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교육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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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나라 선생님의 몽골 탐방기
무지개 나라 선생님의 몽골 탐방기
유네스코 산하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Asia-Pacific Centre of 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 under the Auspices of UNESCO; APCEIU)에서 주관하는 다문화 가정 대상국 교사 교류 파견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2017년 8월 22일부터 12월 3일까지 약 100여 일간 몽골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파견 전, 몽골 하면 말을 타고 광활한 초원을 달리는 사람들만 떠오를 뿐 다른 것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몽골의 수도가 울란바토르라는 것, 그리고 ‘센-베노’라는 첫 인사말 정도만 알고 설렘과 긴장감을 지닌 채 몽골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구리와 카펫의 공업 도시, 에르데네트제가 생활한 곳은 ‘보석’이라는 뜻을 지닌 ‘에르데네트(Erdenet)’라는 이름의 도시입니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자동차로 약 7시간 거리에 있으며, 구리 공장과 카펫 공장이 위치해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몽골의 제 2도시’로 불립니다. 칭기즈칸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택시를 타고 오랜 시간 이동한 끝에 에르데네트에 도착하자마자 든 첫 느낌은 이러했습니다. ‘어, 상상 하던 몽골의 모습이 아닌데?’ 이전까지 갖고 있던 몽골에 대한 이미지와 달리 에르데네트에는 많은 자동차들이 반듯한 포장도로를 달리고 있고, 거리 곳곳에 상가와 문화 시설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몽골 사람들의 복장 또한 우리나라와 그다지 다르지 않아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며칠 뒤 지리를 살펴보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니던 중 커다란 현대식 건물이 보여 통역사에게 물어보니 영화관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영화관이라니! 영화 감상을 좋아하는 저였기에 앞으로 에르데네트에서의 생활이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무지개 나라 선생님의 몽골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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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베노! 에르데네트 13번 학교 몽골에서는 학교마다 이름 대신 번호를 붙이는데, 제가 근무한 학교는 ‘에르데네트 13번 학교’였습니다. 몽골 학교의 학사 일정은 9월 1일 시작하는 만큼 처음 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교 건물 외벽을 다시 페인트칠하고 교실을 꾸미는 등 분주하게 새 학년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9월 1일이 되자 현지 협력 교사의 안내로 한국 파견 교사들도 입학식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입학식은 학교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성대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와 달리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5학년까지 있고, 졸업할 때까지 1학년 입학 당시 담임 선생님이 계속 같은 학급을 맡아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 모두에게 기대되면서 긴장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입학식 중 교장 선생님께서 저를 단상에 세우시고는 학생들에게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서 ‘이들을 위해 재미있으면서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했습니다. 잘해보자, 에르데네트 13번 학교!
무지개 나라 선생님의 몽골 탐방기

새로운 환경에서의 새로운 시작몽골에서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루에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몽골의 날씨는 매우 변덕스럽습니다. 날씨를 확인하지 않고 출근하면 갑작스럽게 소나기를 맞는 경우도 있고, 오후에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 땀을 흘리거나 급락한 영하의 기온에 으슬으슬 몸을 움츠리며 다니기 일쑤였습니다.
한 학교에서 초·중·고등 과정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수가 많은 데 비해 교실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수업은 오전, 오후 2부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학급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 수업과 중학생 융합과학 동아리 수업을 맡았습니다. 2학년부터 5학년 까지 모든 학급의 한국 문화 수업을 하는데, 학생들은 한국에서 온 선생님인 제게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비 솔롱고스 박하잉깅 박시.” 학생들이 제게 말을 걸어올 때마다 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말은 “전 한국의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라는 뜻입니다. 대부분 가족 중 한 명 정도는 한국을 방문했거나 한국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 몽골 사람들은 한국을 매우 친숙한 나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인지 친근하게 다가오는 학생들의 모습에 조금은 감동했습니다. 중학 과정은 우리나라처럼 1학년부터 3학년까지로 희망하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융합과학 동아리 수업을 하였습니다. 태평소·가야금 만들기 등 한국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학습 교재를 활용해 STEAM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그들로서는 처음 접해보는 수업 방식과 교재가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학생들과 의사소통하는 데는 통역사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통역사 선생님과의 Co-Teaching은 제게 매우 흥미로운 수업 방식이었 습니다. 몽골에 오기 전부터 교수 학습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에 참여 하는 모습에 저와 통역사 선생님은 서로를 보며 뿌듯한 미소를 주고받곤 했습니다.

무지개 나라 선생님의 몽골 탐방기

몽골 전통문화인 게르와 허르헉예전부터 몽골의 전통문화 체험은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운이 좋게도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짝 선생님의 지인을 소개받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짝 선생님의 지인은 몽골 초원에서 양과 말을 키우고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생활한다고 했습니다. 짝 선생님과 함께 차를 타고 에르데네트를 조금 벗어나자 평소 몽골 하면 떠오르던 초원이 펼쳐졌습니다. ‘그래! 이게 내가 생각하던 몽골의 모습이지!” 그렇게 차를 타고 3시간 정도 더 달리자 몽골 현지인이 사는 게르에 도착했습니다. 게르 주변을 둘러보니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많은 하늘은 한국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었습니다. 자연의 웅장함에 나 또한 작은 자연의 일부로서 한껏 동화되는 느낌! 이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슴 벅찬 경험이 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초대해준 분이 직접 양 한 마리를 잡아 몽골 전통 음식을 대접해주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허르헉.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하는 허르헉은 양고기에 각종 채소를 넣어 삶은 요리로 고기 본연의 쫄깃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며 맛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주변에 사는 집주인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몸짓 발짓으로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늦은 밤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새삼 언어는 서로 달라도 이렇게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늦은 밤이 되자 자리를 정리하고 잠을 자기 위해 게르 안 침대에 몸을 뉘었습니다. 밖의 날씨는 다소 쌀쌀했지만 게르 안은 매우 따뜻해서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게르에서 지낸 하루는 몽골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몽골100일간의 몽골 생활을 마무리하며··· 몽골과 한국의 문화는 다른 점이 많지만, 몽골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몽골 사람들의 겉모습은 한국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아 있으며, 한국 역사에도 몽골은 자주 등장합니다. 최근 몽골의 많은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가 한국에 들어오고 있어서 한국에서 몽골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좋은 점을 배워가며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야말로 다문화 사회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한국 에서 몽골 사람을 만난다면 용기 내어 먼저 ‘센-베노!’라고 인사하며 다가갈 것입니다.

무지개 나라 선생님의 몽골 탐방기
이병문
충남 홍주초 6학년 담임교사. 더욱 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던 중 교육과 문화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자 ‘다문화 가정 대상국 교사 교류 파견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100여 일간 몽골에서 파견 교사로 근무하였다. 2016년 다문화연구 학교에 근무하면서 다문화 학생에 대한 관심과 국제 교육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해당 분야를 깊이 공부하면서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꿈을 펼치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글 이병문(몽골 에르데네트 13번 학교, 충남 홍주초 교사), 사진 이병문, 강경호(몽골 에르데네트 13번 학교, 경기 금당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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