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The–K 스페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혁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가? ③

온라인 교육,
새로운 프레임에서 고민하자

온라인 교육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급하게 추진했던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온라인 수업의 교육적인 가치 및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글. 김지영(교육 혁신 전문가,
창의적·미래지향적 교육디자인연구소 ‘TLP교육디자인’ 대표)
김지영 박사는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석사,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교육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리노이 주립대 교육 혁신 센터에서 다년간 교육전문가로 재직하고, 고려대학교 대학교육개발원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수-학습 및 교육 혁신 전문가로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우리나라 중등교육 과정 및 평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고, 숭실대학교에서 베어드교양대학 교육학 전공 교수/교육개발센터 책임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수-학습 및 교육혁신 분야의 업무를 해왔다. 「The–K 스페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지혜를 나누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위기를 극복해 개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 혁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는 그의 저서인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온라인 교육이 일반화된 현상이 되는 데 필요한 분기점을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넘은 상태’라고 말한다. 하나의 현상이 일반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정 분기점을 넘어서면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온라인 교육은 이미 분기점을 넘었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앞으로 우리 교육에서 온라인 교육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며, 온라인 교육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 되었다.

새로운 프레임에서 온라인 교육을 고민하자

처음에 코로나19로 갑자기 원격 수업을 하게 되자 교수자들은 영상을 녹화하거나,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는 도구 등 새로운 교육 플랫폼의 기능을 배우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디지털 도구의 활용법을 익혔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운영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특히, 오프라인 학습의 방법이나 내용을 온라인 수업으로 옮길 때 온라인 플랫폼이 가진 차별성이나 장점을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학습은 오프라인 공간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수업을 설계할 때는 학습자에게 줄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장점을 어떻게 최대한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온라인 수업 시 학습자가 얻는 장점

학습자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학습할 수 있다.
맞춤화된 학습을 할 수 있고 개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여러 가지 디지털 도구(Google Hangout(구글 행아웃), ZOOM(줌), 유튜브 Live Streaming, 네이버 밴드 라이브 방송 등)를 활용하여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다.
다양한 학습 자료 접근 및 심화 학습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다른 학습자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
학습 결과물을 디지털로 기록할 수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옛말이 있다. 무엇을 새로 만들게 되면 그것에 맞추어 환경도 새로 바꾼다는 의미인데, 우리가 지금 새롭게 만들어 가는 온라인 교육을 기존 교육의 프레임 안에 넣으려고 한다면 온라인 교육은 진보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학생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학습 내용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고, 각종 학습용 온라인 콘텐츠가 널려있는 시대다. 그러니 새로운 온라인 교육을 ‘지식을 알려주는’ 옛 부대에 담으려 하지 말자.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는 지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학생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배우고, 스스로 사고하고, 적극적으로 지식을 재창조하는’ 미래 교육의 새 부대에 온라인 교육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블렌디드 러닝으로 시너지를 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으로, 경제위기 이후 5~10년의 세계경제를 특징짓는 현상)은 ‘블렌디드 러닝’이다. 앞으로 교육에서 디지털과 비디지털은 더 많이 섞일 것이고, 그것이 잘 섞였을 때 교육이 제대로 된 효과를 낼 수 있음은 자명하다. 블렌디드 러닝은 교육적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을 신중하게 혼합하는 것이다. 혼합한다는 것을 영어로 ‘믹스(mix)’로 표현할 수도 있고, ‘블렌드(blend)’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두 표현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다. 믹스는 물리적 결합, 즉 두 가지가 물리적으로 합쳐진 상태를 의미하고, 블렌드는 화학적 결합, 즉 두 가지가 서로 섞인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블렌디드 러닝의 방향은 바로 이 ‘블렌드’이다.
제대로 된 블렌디드 러닝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요소가 제각각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기능해야 한다. 진정한 블렌디드 러닝은 단순하게 온·오프라인 혼합이라는 형태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주고자 하는 가치, 그리고 교수법에서도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다. 이제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단순한 믹스에 초점을 두는 것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블렌드’를 고민해야 한다. 학습자의 학습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의미 있게 설계된 블렌디드 러닝은 매우 강력한 미래 교육의 수단이 될 것이다.

ONLINE EDUCATION
기술이 교육의 혁신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어떤 플랫폼을 쓰는지,
어떤 최신 기술을 쓰는지가 온라인 수업의 핵심이 아니다. 명확한 목적 없이
활용되는 기술은 학습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학습 시간을 갉아먹는 방해 요소가 될 뿐이다.
학생과 어떻게 소통할지, 어떻게 피드백할지, 어떻게 해야 소외되는 학생들이 없을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디지털 도구에만 매몰되지 말자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할 때마다 항상 강조하는 것은 ‘도구가 목적보다 앞서면 안 된다’라는 것이다. 어떤 도구든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디지털 도구가 온라인 교육의 효과를 보장해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도구에 접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효과적인 온라인 수업 운영을 위해 디지털 도구의 활용은 유용하지만,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온라인 수업이 효과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꼭 인지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이나 도구에 대한 맹신이나 편향이 오히려 교육에서 더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기술이 교육의 혁신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어떤 플랫폼을 쓰는지, 어떤 최신기술을 쓰는지가 온라인 수업의 핵심이 아니다. 명확한 목적 없이 활용되는 기술은 학습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학습 시간을 갉아먹는 방해 요소가 될 뿐이다.
학습자와 어떻게 소통할지, 어떻게 피드백할지, 어떻게 해야 소외되는 학습자들이 없을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기술은 우리가 그것을 왜 활용하고자 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사용할 때만 의미가 있다. 디지털 활용 역량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디지털 도구에 매몰되어 본질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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