 많은 회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문화사업과 복지사업을 만들어 가야지요.”
실무자들이 현장에 필요한 사안들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진행하더라도 공제회의 최고결정권자로서 더 합리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결정의 순간은 있기 마련이다. 예나 지금이나 결정을 내릴 때 그가 마음에 되새기는 원칙은 다음과 같다. 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된다는 의미의 ‘수처작주(隨處作主)’,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노적성해(露積成海)’다.
“그동안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든 시키는 일만 하지 말고 자신이 주인처럼 당당하게 주도적으로 일하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저 자신도 그렇게 일하려고 해왔습니다. 수처작주 해야 비로소 신뢰가 쌓이고, 신뢰가 없으면 아무 것도 일으켜 세울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자기 임기 때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도 그런 욕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지요. 하지만 포장만 멋지게 바꿨다고 해서 그것이 지속가능한 변화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구성원 각자가 이슬이 되어 매일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가면 언젠가 그런 노력이 커다랗게 모여 큰 바다를 이룰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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