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쉬어가기
더–쉼

베트남 속의 작은 유럽,
휴양지로 각광받는
‘달랏 한 달 살기’

대한민국 여행자에게 아직은 생소한 도시 ‘달랏(Dalat)’. 베트남의 달랏은 고지대에 있어 1년 내내 선선한 가을 날씨를 만끽할 수 있고, 유럽 같은 도시 분위기로 인해 베트남 사람들도 여행 가고 싶은 도시로 꼽힐 만큼 색다른 매력을 지녔다. 더불어 달랏의 레스토랑은 전 세계 국적의 요리 경연장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식도락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점점 더 많은 장기 여행자들이 달랏을 한 달 살기 여행지로 찾고 있는 만큼, 달랏의 매력은 더욱더 짙어지고 있다.
  • 글. 조대현(「뉴노멀 베트남 한 달 살기」저자)
「더–쉼」은 전 세계 각 도시의 한 달 살기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살기는 어렵지만, 그간 「더–쉼」을 통해 힐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답답한 현실 속에서 향후 한 달 살기 여행 계획을 세워볼 수 있어 유용하다며, 지속적인 연재를 요청해주신 많은 독자 의견들을 반영하여 이번 12월호에도 「더–쉼」 코너를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색다른 관광 인프라, 여기 베트남 맞아?

베트남은 10년 넘게 매년 7% 이상 경제 성장을 하고 있는 고성장 국가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여행 편리성도 높아지면서 베트남은 한 달 살기 여행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베트남의 다른 도시들과 분위기가 다른 달랏은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는다.
달랏은 베트남에서 1년 내내 선선한 날씨를 가진 유일한 도시다. 고지대에 위치한 달랏은 해가 떨어지면 선선해져 긴 소매 옷이 필요할 때도 있다. 때문에 달랏 사람들이 저녁에 패딩점퍼를 입고 다니는 색다른 풍경이 어색할 수도 있다. 그만큼 달랏의 날씨는 고온다습한 베트남의 다른 도시와 다르게 습하지 않고 해가 지는 저녁에는 쌀쌀해지기도 한다.
기후와 더불어 산비탈에 서구식 전원주택을 지은 모습이 이국적인 달랏의 풍경 덕분에 현지인들의 신혼여행지로도 인기다. 달랏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휴양지로 개발한 도시인 데다, 모든 도시의 분위기가 유럽을 본떠 만들어졌기에 색다른 관광 콘텐츠가 풍부하다. 또한 캐녀닝(계곡에서 급류를 타고 내려가는 스포츠)이나 크레이지 하우스(동화 속에 들어온 듯 희한하게 생긴 집으로, 호텔로도 사용되며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건물 10대 안에 손꼽힌다) 같은 달랏 만의 관광 인프라는 베트남의 다른 도시에서는 즐길 수 없는 특별하고도 이색적인 요소다.

접근성 높은 달랏, 오토바이로 편한 여행을!

나트랑에서 3~4시간, 호찌민에서 4~5시간이면 달랏에 도착한다. 또한, 인천공항에서 달랏으로 향하는 직항이 개설되어 달랏은 접근성이 높은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만약에 달랏이 가기 힘든 도시였다면, ‘베트남의 휴양지’라는 별명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한 달 살기 여행자들은 주로 오토바이를 빌려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도시이기에 천천히 몰고 다니면 어디든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오토바이로 돌아다니면 커다란 도로와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도로는 쉽게 익숙해진다. 예쁜 집들도 많아 작은 길을 돌고 돌아도 전혀 지루하지 않으므로 첫 2주간은 달랏 명소를 하루에 한 곳씩 찾아 돌아다니는 재미를 느껴보길 추천한다.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은 베트남이지만, 달랏은 관광지에 갈 때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에 관광도 편리하다.

