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Magazine
Monthly Magazine
February 2023 Vol.66
행복 곱하기 아이콘 이미지

행복 곱하기

DIY 리사이클링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와라

제로 웨이스트 숍 '알맹상점'

재활용 용기로 만드는 생활 용품
한국의 첫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은 제로 웨이스트, 리필 스테이션이라는 개념이 한국에 막 들어오던 시기에 문을 열었다. 이들은 2020년 망원동의 오래된 건물 2층에 작은 매장을 낸 이후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무사히 알맹상점을 정착시키고 현재는 오프라인 매장 두 곳과 온라인 도매몰로 운영을 확장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 몇 곳이 이들에게 영감을 받아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쳤다. 알맹상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리필뿐 아니라 갖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용기를 활용한 생활 용품 만들기도 함께 소개한다.

편집실 / 허나리 패션 스타일리스트

포장없이 내용물만 판매하는 국내 1호 리필 스테이션

새로운 계절을 맞을 때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그렇다고 평범한 시민인 우리가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것이 덜 사고, 덜 쓰고, 덜 버리기. 그래서 제로 웨이스트는 비교적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손쉽고, 접근성이 높은 활동이다. 물론 소비 중심 사회에서 덜 쓰고 덜 버리기란 말처럼 쉽지는 않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빨대 안 쓰기, 물건 살 때 받는 비닐봉지나 배달음식에 딸려 오는 젓가락 안 받기 같은 것만 해도 충분한 시도일 수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제로 웨이스트 실천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알맹상점’ 같은 제로 웨이스트 숍이다. 알맹상점은 국내 1호 리필 스테이션으로 양래교, 고금숙, 이주은 씨가 망원 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활동을 하다가 설립했다. 이들은 2018년 쓰레기 대란으로 곤란을 겪을 때 쓰지않는 장바구니를 모아 시장에서 대여하고, 용기를 지참해 제품을 구입하는 ‘알맹이만 찾는 자(알짜)’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무인 세제 리필 숍, 리필 팝업 숍 등을 운영하다 2020년 알맹상점을 오픈했다. 알맹상점은 열자마자 많은 이에게 주목받았다. 덕분에 사람들에게 제로 웨이스트 개념과 리필 스테이션에 대한 인식을 빠르게 확산할 수 있었다.

세탁 세제부터 달걀까지, 이곳은 제로 웨이스트 백화점

알맹상점은 2022년 3월 이전보다 넓은 공간으로 이사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군은 생각 이상으로 넓다. 주방세제, 샴푸, 스킨, 보디 오일부터 시리얼, 달걀, 잼까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매장 곳곳에는 무료로 제공하는 재활용 용기도 마련돼 있어 용기를 지참하지 않아도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데 필요한 다회용기, 식기, 생리컵 등도 판매중이다. 매장 한편에 마련된 알맹상점 회수센터에 재활용품을 기부하면 화장지 등의 리워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품목은 재활용 생활용품의 주재료인 병뚜껑, 브리타 필터,우유 팩 등을 회수하는데 매장 근처에 살고 있다면 이런물품을 쓰레기로 내다 버리는 대신 이곳에 기부하는 것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이주은 알맹상점 대표는 지금 같은 매장을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 대표는 “화장품을 처음 큰 단위로 입고하거나 무포장 제품을 들이기가 너무 어려웠고, 없던 소비 형태를 만들어내기까지가 가장 힘들었다. 반품이 잦은데다 개별 포장 없는 제품, 벌크로 내용물만 담아갈 수 있는 제품을 입고하는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어렵고, 지금도 큰 숙제 같다”고 설명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환경을 위해 노력한다

알맹상점이 물건을 입고하는 데는 여섯 가지 기준이 있다. ‘유통 중 쓰레기가 제로이길’, ‘다시 쓰고 다시 쓰여지길’, ‘지구가 덜 아픈 소재이길’, ‘탄소가 배출되지 않길’, ‘만드는 사람도 존중받길’, ‘동물성 말고 동물만 사랑받길’이 그것이다. 물건을 파는 상점이지만, 자신들의 판매가 최대한 환경과 사람, 동물 모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조건이다. 돈을 벌고자 한다면 지키기 어려운 것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고자 애쓰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은 국내 1호 리필 스테이션이라는 자부심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달려갈 생각이다. “리필 스테이션과 무포장이어도 괜찮은 소비, B급 상품이어도 괜찮은 제품,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는 캠페인 등 이뤄낸것도, 이루고자 하는 것이 많아요. 물론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기본값이 되는 세상이 올 때까지 열심히 투쟁의 목소리를 내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 용기 안에 내용물만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 용기 내주세요”라고 인사를 남겼다. 케이 로고 이미지

버려지는 제품 용기로 생활 용품 만들기

    • ➊ 재활용할 샴푸 통을 선글라스 길이에 맞게 잘라 준비합니다.

    • ➋ 접착 패브릭으로 샴푸 통 전체를 감싸고 펠트를 뚜껑 사이즈에 맞춰 잘라 실로 고정합니다.

    • ➌ 펠트에 단추와 고무줄을 달아 여밈 장치를 만들어 마무리합니다.

    • ➊ 세제 통 아랫면이 수납공간을 하고 남은 부분에서 2cm 폭의 손잡이로 잘라줍니다.

    • ➋ 바구니 옆면을 일정 간격으로 절개한 후 뜨개실을 교차해 엮어 장식합니다.

    • ➌ 송곳으로 손잡이 연결 부분을 뚫은 후 바느질로 고정해 손잡이 바구니를 완성합니다.

    • ➊ 다 쓴 튜브 케이스 윗부분을 자른 후 맞물리는 부분의 앞면은 잘라내고, 뒷면은 뚜껑 커버가 되도록 자릅니다.

    • ➋ 스냅단추의 위치를 잡아 송곳으로 뚫은 뒤 스냅단추 펀치를 이용해 단추를 달아줍니다.

    • ➌ 옆면에도 구멍을 뚫어 키링 고리를 달고, 마지막으로 스티커로 장식해 완성합니다.

화장품 통으로 만든 반짇고리함

먼저 준비한 천 조각에 컴퍼스를 사용해 뚜껑보다 큰 사이즈의 원을 그린 후 가위로 재단합니다. 재단한 원 2장을 겹친 후 창구멍만 남기고 가장자리를 따라 시침질하고, 창구멍을 통해 솜을 넣은 후 오므려 마감합니다. 솜을 넣은 원은 뚜껑 안쪽에 글루건을 사용해 고정합니다. 글루건이 굳는 동안 플라스틱 통에 마스킹테이프를 붙이고, 작은 포인트 스티커를 뚜껑에 붙여 반짇고리함을 완성합니다. 평소에는 뚜껑을 덮어 보관하고 사용할 때는 뚜껑을 열어 핀봉으로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