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쉬어가기
아름다운 동행

겨울의 길목에서 설렌,
함께여서 더없이 즐거운

정태진, 박미애 부부 회원 가족의 포천 겨울 여행기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따뜻한 가족의 정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느껴지는 때다. 가족들에게 의미 있는 겨울을 선물하기 위해 ‘미리 크리스마스’를 준비한 아빠의 포천 여행. 흥 넘치는 다희네의 겨울 이야기에 아름다운 동행이 함께했다.
  • 글. 김유리
  • 사진. 권대홍

삶의 이유이자 동력, ‘우리 가족’

대한민국의 많은 엄마·아빠들이 그렇듯 바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과는 다르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 쑥쑥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이 소중한 시간이 속절없이 지나버릴까 고민하는 것은 비단 정태진 충북대학교 주무관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는 <The–K 매거진>에 보낸 사연에서 “아내와 학교는 다르지만, 대학 입학처에 동시에 발령을 받아 지난 몇 년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습니다. 두 사람 다 야근도 많고 워낙 중요한 업무를 하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죠. 그래서 올해가 가기 전 지친 아내와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정태진 주무관과 부인 박미애 청주교육대학교 주무관의 여행지는 포천이었다. “언젠가 가봐야지 하면서도 오지 못했던 곳이에요. 아름다운 동행 덕에 처음으로 포천을 여행하게 되었네요.”
가족의 첫 번째 여행지는 채석장에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난 포천 아트밸리였다. 과거 이곳에서 생산한 돌들은 포천석이란 이름으로 청와대,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등등 국내 대표적인 건축물에 쓰였다고 한다.
여러 드라마에도 나왔던 천주호 주변 경관을 보자 부부는 탄성을 터트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멋지네요. 멋진 조각 작품도 보고 산책도 할 수 있어 비로소 여행 온 기분이 드네요.” 자연경관에 감탄한 부부와 달리 두 딸 다희(11세), 다원(6세)이의 관심사는 아트밸리 북쪽에 위치한 천문과학관에 쏠렸다.
매 시각 신청자에 한해 무료로 진행하는 천문프로그램은 천체 투영실에서 하늘을 보며 별자리 설명과 함께 4D 영상을 관람할 수 있어 온 가족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막내 다원이는 아직 무서운 것이 많을 때라 4D 영상이 끝나자 울음을 터트렸다. 정태진 주무관이 멋쩍은 웃음으로 다원이를 달래며 말했다. “괜찮아. 아빠가 옆에 있잖아.” 든든한 아빠의 이야기 때문일까? 조금 전까지 굵은 눈물방울이 흐르던 다원이의 눈이 금세 반달이 되었다.

알뜰살뜰 서로를 챙기는 두 딸내미

가족이 두 번째로 찾은 곳은 과학놀이와 자연이 공존하는 어메이징파크였다. 200여 가지의 공학기구들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학습공간이 아이들의 흥미를 끌었다.
물줄기를 피해 왕복운동을 하는 전기 그네 앞에서 다희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무섭지 않느냐는 어른들의 걱정과 달리 세 번을 연속으로 타면서도 “재밌어요!”를 연발하는 당찬 소녀였다. “집에 있을 때는 자매들끼리 종종 다투기도 하는데 밖에 나오니 신나서 그런지 사이가 너무 좋네요.” 박미애 주무관이 기구 체험 중인 딸들을 보며 이야기했다.
“다희가 언니라 그런지 생각이 깊고 의젓한 편이에요. 동생에게 양보도 잘하고 엄마를 많이 이해해주죠. 작년까지는 너무 바빠서 아이들이 친할머니와 지낸 시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휴직 중이다 보니 엄마가 집에 있어 좋다고 하더라고요.” 엄마의 말처럼 큰딸 다희는 여행 중에도 항상 동생을 챙기고, 엄마 곁을 떠나지 않았다.
“예전엔 엄마·아빠가 보고 싶어서 퇴근할 때까지 안자고 기다리기도 했는데 요즘은 엄마가 집에 있어서 좋아요. 공부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물어 볼 수도 있고, 이야기도 많이 할 수 있으니까요.”
다희가 수줍게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동생 다원이 역시 엄마·아빠에 대한 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우리 엄마·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척하면 척~ 최고의 소울메이트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허브아일랜드는 오늘의 마지막 코스였다. 가족들은 아름다운 불빛 축제가 한창인 이곳에서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사진을 남겼다. 준비해온 크리스마스 소품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어색한 순간은 잠시 가족들은 마치 TV 속 모델처럼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큰딸 다희는 소원을 적는 대형 트리에 엄마·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동화작가를 꿈꾸는 어린이답게 다희는 트리에 거는 하트 모양 편지지를 꽉 채우는 필력을 자랑했다. 가족들은 이어 허브 생활소품 체험관으로 향했다.
평소 만들어 보고 싶었던 허브 립밤과 연고를 각자 한 개씩 만들어 보기로 했다. 신중하고 진지하게 체험에 임하는 아이들을 보며 박미애 주무관이 말했다.
“지금 입시철이 다가와서 남편이 많이 바쁘거든요. 쉬고 싶을 텐데 저랑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노력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가족들은 자리를 옮겨 포천의 대표 먹거리인 이동갈비 집으로 향했다.
“이곳에 오는 길에 아이들이 ‘아빠! 오늘 너무 재미있었어’라고 이야기하는데 피로가 싹 풀리더라고요. 가족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 준 거 같아서 가장으로서 어깨도 으쓱 했고요. 저도 육아 휴직을 해봤던 사람이라 아이들 돌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데 그런 점에서 이 자리를 통해 아내한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이에 답하듯 박미애 주무관이 평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꺼냈다.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서로 이해하는 면이 커요. 업무상으로도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물어보면 비슷한 사례를 이야기해준다거나 알아봐 주기도 하고, 제가 도움받을 때가 많아요. 입학처 업무상 비슷한 시기에 바빠지다 보니 가끔 예민할 때도 있지만, 그조차도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라 서운함이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사실 남편은 알면서도 다 져주는 편일 만큼 마음이 넓은 사람이거든요.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남편은 표현을 많이 해주는 편인데 저는 생각만큼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라 미안할 때가 많죠.”