현지에서 발품으로 구하는 숙소

호이안이나 호찌민 등과 비교했을 때 달랏에서 한 달 살기를 위한 숙소는 적은 편이라 좋은 시설을 원한다면 70만 원이 넘을 수 있다. 따라서 적당한 숙소를 30~40만 원에 찾는 발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쉽게 도와주는 현지인들이 많아서 숙소 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다른 도시에 비해 미리 숙소를 정하고 가는 것이 제한적인 게 단점이다.

전 세계 음식이 한자리에!

나트랑이나 다낭에는 많은 한국 음식점이 있지만 달랏에는 많지 않다. 하지만 달랏에는 유럽과 베트남 요리가 섞인 퓨전 스타일의 레스토랑이 많아 베트남 요리와 서양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더불어 다른 도시에서는 베트남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면, 달랏에서는 유럽 본연의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달랏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랏의 대표 음식 중 하나로 ‘반짱느엉’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라이스페이퍼 위에 각종 토핑을 선택해 올린 뒤 소스를 넣고 구운 베트남식 피자로 숯불 향이 가득 배어 있다.

달랏 한 달 살기 비용
달랏은 호찌민에 비하면 물가가 저렴한 곳이지만, 저렴하다고 하여 100만 원으로 호화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 달 살기로 사용하는 비용은 평균적으로 1인 기준 90~140만 원 정도다. 대신 풍족한 먹을거리가 많아 식비는 저렴하다. 또 택시나 그랩 같은 교통수단의 비용이 저렴해도 오토바이 이용이 훨씬 저렴하므로 오토바이를 주로 이용해서 한 달 살기 비용을 절약하면 좋다.
달랏, 꼭 들러야 할 명소
  • 쑤언 흐엉 호수

    쑤언 흐엉 호수는 달랏의 중심에 있는 큰 호수로 달랏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장소다. 1919년 프랑스가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인공호수를 만들어 둘레가 약 6km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가 탄생하게 됐다. 고지대에 위치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아름다운 호수는 일출과 일몰 때 찾으면 더욱 아름답다.

  • 달랏 기차역

    베트남 달랏 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장소는 바로 달랏 기차역이다.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 통치할 시기에 2명의 프랑스 건축가에 의해 설계된 곳으로, 오래된 기차역은 유럽 정취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이곳에서 린푸억 사원으로 가는 일반 기차를 타면서 여행을 할 수 있어 현지 분위기를 느끼기에 딱 좋다.

크레이지 하우스

크레이지 하우스는 특별한 체험을 선사하는 달랏의 명소다. 지금도 호텔로 사용되는 이곳은 독립 전쟁 영웅의 딸이 설계한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호텔 1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단 10개의 객실만 운영하고 있으며, 호텔로 들어가는 좁은 계단을 아슬아슬하게 체험해야 하는 점에서 ‘Crazy’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랑비앙 산

    달랏의 지붕이라고 부르는 2,165m의 랑비앙 산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러브스토리와 닮은 ‘끄랑’ 청년과 ‘흐비앙’ 처녀의 전설 같은 사랑 이야기가 숨어있다.
    달랏 시내에서 그림처럼 펼쳐진 랑비앙 사진 포인트인 전망대까지 초록색 지프를 타고 올라가면 마치 곡예 주행을 하는 것처럼 짜릿하다. 또한, 내려오는 약 20여 분간도 스릴 만점이다.

  • 달랏 중앙 시장

    쑤언 흐엉 호수를 끼고 시내로 들어오면 만날 수 있는 ‘달랏 중앙시장’. 달랏의 중심에 위치한 시장 건물 내부로 들어오면 달랏의 3대 천왕이라 부르는 커피, 와인, 딸기를 파는 상점들이 구역마다 빽빽하게 자리한다. 다른 베트남의 관광도시에 있는 상인들보다는 인심도 좋아 물건 구입할 때 흥정도 쉽다. 기분 좋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달랏 중앙시장은 한 달 살기에서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시장에서 구입한 딸기잼을 여러 개 구입해 갖고 있으면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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