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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에 늦은 밤까지 잠 못 이루는 열대야와 눈앞이 핑핑 도는 열사병으로 괴로운 여름이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오히려 여름을 덥게 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생명과 천지 만물의 기운은 일정한 법칙에 따라 순행하는데, 봄에 싹을 틔우기 시작해서 여름에 무성하게 자랐다가 가을에 걷어 들여 겨울에 그 정기를 씨앗에 저장해두는 것이 순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여름, 열렬하고도 무성하게 뻗치는 만물의 기운을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탈 없이 잘 견뎌내는 생활습관을 지녀보자.
  • 글. 편집실

길고 더운 여름밤, 숙면하려면?

열대야는 한여름 밤의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현상을 말한다. 습윤한 열대 저지대의 밤 기온과 비슷한 더위로, 잠들기 어렵기 때문에 한여름 밤 더위의 정점을 찍는 기준이 된다. 이처럼 숙면이 어려울 때는 수면을 유도하는 트립토판이 함유된 따뜻한 우유를 마시거나 미지근한 물에 샤워하면 도움이 된다. 잠을 푹 자려면 생리 활동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체내 열을 방출하여 부교감신경이 우세하도록 만들어야 하므로 미지근한 물이 좋다. 만약 덥다고 찬물로 샤워하면 자극으로 수축된 혈관이 다시 원상태로 확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체열이 올라가고, 숙면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된다.
잠자리에 누운 후 15분 이상이 지나도 잠에 들지 못하면 계속 누워있는 것보다는 자리에서 일어나 명상, 요가, 체조 등을 하거나 조용한 음악을 듣는 게 좋다. 스마트폰, TV나 컴퓨터는 뇌를 더욱 자극할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장마와의 전쟁, 슬기롭게 이겨내기

장마철은 습기와의 전쟁이다. 장마철 습기와 만난 세균과 곰팡이는 옷, 이불, 식탁, 가전제품 등 집안 곳곳의 틈새를 빠른 속도로 점령한다. 때문에 보기에 좋지 않고 불쾌할 뿐 아니라 무좀, 습진, 복통, 알레르기 등 장마철 질환도 기승을 부린다.
습기가 차기 쉬운 곳에는 습기 제거제나 허브 오일, 말린 티백 등 천연 방향제를 놓아두면 효과적이다. 또한, 가구를 벽에서 약간 떼어놓아 환기 공간을 확보해 벽에 습기가 차는 것을 예방하고, 신발장에는 바닥에 신문지를 깐 뒤 그 위에 신발을 올려둔다. 욕실 바닥과 벽은 마른 걸레로 자주 닦고, 에탄올이나 락스를 탄 물을 분무기에 담아 뿌려준다. 변기에는 식초를 뿌린 뒤 뜨거운 물을 부어주면 욕실의 악취가 줄어든다. 옷장 역시 장마철이 되면 곰팡이로 극성인데, 옷장 바닥과 옷 사이사이에 신문지를 두어 습기를 제거하고 제습제를 넣어 둔다. 세탁 시에는 식초 또는 레몬 껍질을 조금 넣어주면 항균과 표백에 효과가 있으며, 세탁 후에는 환기를 위해 세탁기 문을 열어둔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보일러를 가동해 집안 전체의 눅눅함을 없애주자.

여름의 맛으로 더위 극~복!

뜨거운 여름에 나는 제철 과일이나 채소는 성질이 냉하며 수분과 전해질, 비타민 등이 풍부해 여름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열대야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 집에서 끓여 먹는 보리차는 보리의 성질이 냉해 한여름에 더욱 추천할 만하다.
평소 배앓이가 잦은 사람은 잘 익은 토마토나 껍질이 부드럽게 벗겨지는 숙성한 복숭아, 바나나 등을 섭취하면 좋다.
여름 별미로는 국수를 손꼽을 수 있다. 여름철에 특히 부족해지기 쉬운 칼륨, 칼슘 등을 보충해 주는 미역 국수나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들어있고 악성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비타민E가 풍부한 콩국수를 시원하게 만들어 먹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여름 나기 방법 중 하나다. 국민 보양식인 삼계탕과 원기 회복 효과가 있어 만성 피로에 좋은 인삼도 훌륭한 보양 재료다. 인삼은 꿀, 유제품과 궁합이 잘 맞으므로 간편하게 인삼 요구르트를 만들어 별식으로 건강을 챙겨 보는 것도 좋다. 또 더위 때문에 기운이 처지고 땀이 많이 나서 갈증도 많이 나므로 신경을 안정시키는 대추차, 수분을 보충시켜 주는 오미자차 등의 한방차도 챙겨 마시면 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태양을 피하는 필수품 챙기기

엘라스틴과 콜라겐을 파괴해 피부 탄력을 떨어뜨리고 활성 산소를 형성해 주름을 만드는 등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주범은 자외선이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여름에는 특별히 피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UVA(피부를 노화시키는 자외선)와 UVB(피부에 화상을 입히는 자외선)를 모두 막아주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고, 표기된 권장량만큼을 발라주어야 효과가 있다. 야외활동이 길어질 경우에는 스프레이형 자외선 차단제를 구비해 덧발라준다.
또 강한 자외선은 각막 표면을 손상시켜 자외선 각막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외선 각막염을 방치해두면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 세포들이 퇴화하여 눈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등 백내장의 발생 위험 또한 높일 수 있으니, 선글라스는 멋이 아닌 필수 아이템으로 활용한다.
한여름에는 되도록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운동을 삼가야 한다. 특히 햇볕이 가장 강해지는 낮 12~15시 사이에 야외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만약, 야외활동 중에 몸에 무리를 느낀다면 그늘을 찾아 물을 보충하고 누워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땀으로 체내 수분을 많이 잃게 되므로, 물을 자주 마시되 얼음 물보다는 약간 시원한 정도의 물이 몸에 좋다.

덥다고 짜증 낼수록 삭막한 기운은 커지고 주위로 쉽게 퍼져 나간다. ‘여름이 더운 건 당연한 거지’, ‘땀이 나니까 나쁜 성분이 체내에서 빠져나와 더 가뿐해지겠구나!’라고 긍정의 주문을 외워보자. 더운 것도 고마운 일이라고 받아들이면 정신과 몸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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