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행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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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점 하고 가세요”

공간의 이유 있는 변신
특별한 갤러리가 중식당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미술식당’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사람들은 여행을 한다. 그리고 평범한 여행에서 나만의 감성을 찾았을 때 비로소 특별한 휴식을 누렸다고 이야기한다. 오감만족을 넘어 감성과 힐링이 더해진 곳일수록 마음에 오래 머물기 때문이다. 여기 중식당을 갤러리로 바꿔 편안한 휴식과 따뜻한 감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한 호텔이 있다. 소소한 제주 여행에서 행복한 추억을 남겨줄 특별한 공간,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미술식당>에 다녀왔다.
  • 글. 김유리
  • 사진. 권대홍

모두의 호텔, 함께하는 갤러리

여행이 단순히 휴식에 머물던 시대는 지났다. 다채로운 문화 탐방은 이제 여행의 중요한 트렌드가 된 세상이다. 여기에 발맞춰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이 제주도민과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메세나의 일환으로 아트 갤러리 <미술식당>을 오픈했다. 이색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얼마 전까지 호텔에서 운영하던 중식당이었다. ‘공간재생’과 ‘문화 서비스’라는 주제로 기존의 인테리어를 유지하며 탄생한 갤러리는 공간에 어울리는 작가의 작품을 선별하고 배치하는 데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였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예술과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공공갤러리 미술식당. 이곳의 첫 번째 전시, [소확행–글과 그림이 주는 휴식] 展은 말 그대로 관람객이 여행과 일상의 한 자락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 과감한 변화를 추진한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김정태 대표는 미술식당에 대해 ‘문화가 있는 호텔’이라는 틀 아래서 진행된 재미있는 프로젝트라고 이야기했다.
“‘제주’라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하는 글, 그림 작가 26팀과 함께 꾸민 아트 갤러리&문화 공간입니다. 지역사회에 문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공공사업인 ‘메세나매칭그랜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어요. 메세나매칭그랜트 사업은 제주도와 제주메세나협회와 함께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인데 이번 갤러리 전시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주민, 여행객 모두 일상과 여행의 ‘소확행’을 느낄 수 있도록 했죠.”
호텔 속 작은 울림을 주는 미술식당이 문을 열게 된 데는 먼저 시도한 문화사업인 아트로드가 바탕이 됐다. 작년, 호텔의 1차 아트 갤러리의 콘셉트는 로비 지역의 긴 복도를 활용한 아트로드 프로젝트였다. 제주 올레길에서 영감을 얻어 진행한 아트로드는 호텔 방문객과 직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독특한 구조, 개성 넘치는 갤러리

“우리 호텔은 특색 있는 건축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연회장 복도와 로비 복도가 마치 유람선의 선체처럼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고객 분들이 호텔을 들어서서 객실에 다다를 때까지 또 하나의 갤러리를 경험할 수 있게 한 거죠.”
호텔 임직원은 너나 할 것 없이 열심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정성을 들여 작품마다 친근한 설명을 곁들였고, 작품 관람을 위한 아트로드 지도 리플릿을 곳곳에 배치해 두는 등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이곳엔 제주도를 대표하는 화가인 강요배 작가부터 강동언, 이강소, 오이량 등 유명 작가들의 희귀하고 특색 있는 작품이 상시 전시되고 있다. 성공적인 아트로드 프로젝트에 힘입어 올해 문을 연 2차 아트 갤러리는 ‘글과 그림으로 즐기는 소확행’이라는 콘셉트의 미술식당이었다. 김정태 대표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뉴트로’가 유행인데, 마침 대만의 옛 식당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호텔 중식당 ‘만리향’이 리뉴얼을 예정하고 있어 일정 기간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개별 룸을 가지고 있는 구조가 특색 있는 갤러리로 활용하기에 매력적이라고 판단했죠.”
현재 미술식당에서는 [소확행–글과 그림이 주는 휴식] 展이 오는 11월 8일까지 열린다. 문화 예술 단체 파트론과 함께 독립출판계의 인기 있는 글 작가와 그림 작가 총 26개 팀의 1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아름다운 제주의 면면과 일상의 매력을 이야기한 이번 전시회는 참여 작가진 또한 다채롭다. 최근 SNS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수수, 문신기, 홍시야, 콰야 등 14명의 그림 작가와 안리타, 상엽, 박상범, 이광호, 가랑비메이커 등 12명의 글 작가팀이 함께했다.

공간에도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미술식당 프로젝트를 주도한 김정태 대표는 호텔과 갤러리라는 공간이 주는 공통점에 대해 “호텔도 갤러리도 그 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곧 예술이 되고 문화가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은 갤러리뿐 아니라, 서비스를 계획함에 있어서도 그런 제주의 문화, 예술을 담아내려고 합니다.”
호텔과 미술관은 몸과 마음을 쉬고 정화하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그들만의 이야기를 입히고 나니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만의 특별한 색이 드러났다. 미술식당 갤러리는 그 산뜻한 변화의 도화선이었던 것. 품위를 격상시키기 위한 이유로 많은 호텔이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만큼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문화가 있는 친근하고 따뜻한 호텔을 모토로 미술 작품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과 문화를 서비스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호텔은 고전적인 형태로 투숙만 하는 공간에서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각양각색의 호텔이 저만의 색깔을 가지고 경쟁을 해야 하죠. 우리는 그 시류에서 호텔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고객이 즐거울 수 있는 접점을 찾고자 한 겁니다. 이런 점에서 미술식당은 우리가 지향하는 ‘문화가 있는 호텔’이라는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은 갤러리뿐 아니라, 서비스를 계획함에 있어서도 지역의 문화, 예술을 담아내려 노력한다. 객실과 식음 레스토랑에서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위생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객실의 침구와 침대의 편안함에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에는 배경음악과 조도, 실내 향기에도 휴식과 문화를 녹일 예정이다.

예술을 품은 ‘문화가 있는 호텔’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이 제주도민과 여행객들을 위한 서비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갤러리를 오픈했다고 했을 때 가장 궁금한 것은 호텔이 품고 있는 비전이었다. 상업공간에서 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이 쉬운 결정만은 아니었을 터, 이 참신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배경엔 어떤 계획이 숨어있을까. 김정태 대표는 담백하게 호텔이 나아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향후에도 ‘문화가 있는 호텔’로 매칭그랜트 사업을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호텔이지만 공공갤러리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할 예정이고요. 이와 더불어 공공예술을 서비스하는 것에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적극 검토하여, 문화공간으로서 특급호텔의 문턱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고객들도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미술식당은 호텔에서 예술작품을 선보이며 여행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것은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호텔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시점을 정확히 파악한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의 발 빠른 행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에 잠깐 여유를 부릴 만도 한데 김정태 대표는 이미 다음 한 걸음을 구상하고 있었다. “숙박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그 개념도 광범위해졌기 때문에 단순한 객실 서비스만으로는 고객의 선택을 바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객실, 식음, 웨딩,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의 분야에 문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녹여낼 예정입니다.”
그는 끝으로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이 고객들에게 ‘여행 중에 만난 특별한 선물, 또는 힐링의 순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진심을 전했다. 지역사회와 문화 그리고 고객을 생각하는 호텔. 이 가을,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의 <미술식당>에 들러 ‘그림 한 점’하고 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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