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45] 티처 & 티처

코로나 시대의 우리 가정,
사랑과 양보 극복해가야 할 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이다. 여러 스트레스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가중되어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가족은 힘들 때 더욱 돈독해진다’라는 말처럼, 서로를 신뢰하고 이해하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돈독한 가족애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들은 조금씩이라도 여유를 가지며, 스스로를 돌보는 것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 글. 김동철(심리학 박사)

코로나19로 커지는 심리적 두려움

한 해의 시작과 함께 갑작스레 불어 닥친 코로나19는 2020년의 절반을 허무하게 날려 버렸다. 아직 진행 중인 바이러스는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목 놓아 기다리는 백신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 세계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러한 범세계적 전염병 창궐로 경제 지표는 점점 더 곤두박 질치고 있고, 국가와 개인이 패닉 상황으로 내몰릴 위기도 다가온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반복되면 집단적 공황장애(panic disorder)로 확산될 수 있어 두려움이 더 커지게 된다.
1929년, 세계적인 경제적·사회적 공황이 찾아 왔을 때에도 지금처럼 지구 전체를 위태롭게 몰고 가진 않았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모든 사회적 시스템이 재편성되거나 축소·생략되는 상황으로 흘러가 본의 아니게 각 개인·집단·사회가 새로운 구조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 이전보다 우울증 환자가 1.5배 증가했으며,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는 해외 직장인·취업 준비생·학생·관광업 종사자·공연예술계 종사자·의료인 등은 그보다 더 높은 2.3~3배 이상 증가해 많은 이들의 정신 건강이 위태롭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불안함과 두려움이 낳는 가족 간의 불화

사람들은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여 심리적·정신적 증상이 병증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은 개인의 경제적 파탄과 더불어 정신적 파탄을 함께 가져오는 무서운 촉매제임이 분명해 보인다.
이렇듯 병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중증환자도 많이 증가했지만, 가장 우려되는 점은 증상의 경계에 있는 경도성 정신장애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직 병적 증상에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작은 이슈에도 상처를 받으며 짜증 빈도가 급격히 높아져서 금방이라도 병적인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는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된다.
일례로 고3 입시생의 경우, 제한적인 시간과 시스템으로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다 보니, 현저히 떨어진 집중도와 학습 저하로 결국 심리적 부담감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와 더불어 학부모 역시 현 상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녀에 대한 학업 압박이 더욱 커지게 되고, 결국 과도한 스트레스가 서로에게 비수가 되는 말로 옮겨져 가족 모두 상처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현재 통제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증가해 이러한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상황은 사회적 도미노 현상과도 같아서 가족 내 문제가 결국 집단의 문제로 확산되고, 이는 사회적 문제로 커지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따라서 가족 중한 명이 아닌 가족 모두가 우울하거나, 사회 전체가 현재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불안 심리는 더욱 증폭되어 우려하는 것 이상으로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주의하며 스스로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서로가 힘들 때 고통을 분담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에게 더 상처를 주는 언행이나 행동을 하면 가족 내 갈등과 신뢰가 순식간에 깨지게 된다는 것을 가족 구성원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공통 주제를 만들어 즐겁게 소통하라

코로나19 상황을 맞닥뜨린 자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두려움이 어른들 못지않게 크다. 그와 더불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회적 통제로 인해 자연스럽게 무기력해질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자녀들이 실내에서 온라인 접속 등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이 그저 생각 없고, 철없게 보일 수밖에 없다. 부모 또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업무가 과중되고 있어 자녀에 대한 스트레스와 사회적 불안감으로 그 심적 고통은 중첩되고 있다.
우선, 부모들은 먼저 스스로에게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보통 급성 스트레스를 겪게 되면 누구나 집중력과 지각력이 떨어지게 되므로 짜증 빈도가 높아진다.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혀야 두 번째 액션으로 갈 수 있다. 즉, 집중하여 말하고, 소통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소통하려는 마음은 상대에게 있어 적대감이 아닌 협력자로서 행동하려는 모습으로 보이므로 자녀의 갈등 협상에 유리하다.
세 번째 액션으로는 자녀와 함께 차분히 학습 계획과 전략, 여가와 취미 생활 등을 짜는 것이 좋다. 즉 자녀의 인터넷, TV 시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부모는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부모와 자녀 간의 공통된 대화 주제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누구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고, 현재는 물론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다만 조금씩 양보하며 가족 간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를 위안하면서 이 힘든 상황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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