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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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3 Vol.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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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예술가

햇볕이 입김을 불어 겨우 얼음을 뚫었다

개울물이 겨울잠에서 깼다.

투영 사진

목련화

백용선 회원 (前 광동고등학교)

유화 90.3*72.7cm, 2018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봄에 피는 꽃인 교정의 목련은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꿈과 희망을 만들어준다. 봄날의 목련을 보고 있노라면 가곡 ‘목련꽃 그늘 아래서’와 양희은의 ‘하얀 목련’의 가사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학창 시절의 추억과 그때 그 시절 친구를 그리며 그려본다.

봄 개울

신 현 득
햇볕이 입김을 불어
겨우 얼음을 뚫었다.
개울물이 겨울잠에서 깼다.

그제야 산 그림자가
물속에서 와 잠긴다.
버들개지도 제 얼굴을 비춘다.

가재가 잠에서 깨어
굴속에서 기어 나온다.
실지렁이도 잠에서 깼다.

햇볕은 물 밑에 쌓인다.
따뜻하다.
햇볕은 피라미 새끼 체온이 된다.
햇볕은 붕어 새끼의 체온이 된다.
따뜻하다.

까치 울음이
물속까지 들린다.
비둘기 구슬픈 울음도 들린다.

움츠렸던 물줄기가 벋는다.
물소리가 난다.
미나리 하얀 발이 씻긴다.

먼 산 바람 소리가
물에 실려 내려온다.
산새의 노래도 실려 온다.

WRITER

작가 인물 사진
신현득 시인은 1933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했으며,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부에 입선했다. 초등학교 교사 및 한국일보사 소년한국 편집국 취재부장을 지냈고, 대학에서 20여 년간 「아동문학론」을 강의했다. 동시 『엄마라는 나무』(1971)로 세종아동문학상을, 항일시집 『속 좁은놈 버릇 때리기』로 한국자유문학상(2015)을 수상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아기 눈』(1961), 『고구려의 아이』(1964) 등의 동시집과 동화집, 국민시집이 다수 있으며 2021년에는 서른여덟 번째 동시집인 『구름 마을 구름 학교』를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