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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즐기는 이들의 이야기

생생지락(生生之樂)

교사에서 발명가로, 발명가에서 사업가로

(주)티키퍼 & 음악의 산책 대표 양정필 회원
생생지락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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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양정필 대표는 평생을 모아온 음악 LP 1만여 장과 영화 DVD 5천여 장을 마음껏 감상하고 싶어 음악 카페를 열었다. 이후 발명가와 사업가로도 활동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도전을 마음껏 즐기고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데에는 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가 든든히 받쳐주기 때문이라는 양정필 회원. 탄산이 새지 않는 마개를 발명해 ‘여성발명왕EXPO’에서 세미 그랑프리를 수상한 (주)티키퍼의 양정필 대표를 만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인생 2막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음악 카페에서 누리는 여유와 평화로움

(주)티키퍼 양정필 대표는 2015년 39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한 후 파주의 한적한 곳에 ‘음악의 산책’이라는 카페를 열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과 오래전부터 꿈꿔온 생활이었다.
“결혼 전부터 남편은 LP를 모으는 게 취미였고, 결혼 후 함께 음악을 즐기다 보니 40여 년 동안 모은 LP가 어느새 1만여 장이 되었어요. 영화 DVD도 5천여 장 모았는데, 아파트에 살다 보니 마음껏 즐기지 못했죠. 퇴직 후 조용한 곳에 가서 이웃 눈치 보지 않으며 마음껏 듣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음악과 영화를 저희만 즐기기에는 너무 아쉬워 결국 카페까지 열게 되었습니다.”
자연 속 카페에서 마음껏 음악을 즐기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만나 다양한 대화를 나누는 꿈꾸던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교직 생활을 할 때 아침마다 학생들과 만날 생각에 기대감으로 가슴이 뛰었다면, 카페를 운영하면서는 점차 무료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양정필 대표는 다시 가슴을 뛰게 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생각했고, ‘발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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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의 맛과 향을 잡는 특수 마개, 탄산 지킴이

양정필 대표는 교직 생활을 할 때 학교장들을 위한 특허청 연수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발명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2012년 교장으로 근무할 때 특허청 연수를 받은 적이 있는데, 강사 중 한 분이 발명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며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것 중에서 개선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 보라는 과제를 주셨어요. 가족들이 콜라를 좋아해 늘 큰 페트병으로 구입하곤 했는데 마시다 남으면 결국 탄산이 빠져서 버려야 했던 경험이 떠올랐죠. 탄산이 빠지는 걸 막아보겠다고 페트병을 찌그러트려 놓기도 하고, 거꾸로 세워놓아도 봤는데 소용없더라고요. 탄산이 덜 빠지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며 발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어요.”
양정필 대표는 연수 후에도 틈틈이 인터넷 검색을 하며 생각을 가다듬고, 과학 선생님들이나 지인들에게 자문하면서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했지만 발명의 길은 요원했다.
“실패했던 그 제품을 본격적으로 다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죠.”
발명에 몰두하고 창업하는 과정에서 다시 가슴이 뛰는 걸 경험했다. 그러나 첫 제품인 ‘티키퍼49’가 나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렸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티키퍼(TKeeper)는 탄산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맛과 향을 잡아주는 페트병용 탄산 유출 방지 마개로 티(T)는 테이스트(taste)의 약자다. 즉, 맛과 향을 지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마흔아홉 번의 시도 끝에 완성한 제품이어서 ‘49’라는 숫자를 붙였는데, 그 결과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오롯이 느껴지는 제품명이 되었다.
“다수의 특허를 등록하고 2021년에 티키퍼49를 출시했어요. 병마개를 열고 티키퍼를 입구에 삽입하면 무게추로 탄산이 유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원리를 이용한 제품이지요. 탄산음료를 처음 개봉했을 때와 같이 톡 쏘는 탄산의 맛과 향을 지속해 주는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해외시장까지 겨냥하기 위해 모든 재질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기준에 맞춰 제작했어요.”

생생지락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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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심장이 뛰는 걸 느끼죠. 퇴직 후에도 인생은 끝없이 펼쳐져 있어요. 목표를 이루었다고 안주해서는 안되고 계속 새로운 목표를 찾아 도전할 때 행복이 커집니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다

그의 끊임없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도전으로 두 번째 제품인 ‘티키퍼캡7’이 탄생했는데, 이는 500cc 생맥주 컵에 뚜껑처럼 부착해 탄산 유출을 방지하고 이물질이나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을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템이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그는 와인 병에 사용할 수 있는 마개인 ‘티키퍼와인3’까지 개발하며 신제품 라인을 확장해 나갔다. 티키퍼와인3은 산소와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동 개폐 장치 기술을 이용해 완성했다. 출시된 제품들은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질소가스를 이용한 와인 장기 보관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고, 펫 시장용 제품도 기획하고 있어요. 3D 설계 도면과 디자인을 열심히 만들어 보는 중이죠.”
양정필 대표는 창업 후 2021년 경기여성 창업리그 우수상, 2022년 여성발명왕EXPO 세미 그랑프리와 생활발명코리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2023년 생활발명코리아 한국발명진흥회장상을 연이어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해 판매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그 모든 과정은 실패와 성공, 어려움과 기쁨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도전의 길이었다.
은퇴 교사였던 그는 이제 어엿한 사업가가 되어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은퇴 이후에 도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은 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라는 든든한 울타리 때문입니다. 덕분에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퇴직 후에도 인생은 끝없이 펼쳐져 있어요. 목표를 이루었다고 안주해서는 안되고 계속 새로운 목표를 찾아 도전할 때 행복이 커집니다.”
산을 하나 오르면 또 다른 산에 오를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는 양정필 대표. 목표를 달성한 후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이 무한히 크기에 앞으로도 자신의 영역과 가능성을 확장하며 끝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자신감에 차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옆에 있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긍정 에너지를 얻는 듯했다. 그의 도전은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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