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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로 떠나는 맛 기행 화려한 미식의 향연
화려한 미식의 향연

후쿠오카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54번 국도를 따라 달렸다. 이곳 사람들은 후쿠오카에서 이토시마까지 이어지 는 33.3㎞의 왕복 2차선 도로를 선셋로드(Sunset road) 라고 부른다. ‘일본의 100대 석양 스폿’에 빠지지 않는 이 길에는 예쁘장한 카페며 바,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다.

화려한 미식의 향연

돈코츠 라멘의 진수를 맛보다선셋로드에 들어서기 전, 후쿠오카에 도착하자마자 돈코츠 라멘 한 그릇을 ‘흡입’했다. 후쿠오카는 돈코츠 라멘의 본고장. 대표적인 돈코츠 라멘 프랜 차이즈인 ‘잇푸도 라멘’은 돼지뼈를 푹 고아 우린 육수 맛이 일품이다. 구수하고 걸쭉한 국물은 처음 맛보면 너무 진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감칠맛이 나 어느새 중독되고 만다. 라멘 마니아라면 빼놓지 말고 가야 할 곳이 후쿠오카 남쪽에 자리한 구루메다. 인구 30여 만명의 산업도시인 이곳에는 1953년 문을 연 라멘집 ‘다이호’가 있다. 가쓰키 노보루 씨가 63년 전 포장마차로 시작해 지금은 히토시 씨가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이 집 돈코츠 라멘 맛의 비결은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불을 끄지 않고 끓여내는 돼지뼈 육수. 그래서인지 풍미가 한층 깊고 맛이 진득하다. 2014년에는 3500엔 이하 맛집을 대상으로 한 '미쉐린 가이드-후쿠오카 특별판'에 본점과 분점 한 곳씩이 선정되기도 했다.
화려한 미식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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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돈코츠 라멘의 본고장, 후쿠오카 남쪽 구루메에 위치한 라멘집 ‘다이호’는 1953년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불을 끄지 않고 끓여내는 돼지뼈 육수를 자랑한다.
2)사가현 ‘가니고텐 료칸’은 아리아케 바다 수심 10m에 서식하는 다케자키 게를 이용한 가이세키 요리로 유명하다. 이 요리를 맛보기 위해 예약이 밀려 있을 정도다.
3)시마바라에는 400년 동안 10대에 걸쳐 카스텔라를 구워오고 있는 ‘마쓰이시니세’가 있다. 진정한 카스텔라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랄까.
4)미나미 시마바라 ‘멘쿠이’
5,6)운젠에 들린다면 ‘후쿠다야 온천’의 가이세키를 꼭 맛보자.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는 해산물 맛에 깜짝 놀랄 정도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해산물 요리선셋로드를 계속 달려 닿은 곳은 사가현. 사가현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다라초라는 작은 마을에 자리한 ‘가니고텐 료칸’은 아리아케 바다 수심 10m에서 서식하는 다케자키 게를 이용한 가이세키 요리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만큼 오직 이 요리를 맛보기 위해 예약이 밀려 있을 정도다. 게튀김을 비롯해 게구이, 게밥 등 다케자키 게 요리를 코스로 선보이는데, 끝없이 나오는 게 요리가 겨울밤을 더욱 황홀하게 만든다. 살이 통통하고 감칠 맛이 좋은 다케자키 굴도 게 못지않은 별미다.
규슈 미식 로드는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로 이어 진다. 나가사키 초입에 자리한 운젠은 온천으로 유명한 고장. 마을 곳곳에서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는 데, 이 온천수를 이용해 해산물을 쪄내는 ‘무시카마야’집이 바닷가를 따라 즐비하다. 무시는 찜, 카마야는 통이라는 뜻이니 우리말로 하면 찜통집쯤 되겠다. 가게 안 진열대에서 문어, 굴, 조개 등의 해산물과 고구마, 각종 채소 등을 골라 바구니에 담으면 가게 입구에 마련된 커다란 찜통에서 곧바로 쪄내 바로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찜도 맛있지만 요쿠바리 동이라는 덮밥도 맛있다.
운젠에서 하룻밤 묵는다면 후쿠다야 온천 료칸의 가이세키를 꼭 맛보자. 일본 여러 곳을 여행하며 많은 가이세키를 맛보았지만 이곳의 가이세키는 추천하고 싶을 만큼 훌륭하다. 주방장이 칼맛을 안다. 이키섬의 오징어와 얼리지 않은 생참치의 붉은 살은 입에서 살살 녹고, 가다랑어 내장 젓갈에 버무린 문어는 입에 넣자마자 그 맛에 깜짝 놀랐을 정도다. 도토리 소바, 고래 소장 훈제, 약물 젤리 등의 음식이 차례로 나올 때마다 생맥주가 술술 넘어갔다.

화려한 미식의 향연

400년 전통의 카스텔라와 수타 소면운젠을 지나면 시마바라가 나오는데, 이곳에는 아주 오래된 카스텔라 가게가 있다. 400년 동안 10대에 걸쳐 카스텔라를 만들고 있는 ‘마쓰이시니세’가 바로 그곳. 현 주인 마쓰이 히로시 씨는 10대째 주인이다. 이 집 3대조 어르신은 고산야키 기법을 고안했다. 고산야키 기법은 보통 카스텔라와 달리 밀가루를 줄이고 달걀을 많이 넣되 달걀 노른자와 흰자 비율을 5:3으로 배합해 굽는 것이다. 마쓰이시니세의 카스텔라 못지않게 인기 있는 분메이의 카스텔라는 또 다른 맛이다. 좀 더 묵직하고 진하다고 할까. 한 입 베어 물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카스텔라’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시마바라 옆에 자리한 미나미 시마바라는 인구 4만7000명의 작은 도시에 소면 공장이 무려 300개가 넘게 자리해 ‘소면의 도시’로 불린다. 특히 400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수연 소면’은 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연(手延) 소면’ 은 이름 그대로 손(手)으로 늘인(延) 면이다. 이는 면의 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시청 건너편에 자리한 ‘멘쿠이’에는 라멘이나 짬뽕식으로 끓인 소면이 있는가 하면, 오징어 먹물을 첨가한 면에 명란젓을 얹어 내는 비빔 소면도 있다.

