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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강의

온라인 개학과
자기주도학습 능력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게 되면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일반적으로 사회교육이나 성인학습의 특징적 방법으로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면서 가정에서 아무런 통제 없이 스스로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데에 많은 혼란을 겪게 되었다. 시간 관리뿐만 아니라 수업의 이해도를 스스로 검토해야 하고, 궁금한 점은 대면 수업 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교사와 소통해야 하는 소통 능력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갖추기 위해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어야 하며, 이에 교사들이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 글. 이민영(현대경제연구원 전문교수)

자기주도학습의 ‘방법’부터 알려주자

필자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부모님과 선생님들께서 ‘공부하라’라는 말씀을 참 많이 하셨다. 그런데 정작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 목적 없이 책만 들여다보거나, 문제집을 풀긴 했는데 틀린 문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가 오답 노트를 정리하라고 일러준 것 같은데, 어떤 방법으로 오답 노트를 정리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어서 운 좋게도 공부를 잘하는 짝꿍 덕분에 노트 필기 하는 법, 요점 찾는 법, 오답 노트를 정리하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이렇듯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사실은 필자와 같은 고민을 하거나, 전혀 몰라 고민조차 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을지 모른다. 결국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라지만 아무런 방법을 알려주지 않은 채 스스로 하라고 하는 건 부모나 교사의 책무를 다하는 게 아닐지 모른다.

‘노트 정리법’이 중요하다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수업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수업을 하면, 밑줄을 쳐야 하는 곳이나 중요한 부분 등을 일러주어 나름의 정리가 되지만, 혼자서 온라인 강의를 들을 때는 집중력도 문제가 된다. 하루 6~7교시 수업을 온라인으로 내내 듣게 되면, 나중에는 드라마를 감상하듯 강의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성인들도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경험하게 되는데 능동적인 참여가 쉽지 않다. 의무감에 2배속으로 듣는다거나, 딴생각을 하다 수업의 흐름을 놓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선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듣는 요령을 안내하도록 하자. 제일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정리하여 본인의 내용으로 숙지하는 것인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쓰기’다. 이는 아웃풋(Output, 뇌 안에 들어온 정보를 뇌 안에서 처리하여 바깥으로 출력하는 것으로 말하기·쓰기·행동하기가 해당된다)을 의미한다. 강의에서 들은 내용, 즉 인풋(Input, 뇌 안에 정보를 입력하는 것으로 읽기·듣기가 해당된다)은 ‘해마’라는 뇌의 단기기억 장소에 들어가게 되어 있다. 몇 번의 인풋이 반복되면 장기기억 장소로 이동을 하는데, 아웃풋 행위에 의해 몇 번의 반복 과정이 가능해진다.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쉬운 아웃풋은 노트에 정리하는 것이므로, 노트 정리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우리 학생들, 노트에 정리하면서 강의 들으세요”라는 선생님 말씀에, 누군가는 모든 내용을 베끼기에 바쁘고, 누군가는 스마트기기로 캡처를 하고, 누군가는 교과서 빈 공간에 끄적대고 있을 것이다.
유튜브 채널에는 ‘의대생 필기법’, ‘고시생 공부법’ 등의 영상들이 많이 있다. 이런 영상을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색깔 펜과 형광펜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지, 노트에는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를 하는지 등이 아주 잘 설명되어 있다.
현직 교사들도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공부의 신’이 되었으리라 생각되는데, 자신의 개인적인 공부 방법을 공유해 보면 어떨까? 단,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조건이 있다. 내가 하는 방식을 똑같이 따라 할 필요는 없다는 전제를 줘야 한다. 샘플을 보여주며, 나름의 방법을 존중해 주자.

‘읽기·쓰기·말하기·듣기 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자기주도학습의 가장 기본 능력은 소통 능력이다. 바로 읽기· 쓰기·말하기·듣기 능력을 말한다.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면서 온라인을 통해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학습이 이뤄졌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대면 수업을 할 때와는 달리 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도 업무 내용을 메일로 주고받다가 이해가 잘 안 되면 전화를 한다. 전화 통화로도 어렵다면 만나서 안건을 해결하곤 한다.
교사의 입장에서는 수업 혹은 과제 관련 언급을 할 때 상대의 입장에서 오해가 없도록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고, 학생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이해 정도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어야 하며 학습과 관련하여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읽기·쓰기·말하기·듣기 능력이 모든 교과학습에 기본이 되는 능력임을 인지하고 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질문이 오고 가도록 소통의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부터 실천하자.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 안에서 충분한 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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