해피투게더! 오랫동안 기억될 추억을 쌓다

다음 날 가족은 포천의 대표 관광지 산정호수로 향했다. ‘산속에 있는 우물’이란 뜻의 산정호수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는 북한 땅이었다. 산정호수 제방 끝 지점에 김일성 별장이 있는 이유다.
호수를 한 바퀴 둘러싼 수변데크 둘레길이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가족들은 호수에 비친 주변 산세를 느끼며 오전 산책을 했다. 산책에 지친 다원이가 아빠에게 매달리자 정태진 주무관이 딸을 번쩍 안아 들고 짧지 않은 수변데크를 걸었다. 영락없는 딸바보 아빠의 모습이었다.
마지막 코스로 가족이 들린 곳은 전통술박물관 산사원이었다. 이곳의 대표적 볼거리인 세월랑에서는 500여 개의 대형 항아리 속에서 우리 농산물로 빚어 내린 전통 증류주가 세월 따라 익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산사정원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다희·다원이를 보며 정태진 주무관이 미소 띤 얼굴로 이야기했다.
“이번 여행 덕분에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기분전환을 제대로 했네요. 충전도 했으니 힘찬 한 주를 보낼 수 있겠어요.”
즐거운 여행은 힘찬 일상을 부른다. 즐겁게 보낸 연말 뒤에 설레는 새해가 오듯, 행복한 12월을 보낸 정태진 주무관 가족의 내년은 아마도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울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1박 2일
여행을 마치고
정태진(충북대학교 입학본부 입학과 주무관)

가족들끼리만 다니다가 이렇게 <The-K 매거진> 코너 속의 주인공이 되어 다녀보니 이색적인 여행이었습니다. 좋은 경험과 추억을 남겨준 한국교직원공제회에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바쁜 남편이자 아빠를 이해해주는 아내와 딸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박미애(청주교육대학교 사무국 주무관)

좋은 기회에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준 남편에게 고마워요. 우리 가족이 12월호에 나온다고 하니 특별한 추억을 함께한 느낌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고,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낼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큰딸 정다희(11세)

부모님이 바쁘셔서 여행 많이 못 갔었는데 사진도 많이 찍고 함께 다니니까 행복했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작은딸 정다원(6세)

영화관이 깜깜해 무서워 눈물이 났지만, 엄마·아빠와 함께 립밤 만들기는 너무 너무 재미있었어요!!

가족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 아트밸리

    폐채석장을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구성한 관광지. 자연환경과 예술 작품의 조화가 돋보인다. 아트밸리 내 천문과학관에서는 각종 관측행사가 진행된다.

    031-538-3483 경기 포천시 신북면 아트밸리로 234
  • 어메이징파크

    과학 꿈나무를 위한 체험 공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과학 원리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과학놀이터로 실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031-532-1881 경기 포천시 신북면 탑신로 860
  • 허브아일랜드

    허브의 원산지인 지중해의 생활을 테마로 이색적이며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으며 세계 최초의 허브식물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만들기 체험장’에선 각종 허브 관련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 수 있다.

    031-535-6494 경기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947번길 35
  • 산사원

    전통술박물관, 전통과 자연의 만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며, 우리 술의 매력에 대해 배우는 체험이 가능하다.

    031-531-9300 경기 포천시 화현면 화동로432번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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