화려한 미식의 향연
1)가고시마 소주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가고시마 중앙역 앞 ‘야타이무라(포장마차촌)’을 찾아보자.
2)규슈 남동쪽에 자리한 미야자키의 료칸에서는 동물성 음식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미야자키산 채소 만으로 15~16가지 코스의 가이세키를 차려낸다.
3)가고시마추오역 인근에 자리한 ‘구로가츠테이’에서는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두툼한 흑돼지 돈가스를 맛볼 수 있다.


독특한 향토 요리의 향연조금 독특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규슈 최북동단에 자리한 기타큐슈로 향해보자. 전형적인 공업도 시인 까닭에 예로부터 노동자를 위한 음식이 발달 했다. 대표적인 음식이 철판 교자. 1958년부터 기타큐슈에서 먹기 시작해 일본 전역으로 퍼졌다. 기타큐슈 시민들의 교자 사랑은 각별해서 교자를 반찬으로 먹을 정도다. 교자 정식을 주문하면 쌀밥과 교자 한 판이 나온다.
규슈 남동쪽에 자리한 미야자키는 따뜻한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싸였다. 미야자키에서 맛 볼 수 있는 음식은 ‘지조안’이라는 료칸의 채식 요리. 고기와 생선, 달걀을 포함해 동물성 음식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미야자키산 채소만으로 15~16 가지 코스의 가이세키를 차려낸다. 모든 코스 하나하나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지조안도 자부심 이 매우 대단해 이 요리를 ‘지조안풍 창작정진 요리(地藏庵風創作精進料理)’라 이름 붙였다. 미야자키의 또 다른 대표 요리는 ‘치킨남방’이다. 닭고기에 튀김가루와 달걀을 입혀 튀긴 후 감초에 가볍게 적셔 타르타르 소스를 찍어 먹는 요리로 미야자키가 발상지다. ‘오구라’ 본점이 원조로 알려져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돼지가 소주에 빠진 날. 규슈 남단 가고시마 여행을 한 줄로 요약하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가고시마 여행은 돼지고기로 시작해 소주로 끝난다고 해 도 과언이 아니다.” 가고시마는 일본 최대 흑돼지 산지다. 가고시마추오역 인근에 자리한 ‘구로가츠테이’는 가고시마에서 손꼽히는 흑돼지 돈가스 집으로, 1975년 문을 열었다. 추천 메뉴는 최상급 등심으로 만든 ‘상 로스가츠 런치’.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두툼한 돈가스가 접시 위에 ‘늠름하게’ 올라 있다. 돈가스 단면을 보면 지방이 절반인데, 이는 지방을 일부러 제거하지 않은 것이다.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한 입 크게 베어 물면 고기 사이에서 빠져 나온 육즙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한편, 일본인 대부분은 사케를 즐겨 마시지만 가고시마 사람들에게 술은 곧 소주다. 가고시마 전역에 고구마 소주를 빚는 양조장이 110여 곳에 이르는데 특히 ‘메이지구라’는 메이지유신 때 만들어진 소주 제조법을 현재까지 그대로 적용하는 가고시마 최대의 소주 공장이다. 이 회사의 대표 술은 ‘시라나미(白波)’ 소주. 달짝지근한 고구마 소주와 함께하면 여행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마지막 일정은 규슈에서 후쿠오카 다음으로 큰 도시인 구마모토다. 구마모토 외곽의 히라야마 온천 마을에 자리한 ‘산초 지도리’는 아마쿠사다이오라는, 키가 1m, 체중이 10kg에 나가는 거대한 토종닭을 화로에 구워 내놓는데 특히 모래집의 꼬들꼬들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후쿠오카나 구마모토에서 아마쿠사다이오를 먹을 수 있는 곳은 이 집이 유일한 만큼 주말이면 미식을 찾아 나온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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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인천공항에서 규슈 각 현으로 다양한 항공편이 운항된다. 규슈 레일패스를 이용하면 규슈 내에서 JR(일본철도)을 5일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일본 여행의 묘미는 이자카야에서 술 한잔하는 것이 아닐까. 가볍게 술 한잔 나눌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이자캬야를 골랐다. 후쿠오카의 ‘야스베 오뎅’은 아흔 살 가까운 노부부가 운영하는 오뎅집. 가고시마에서는 ‘야타이 무라’에 가보자. 모두 25개의 점포가 모여 있는데, 야키도리부터 라멘 등 저마다 특별한 요리를 내는 집이 어깨를 맞대고 모여 있다. 구마모토에서는 ‘호루몬 야키니쿠’를 추천한다. 간장 양념으로 맛을 낸 일본식 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 나가사키 운젠 온천마을의 ‘후쿠토미’는 할머니 혼자 운영하는 자그마한 이자카야다. 작은 바와 방이 하나 있는데 일본 특유의 운치를 느끼며 소주 한잔하기에 제격이다.



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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