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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22 Vol.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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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예술가

겨울 숲에 서면

기도하는 나무를 본다

투영 사진

유인영 회원 (전주대학교)

수채 물감 20호 2016

작가 노트 :눈 내린 자작나무 숲 속은 신체와 정신을 정화해 주는 장(場)으로 작용한다. 맑고 깨끗한 기분, 순백의 공간에서 실용주의적 욕심을 버리고 비움의 행복, 순수의 소통을 느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였다.

겨울나무

하청호
겨울 숲에 서면
기도하는 나무를 본다
잎새의 반짝이는 몸짓도
떠나보내고
온갖 풀벌레의 재잘거림도
비워 버리고
떠나간 모든 것들을 위해
외곬로만 우러러 기도하는
어머니 같은 나무를 본다

어쩌다 별빛 고운 날이면
흔적만 남은 아이들의 눈망울을
별들 속에 헤아리고
이제 모든 것을 주어 버리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어머니 같은 나무를 본다
이 겨울
혼자서 북풍을 맞고 서서
기도로 지새우는
은혜로 선 겨울 어머니를 본다.

WRITER

작가 인물 사진
하청호 시인은 1972년 「매일신문」과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동시 부문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 후 동시집 「빛과 잠」 「잡초 뽑기」 「무릎학교」 「초록은 채워지는 빛깔이네」 「데칼코마니」와 시집 「새소리 그림자는 연잎으로 뜨고」 「다비(茶毘)노을」 「그대는 눈꽃 앞에서 그냥 아름다우시면 됩니다」 등을 출간했으며 방정환문학상, 대한민국 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대한민국예술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사·장학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은퇴 후 대구문학관 관장, 한국아동문인협회 부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시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