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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리포트

다양한 교수법을 실험할 수 있게
열린 공간으로 학교를 디자인한
덴마크의 ‘외레스타드 김나지움’

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하나의 커다란 교실로 디자인하고,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나선형으로 이어지는 부메랑 모양의 목조 계단이 설치된 독특한 학교. 또한, 모든 수업의 3분의 1 이상을 열린 공간에서 진행하여 학생과 교사 모두 다른 교사의 수업을 자유로이 관찰하고 피드백을 주며, 칠판과 종이 교과서가 없어 자신의 새로운 교수법을 계속해서 실험하고 개발해야 하는 학교가 있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의 공간 자율성까지 보장해주는 그곳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외레스타드 김나지움’이다.
  • 글. 김재춘(영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The–K 리포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교육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세계의 혁신학교 사례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ØRESTAD GYMNASIUM
‘하나의 커다란 교실’로 디자인된 학교 건물

외레스타드 김나지움(Ørestad Gymnasium)에서는 무엇보다도 학교 건축물이 가장 눈에 띈다. 개별·모둠·소집단·대집단 학습 등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학습지대가 배치될 수 있는 ‘열린 공간(open space)’을 갖춘 혁신적인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여러 건축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유로뉴스(Euro News, 유럽권의 대표적 뉴스채널)’가 뽑은, 혁신적인 디자인을 지닌 세계 3대 학교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외레스타드 김나지움은 전통적인 교실을 모두 없애고 건물 전체를 하나의 커다란 교실로 디자인했다. 건축가 닐센(K. H. Nielsen)에 따르면, 전통적인 교수법을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고, 교사들이 자신만의 새로운 교수법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건축물을 디자인했다고 전해진다.

‘열린 공간’의 상징인 건물 중앙의 커다란 목조 계단

외레스타드 김나지움 건축물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부메랑 모양으로 이어지면서 회전하는 목조 계단이다. 층간의 장벽을 허문 목조 계단은 일차적으로 학생들이 각 수업 장소로 오르내리는 이동 공간이지만, 동시에 주변 여러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활동을 볼 수 있는 관찰 공간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중앙 계단은 학생들이 서로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이면서 동시에 하루에도 다섯 차례 이상 오르내리면서 운동도 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건물의 각 층에는 한쪽 벽에 투명 유리문이 있는 수업 공간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공간은 완전히 트여 있다. 이러한 열린 공간은 역동적이고 실생활과 유사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외레스타드 김나지움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에도 열려 있다. 2012년 이래 교과서를 포함한 모든 교수·학습 자료는 디지털화되어 있고, 학교 어디에서든 무료로 와이파이(Wi–Fi) 사용이 가능하다.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외레스타드 김나지움

2005년, 공립학교인 외레스타드 김나지움을 설립할 때 코펜하겐시는 학교가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한 부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학년별 15개 학급으로 총 45개 학급과 1,180명으로 구성된 외레스타드 김나지움은 방송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문화에 초점을 맞춘 미디어 특화 현대식 고등학교이다. 학교 근처에 TV와 라디오 방송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 산업체가 있어서 여러 유형의 방송과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조합하여 활용할 수 있다.
학교는 수시로 지역 산업 전문가를 학교로 초빙하여 강의를 진행하거나 학생들이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지 산업현장으로 나가 직접 경험할 수도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 사이의 담을 낮춰서 상호 밀접하게 교류하면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산업 관련 기관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로 발돋움하다

혁신을 추구하는 외레스타드 김나지움 교육의 주요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 첫째, 열린 공간에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개별학습, 모둠활동, IT를 활용한 수업이 많이 이루어진다.
  • 둘째, 유관 외부기관과 협력하여 실생활과 긴밀히 연결된 사례 학습 또는 프로젝트 학습을 많이 한다.
  • 셋째, 이수학점의 25%를 사이버 강좌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한다.

학교 건물 개청식에 왕세자가 참석할 정도로 덴마크 교육혁신의 상징인 외레스타드 김나지움은 학교 건축물과 공간의 혁신만큼이나 교수법과 학습방법의 혁신도 추구한다. 그 결과, 외레스타드 김나지움은 덴마크의 많은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매력적인 학교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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