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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2. 이토록 즐거운 공부, 우리는 좋아서 한다조중기 종로산업정보학교·서울다솜관광고· 오디세이학교 교장
조중기 종로산업정보학교·서울다솜관광고· 오디세이학교 교장
평범한 것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관심으로, 이쪽저쪽 깊이 들여다보고 의미를 발견해낼수록 가치는 천정부지로 솟기 마련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고유한 취향과 재능의 발견은 삶을 다른 차원의 행복으로 들여놓는 전환점이 된다. 조중기 교장은 그래서 주문한다. 작은 행복에 집중하고, 변화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그가 부드럽지만 강단있게, 직업교육과 함께한 평생의 지혜를 풀어놓는다.
행복에서 발견하는 삶의 진정한 가치교내 행사로 학생들의 하교 시간이 이른 날이었다. 소란이 썰물 처럼 빠져나간 건물 1층 교장실에는 베토벤 교향곡과 은은한 커피 향이 대신 채워졌다. 조중기 교장의 개인적 관심사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대목.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해내는 재주가 탁월한 인물이라는 확신이 선다.
정말이지 그는 조금 ‘다른’ 교장 선생님이다. 동료 교사들에게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주문하고, 학생들에게도 ‘남들처럼’이 아닌 ‘나답게’ 삶을 꾸려가기를 계속해서 응원한다. 이러한 다양성의 존중, 자신에 대한 집중, 유연한 사고는 직업교육학교인 종로산업정보학교와 서울다솜관광고 그리고 오디세이학교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일상에서 오는 행복은 아주 중요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지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저는 커피, 클래식 음악, 식물 등 생활 주변에서 관찰하고 공부한 것을 학교 운영에 반영하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철학이 교육과정으로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원하는 걸 찾도록 돕는 거죠.”
교직에 몸담은 지 38년, 평생을 학생들과 부대끼며 직업교육에 힘써 온 그가 체득한 진리다. 켜켜이 쌓인 세월만큼 직업교육에 대한 그의 애정이 특별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퇴임을 4년여 앞둔 조중기 교장에게 출발선은 까마득한 옛날이 된 지 오래. 그럼에도 그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시작이고 시도라며, 설렘이 묻어나는 얼굴로 ‘더 잘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한다.
“요즘은 목적 없이 대학에 진학하기보다 일찌감치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공부를 마친 후에는 취업할 수도,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죠. 전체 학생을 100%로 볼 때 그중 20% 정도는 선택 앞에서 갈팡질팡하는데요. 저는 이 20% 학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게 교육의 힘이라 고 생각합니다.”

조중기 종로산업정보학교·서울다솜관광고· 오디세이학교 교장

조금 더 일찍 방향을 찾아주는 교육조중기 교장이 몸담은 세 개 학교는 국 · 영 · 수 위주로 수업하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와 확실히 차별화됐다. 우선, 가장 중심이 되는 종로산업정보학교에서는 일반 고등학교 2·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1년 과정의 직업위탁 교육이 이루어진다. 월요일은 본교에서 수업을 받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이곳에서 직업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동시에 진로를 희망하는 디자인, IT, 관광, 미용 등 14개 학과에서 직업인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원래는 3학년 학생이 대상이지만 2학년 조기 연계 과정도 마련했는데, 이 중 70~80%가 3학년 때도 직업교육을 택할 만큼 만족도가 높다.
“취업이든 진학이든 100%를 내세우는 교육과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다양성을 중시합니다.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는 노력도 하고요. 서울에서 유일하게 캐디를 양성하는 골프과를 만든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중 골프가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캐디가 전문직이라는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죠. 그런 인식을 개선하고, 더욱 커질 골프 산업 시장을 우리 학생들이 선점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서울다솜관광고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고등학교 학력 인정이 가능한 공립 대안학교로, 전국에서 유일하다. 2012년 개교 당시 학생들의 니즈를 반영해 관광콘텐츠과와 관광서비스과를 개설, 직업교육과 한국어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덴마크의 행복학교를 벤치마킹해 만든 오디세이학교 역시 전국에 단 하나 뿐이다. 현재는 종로산업정보학교의 추가 학급으로 편성되어 있으나, 2018년 3월 정식 개교를 앞두고 있다. ‘삶의 의미와 방향 찾기’가 학교의 비전으로 쉽게 말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공부하며 인생을 설계하는 교육제도라고 할 수 있다.
“오디세이학교는 공부를 왜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부모와 교사가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 학생들에게 과연 그것이 맞는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고자 만든 학교입니다. 영어, 수학, 한국사 외에는 모두 대안 교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요. 글쓰기, 독서, 멘토링 등 대부분 인문학이 기본입니다.”

조중기 종로산업정보학교·서울다솜관광고· 오디세이학교 교장

틀을 깨는 용기, 새로운 변화의 시작누구에게나 가슴 뛰게 만드는 말 한두 마디는 있을 터. 조중기 교장에게는 ‘용기’라는 단어가 그렇다.
“제가 살아보니 용기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용기 있는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또 한 가지, 용기와 가장 근접한 단어가 뭔지 아세요? ‘포기’예요. 포기도 용기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어느 부분을 포기하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려면 반드시 준비가 필요하고요. 이 세 가지는 항상 붙어 다닙니다. 저는 우리 학생들이 저마다의 역량을 키워 용기 있게 미래를 열어갔으면 해요.”
물론 이는 더 넓게는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그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얘기다. 익숙한 것을 벗고 변화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머물기에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교육자라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학생들보다 몇 걸음 앞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게 조중기 교장의 생각이다.
“변화의 기본은 마인드입니다. 생각이 변하면 수업 방법이 바뀌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또 생활지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달라집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으로, 한편으로는 인생의 선배로서 지도할 수도 있는 거죠.”
당연히 생각만으로 실현될리는 만무하다. 조중기 교장은 변화하려는 노력이란 다시 말해 공부의 다른 표현이라고 설명을 덧 붙인다. 흔히 말하는 전공 공부와는 차이가 있는데, 사소한 것 이라도 감동하고 즐거워하자는 게 핵심이다. 개인적으로 행복하면 업무 효율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것을 그는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스스로 택한 전공 공부에 눈을 빛내는 아이들을 보면 행복과 만족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지 알 수 있죠. 이곳 학교에서의 임기가 1년 남았는데요. 남은 기간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방향 으로 부족한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교직에 있는 동안은 계속 이야기할 것입니다. 변하자고, 즐거움을 찾기 위해 공부하자고요.”



글 정은주 사진 한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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