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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매거진 싣고 달려가는 커피트럭
오늘은 스승의 날!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전탄방중학교 & 충남고등학교 & 대전문정초등학교
글 박미경 / 사진 이용기
‘자식 같은’ 선생님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전하고 싶어서
‘내리사랑’이라는 우리말이 있다. 손아랫사람에 대한 손윗 사람의 사랑을 뜻하는 말이다. 오늘의 커피트럭은 그 단어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손주 같은’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살피기 위해 이 학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한 어른이, ‘자식 같은’ 선생님들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교직원공제회에 응모 사연을 보내면서 성사된 일이기 때문이다. 대전 탄방중학교의 ‘배움터 지킴이’로 활동 중인 신창열 회원이 그 주인공이다. 아래로 흘러가는 그의 깊은 사랑이,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스승의 날에 고귀한 가치를 불어넣는다.“부산대학교에서 교련 교관으로 재직하던 1981년 공제회와 처음 인연을 맺었어요. 1989년 교련 과목이 없어지면서 공무원으로 일하게 됐고, 중간에 대전으로 옮겨와 한밭대학교에서 퇴직했습니다. 은퇴 직후엔 6년간 세계여행을 다녔어요.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곳’을 다 가보고 싶었거든요. 80여 곳을 다녔을 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고, 결국 집으로 돌아왔어요. 이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깊이 고민했죠.”
그 고민의 결과로 시작한 일이 ‘배움터 지킴이’다. 자신의 역할을 찾기 위해 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모집 공고를 보고 선뜻 지원했다. 옛 생각이 많이 났다. 지금은 멋진 청년이 된 그의 손자가 대전탄방중학교에 다녔는데,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폭력에 노출됐다. 그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이 나서고 싶었다.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신창열 회원은 이 학교의 5층 건물 두 동을 하루에 10회 이상 순찰한다. 힘들지만 보람이 크다. ‘내 손자’ 같은 아이들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매일 수시로 순찰하다 보니 선생님들의 노고가 눈에 들어 오더라고요. 사춘기 아이들을 교육하는 게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자식 같은’ 선생님들을 어떻게든 위로하고 싶어 사연을 신청했는데, 이렇게 달려와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신창열 회원
대전탄방중학교 백은희 교장
가장 좋은 계절에 만나는 가장 따뜻한 ‘쉼표’
학교 밖 가로수들이 신록으로 옷을 갈아입은 5월 15일 오후 1시 30분, 탄방중학교 체육관동 1층 주차장. 일찌감치 도착한 커피트럭이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빛을 머금고 있다. 선생님들에게 건넬 카네이션을 함께 싣고 왔기 때문이다. 빛 고운 카네이션과 맛 좋은 음료, 알차게 구성된 「The-K 매거진」까지…. 빈손으로 달려온 선생님들이 한 아름 선물을 안고 각자의 교실로 되돌아간다. 세 학교의 선생님들은 평소 대화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러던 이들이 커피트럭을 매개로 서로 따뜻이 인사를 나눈다. 교육공동체이자 마을공동 체임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다.“스승의 날을 내세우기 어려운 시대잖아요. 이런 시기에 커피트럭이 온다는 걸 알고 얼마나 뭉클했는지 몰라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알고 응모 사연까지 보내신 배움터 선생님도, 그 마음을 대신 전하기 위해 커피트럭을 몰고 와준 한국교직원공제회 여러분도 정말 고맙습니다. 커피와 잘 어울릴 것 같아 우리도 스콘과 케이크를 준비했어요. 오늘 스승의 날이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대전탄방중학교 백은희 교장의 말이다. 커피트럭이 온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는 대전문정초등학교와 충남고등학교에 직접 ‘협조 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이런 답변이 왔다. “초청해 줘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라고…. 커피트럭을 타고 따뜻한 마음들이 쉼 없이 오간다.
박민서·김도연·홍임정·권욱·김찬영 선생님은 대전탄방중학교로 실습 나온 교생들이다. 오늘로 실습 3주째. 처음 나와보는 학교 현장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을 다섯 선생님에게 커피트럭은 최고의 위로이자 응원이다. “너무 행복합니다!” 김찬영 선생님이 큰 소리로 외치자 나머지 네 명의 선생님이 공감의 웃음을 동시에 터뜨린다.
이 자리에 오지 못한 교직원들을 대신해 여러 잔의 음료를 캐리어에 담아가는 사람들, 곧 수업에 들어가야 하는 교사를 대신해 줄을 양보하는 사람들, 커피트럭을 보고 달려와 신기한 눈빛을 보내는 학생들….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하다. “연예인이 된 기분이에요.” “쉬는 시간에 교무실에서 마시는 믹스커피와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요.” 가장 좋은 계절에 가장 멋진 ‘쉼표’를 찍는다. 보이는 모든 것이 눈부시게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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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이해연 선생님 (대전탄방중학교 체육 교사)
SNS로만 접해본 커피트럭이 우리 학교에 오다니, 정말 신기하고 행복합니다. 응모 사연을 보내주신 선생님이 아버지뻘이라서 더 감동이에요. 그분의 따뜻함을 눈 밝게 알아보고, 기꺼이 달려와 주신 한국교직원공제회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저는 교사가 된 지 이제 2년째인 ‘새내기 선생’이에요. 체육 교사라 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면서 아주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요. 학교의 주인공은 ‘학생’인데 오늘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인 듯해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 맞게 될 스승의 날마다 오늘을 떠올리며 웃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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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하루를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염동렬 선생님 (충남고등학교 수학 교사)
우리 학교 교무부장 선생님이 ‘오늘 옆 학교로 커피트럭이 온다’고 알려주셔서 기꺼이 왔어요. 레모네이드를 채 마시기도 전에 벌써 엔도르핀이 도는 기분이에요. 대전고등학교에서 충남고등학교로 온 지 이제 두 달 반이 지났어요. 선생님들도 따뜻하시고, 아이들도 예쁘고, 동네 분위기도 따스해요. 덕분에 새 학교에 적응하느라 겪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습니다. 이곳에서의 모든 날이 좋지만, 오늘이 특히 더 좋네요. 교사 생활 11년 차인데, 교사들을 위 한 커피트럭은 처음 경험해 봅니다. 뜻밖의 선물을 안겨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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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차 한잔에 응원과 위로가 가득하네요
장석봉 주무관 (대전문정초등학교 행정실)
2018년 6월 충남기계공고에서 정년퇴직한 뒤 이듬해부터 이곳 문정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있어요. 시설관리가 제 업무예요. 학교 곳곳의 망가진 시설들을 수리하고, 화단을 비롯해 학교 환경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커피트럭을 이곳으로 불러준 분이 저처럼 퇴직 했다가 다시 학교로 오신 분이라고 들었어요. 그 사연을 알고 나니, 왠지 더 애틋하고 고마웠습니다. 전 오늘 여기서 쌍화차를 마셨어요. 일교차가 심해져 건강을 해치기 딱 좋은 때인데, 좋은 성분 가득한 차 한잔을 하고 나니 몸이 아주 가벼워진 느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