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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笑笑)한 경제

100세 시대 최후의 보루,
연금
소소(笑笑)한 경제01

“자식보다 연금이 낫다”는 말이 있다. 매월 꼬박꼬박 받는 연금은 무엇보다도 생활비 문제를 해결해 준다. 은퇴 이후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할 힘도 연금에서 나온다. 아무리 자산이 많다 해도 ‘현금 흐름 (Cash Flow)’이 원활하지 않다면 생활비를 걱정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연금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줄뿐더러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글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경제학박사,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저자

돈에도 감정이 있다, ‘심리회계’

젊은 시절 필자는 개인연금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개인연금에 가입할 경제적 여유가 없었고, 관련 상품에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은퇴 이후 생각이 백팔십도 달라졌고 지금은 연금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가장 크게 실감할 때가 은퇴 이후 여윳돈이 많은 것과 연금은 별개일 수 있다는 지점이다. 예를 들면 생활비나 취미 활동을 위해 노후 자금을 쓰는 사람들은 노후 자산이 줄어든다는 불안감 때문에 유쾌하지 않다.
반면 은퇴 후에 개인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연금을 받아 여행이나 취미 활동에 지출해도 마음이 무겁지 않다. 오히려 젊었을 때 저축한 보람을 느끼며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쓴다.
경제학자인 필자는 뒤늦게 그 이유를 깨달았다. 돈에도 감정이 있고 느낌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를 ‘심리회계(Mental Accounting)’로 설명한다. 개인연금과 노후 자금을 바라보는 우리의 심리가 같을 수 없음을 전제로 한다. 개인연금은 마음대로 써도 되지만 노후 자금은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돈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노후 자금을 마음 편히 쓰지 못하는 이유는 얼마나 오랫동안 살지 혹은 앞으로 어떤 삶의 위기가 닥쳐올지 몰라 불안하며, 자녀들에게 어느 정도 물려줘야 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노후 자금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축내서 쓰기엔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

노후에 안정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고 싶다면 일찍부터 연금에 눈길을 돌리기를 권한다. 관심만 가져서는 곤란하다. 인생 개혁이라도 해야 할 만큼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 무엇보다도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얻고 싶어한다. 그러나 노후를 위해 저축하려면 현재의 소비 습관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
젊을 때는 노후 준비가 자녀 교육이나 집 장만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여윳돈이 생기면 노후 준비에 나서겠다는 생각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적은 금액이라도 노후 준비는 지금 당장 해야 한다. 그래야만 복리 효과가 커진다. 개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에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한 이유다.
개인연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교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개인연금 상품으로는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 개인연금저축(펀드와 보험), IRP(개인퇴직연금) 등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개인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납입할 수 있는 한도는 연간 900만 원으로, 무엇보다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월급 생활자에게는 안성맞춤인 상품이다. 5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연금저축펀드나 IRP에 투자상 품을 담아 운용할 경우 자칫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금융시장의 변동성뿐 아니라 단기투자를 일삼다 보면 확정금리를 주는 저축상품보다도 수익률이 낮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해 개인연금저축에 가입했다 해도 자산운용에 자신이 없거나 월 75만 원을 초과해 저축할 여력이 있다면 한국교직원공제회 장기저축급여에 관심을 두어 볼 만하다.
장기저축급여는 ‘고이율+저율과세’ 저축상품으로 노후 생활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 설계된 국내 최장기 저축상품이다. 장기저축급여의 최소 저축 금액은 월 3만 원이고, 최대한도는 월 150만 원이다. 젊을 때는 경제적 여유가 없으니 최소 금액이라도 저축하고, 매월 급여가 오를 때 납입액을 늘려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장기저축급여의 최대 장점은 이자소득에 대해 저율과세(0~3%대)가 적용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또 퇴직 시, 장기저축급여를 분할급여금으로 전환하여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로 분할급여대여도 이용가능하고, 수령 이자도 건강보험료 산정 시 포함되지 않아 더 매력적이다.

소소한 경제02
소소한 경제02
100세 인생 설계는 당장 오늘부터

소득이 증가할수록 지출이 늘어가는 현상을 ‘라이프스타일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나라 경제가 힘들듯이, 우리 삶에서도 라이프스타일 인플레이션이 찾아오면 살림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노후 대비를 위해 저축을 늘리려면 라이프스타일 인플레이션을 경계해야 한다. 은퇴하면 대부분 생활비를 줄여야 하는데, 갑자기 씀씀이를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 인플레이션을 미연에 차단하고 싶다면 저축 금액보다 저축률에 방향을 맞추는 것이 좋다. 저축률을 일정하게 가져가려면 소득이 증가할수록 저축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100세 인생 설계도 중요하다. 자녀 교육, 집 장만, 부모 지원, 해외여행, 취미 활동 등을 선택할 때 시급성과 중요성을 따져보는 습관을 갖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
연금의 복리 효과를 누리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하듯이, 100세 인생 설계도 빠를수록 좋다. 그래야만 인생의 복리 효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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