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미래 잡(job)자
인터넷 세상 속,
원하는 정보만 쏙쏙 찾아주는

‘디지털 큐레이터’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온라인에서 쉴 새 없이 생성·소멸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많은 정보 가운데 어떤 정보가 유용하고 가치 있는 정보인지 구분하지 못할뿐더러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온라인에서 특정 정보를 찾아 정리하고 목적에 따라 재구성하여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활동인 ‘디지털 큐레이션’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를 담당하는 전문가인 디지털 큐레이터의 활동이 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정보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지털 큐레이터에 대해 살펴보자.
  • 글. 한상근(한국직업능력개발원 사회학 박사)
제4차 산업혁명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진로와 직업의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래 잡(job)자」는 직업교육 전문가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 사회의 직업들을 살펴보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디지털 세상의 정보 폭주와 큐레이션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일상은 디지털과 함께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즐기고, 유튜브를 보지 않고는 하루를 보내기 어렵다. 세상이 돌아가는 소식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온라인 뉴스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많은 나라에서 학교 교육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루에 생산되는 디지털 정보량은 약 25억 기가바이트(GB)이다(2020년 기준, IBM 추산).
매년 디지털 세상의 정보량은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디지털 정보가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175 제타바이트(ZB) 분량의 정보가 하루 동안에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 제타바이트(1024EB)는 전 세계 해변의 모래알 수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러면 전 세계 해변의 모래알 수의 175배가 되는 분량의 정보가 하루 동안 쏟아질 것이라는 말이다.
이제 거대한 정보의 저수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내는 일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디지털 세상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서 재구성하여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는 일을 ‘디지털 큐레이션(digital curation)’이라고 한다. 그리고 디지털 정보를 선별하고 재구성하는 사람을 ‘디지털 큐레이터’라고 부른다.

데이터의 단위
명칭 의미 예시
메가바이트(MB) 1024KB 500페이지 분량 소설 1권
기가바이트(GB) 1024MB 베토벤 5번 교향곡 MP3 (약 30분 분량)
테라바이트(TB) 1024GB 대형병원 1곳의 엑스레이(X-ray) 정보
페타바이트(PB) 1024TB 한국 국민 주민등록 정보의 절반
엑사바이트(EB) 1024PB 역사가 기록된 이래 사람들이 이야기한 말
제타바이트(ZB) 1024EB 전 세계 해변의 모든 모래알 수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디지털 전문가

디지털 큐레이터는 디지털 세상에서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옥석을 가려내는 사람이다.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일을 하는 사람(크리에이터)이 중요하듯이 기존에 만들어진 수많은 창작물 가운데 유용한 것을 걸러내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콘텐츠나 데이터를 배포하는 일을 하는 사람(큐레이터)도 중요하다.
디지털 큐레이터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하여 이용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포털 사이트나 SNS, 블로그 등의 온라인에 올라온 정보를 이용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재구성하여 제공한다. 기업이나 기관에서 SNS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고객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영상 콘텐츠 제작과 SNS 채널 관리로 쌓는 역량

SNS를 잘 다루고 정보를 재구성할 수 있는 사람이 디지털 큐레이터가 될 수 있다. 특정한 학력이나 전공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고등학교의 디지털 콘텐츠 혹은 웹미디어콘텐츠과에서 공부하거나 대학에서 문화콘텐츠학과, 디지털미디어학과, 디지털콘텐츠학과 등을 전공하면 업무에 유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영상물이 범람하고 있어서 영상물을 분석하고 잘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좋다. 평상시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관리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면서 사람들과 공유하여 SNS에 대한 경험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정보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기초부터 알아두어야 다른 사람이 만든 디지털 정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홍보, 마케팅, 빅데이터 분석 등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보다 정교한 디지털 큐레이션을 할 수 있다.

점점 확대되는 디지털 큐레이터의 미래

정보량이 폭주하는 시대에 디지털 큐레이션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다량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하고, 제공하는 영역 전반이 디지털 큐레이터의 활동 영역이 될 수 있다. 많은 정보 가운데 목적에 맞게, 혹은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는 일은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하다. SNS 분야의 큐레이션, 동영상 큐레이션, 미디어 큐레이션, 도서 큐레이션, 작품 큐레이션 등 큐레이션의 영역은 다양하다. 정보 폭주 시대에는 정보가 많이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정말로 필요한 정보여야만 적더라도 의미가 있다. 여러 분야에서 “적을수록 많다(Less is More)”는 경구가 앞으로 많은 사람 사이에서 회자될 것이다. 디지털 큐레이터는 이 경구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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