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35] Be Myself

손상되지 않은
삶은 없다

사람은 서로 다름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조직 안에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가는 서로의 다름을 어떻게 풀어 가는지에 달렸다. 자신만의 방식에 따르도록 강요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력을 증진시켜야 하고 상대방의 고유성과 독특성을 발견하기 위해 더 많이 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
  • 글. 강일수(두디스코칭 대표)

두 개의 커다란 가방

옛날 어느 마을에 남의 장점은 보지 못하면서 자신의 장점은 날마다 떠벌리고, 자신의 단점은 볼 줄 모른 채 남의 단점을 나무라며 여기저기 말을 옮기는 젊은이가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이웃 사람들은 그를 점점 멀리하게 되었고 그는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하루하루 혼자 지내기가 외로웠던 젊은이는 언제부터인가 거울 앞에 앉아 그 안에 비친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부스스 일어나 거울 앞에 앉았는데 그의 어깨에는 두 개의 커다란 가방이 앞뒤로 매어져 있었다. 앞쪽으로 맨 가방을 열어 보니 자기의 장점과 남의 단점이 들어 있었고 등 뒤 가방에는 자기의 단점과 남의 장점이 들어 있었다.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들은 구슬로 목걸이를 만들면서 살짝 깨진 구슬을 하나 꿰어 넣는다고 한다. 이 구슬을 ‘영혼의 구슬’이라고 부른다. 페르시아 양탄자로 유명한 이란의 장인들도 같은 이유에서 아름다운 문양이 담긴 카펫을 만들면서 흠을 하나쯤 남겨 놓는다. ‘페르시아의 흠’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우리는 누군가가 완벽하지 않다 해도 싫어하지 않는다. 완벽한 척하는 그 오만함에 질리는 것이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며 타인의 삶을 짐작하지만, 타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삶이 전부가 아니듯 우리의 눈에 비친 타인의 모습도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각기 다른 상처와 결핍을 가졌으며, 손상되지 않은 삶은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이해해야 이해받는다

인생은 고독하다. 서로가 상대방을 잘 모른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모든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근거하여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결국 모두 혼자다. 그것을 깨닫기까지 시행착오도 많다. 수많은 인간관계를 깨뜨리고 스스로도 만신창이가 된다. 뼈아픈 학습이지만 그로 인해 마음을 다스릴 줄 알게 된다. 깊은 혼돈과 슬픔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력과 포용력을 갖게 된다. 그렇게 성숙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올 수 있었다는 것은 지금껏 누군가에게 신세를 졌다는 의미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는 사람일수록 남에게 폐를 끼치기 쉽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모습 속에 보이는 자신의 일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다. 나의 일부가 아닌 것은 거슬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 그리고 변화시켜야만 하는 것은 우리들 자신이다. 곧 우리의 성급함, 이기주의, 쉽게 등을 돌리는 것, 사랑과 관용의 결여 등이다.

사랑은 기대를 버리고 기여할 수 있는 능력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로부터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고 싶다는 기대를 가진다. 그런 사람끼리 함께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끊임없이 바라면서 서로를 갉아먹는다. 결국 사랑이 없는 관계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게 된다.
독일계 스위스인 소설가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세상에는 단 하나의 마술, 단 하나의 힘, 단 하나의 행복이 있을 뿐이고, 그것은 ‘사랑’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사랑이란 기대를 버리고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느끼며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을 이해하고 기뻐하는 것이다. 자신과 대립하여 살고 있는 사람을 향해 기쁨의 다리를 건너는 것이 사랑이다. 차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영혼의 가장 높고, 가장 바람직한 경지다.
의존심을 버린다는 게 두려울 수 있다. 그러나 그 고민과 위기의 순간을 지났을 때, 비로소 스스로가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이고 자유로운 삶이 시작될 수 있다. 혼자 잘 설 수 있어야 함께 잘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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