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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닥터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어야
통증이 풀리는 ‘긴장형 두통’

두통은 바쁜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가벼운 증상이라 여기고 방치했다가는 큰 병이 되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긴장형 두통은 증상의 강도가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20~40대 연령에서 많고, 나이가 들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는 뇌를 비롯한 신체 전반에 나타나는 문제인 만큼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전체 두통의 70~80%를 차지하는 긴장형 두통을 예방해 삶의 질을 높여보자.
  • 글. 조정희(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
「The–K 닥터」는 현직 의사나 의학전문기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건강 정보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스트레스에 민감한 그대여, 긴장형 두통을 의심하라!

두통은 아주 흔한 증상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하고 있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두통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100만 명에 달했다. 머리가 아프면 사람들은 먼저 뇌종양이나 뇌출혈과 같은 뇌 질환을 걱정하지만, 실제로 뇌 질환에 의한 두통은 흔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두통은 기저 질환의 유무에 따라 ‘일차성 두통’ 과 ‘이차성 두통’으로 구분한다. 다른 원인 없이 두통 자체가 질병인 두통을 일차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 두통(매우 심한 통증이 밤마다 주기적으로 몇 주 또는 몇 개월에 걸쳐서 나타나는 두통) 등이 이에 속한다. 이에 반해 자신이 앓고 있는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을 이차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뇌 질환뿐만 아니라 이비인후과나 안과 질환, 내과 질환, 약물 등에 의한 두통이 포함된다.
그중 긴장형 두통은 가장 흔한 형태의 일차성 두통으로, 짓누르거나 조이는 양상의 두통이 주로 양쪽에 나타나고, 통증의 강도는 대부분 비교적 가벼운 편이나 중증도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과 달리 맥박이 뛰는 양상의 두통이나 메스꺼움, 구토, 안구통의 증상은 동반되지 않고 일상적인 신체활동에 의해 두통이 악화되지도 않는다. 긴장형 두통은 보통 30분에서 길게는 7일까지 지속되고, 주로 오후에 발생하거나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긴장형 두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초신경계가 두개골 주변 근막 통증을 더 예민하게 감지하고, 중추신경계가 통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서 통증을 더 증폭시키는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주로 피로,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머리 주위의 근육을 수축시켜 긴장형 두통의 유발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트레스 관리는 슬기롭게, 휴식은 충분하게!

긴장형 두통의 치료는 급성기 치료(빠른 치료와 단기간 도움이 필요한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보건·인적·사회적 서비스)와 예방치료로 나눌 수 있다. 급성기 치료로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 이부프로펜 등의 일반 진통제나 게보린, 사리돈, 펜잘 등 카페인이 함유된 복합 진통제를 복용하여 두통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진통제의 복용은 일주일에 2일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진통제를 자주 먹으면 약물과용 두통이 발생하거나,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 날에는 약물 금단으로 인한 반동 두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온찜질, 따뜻한 목욕, 스트레칭, 마사지 등으로 두통을 완화시키는 게 좋고, 통증 완화 주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방치료는 급성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만성 긴장형 두통의 빈도와 심한 정도를 줄이기 위해 두통 예방약을 일정 기간 매일 복용하는 것으로, 항우울제나 뇌전증 약을 복용하게 된다. 예방약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수 주가 걸릴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이완요법과 인지행동치료가 긴장형 두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완요법은 스트레스 반응과 반대되는 생리적인 변화인 이완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인위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상쇄시키는 방법이며, 복식호흡, 명상, 점진적인 근육 이완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두통을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확인하고 변화시킴으로써, 환자가 통증과 스트레스에 대처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7~8시간의 충분한 수면, 금연,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수분 섭취, 알코올·카페인·설탕 섭취 제한 등과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이 긴장형 두통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고, 휴대폰과 PC를 사용할 때의 곧은 자세는 근육긴장을 막아준다.
긴장형 두통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하거나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두통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자의로 진통제만 복용하지 말고, 꼭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TIP
체크하세요! 이차성 두통의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증상

전신 증상이 동반된 두통(발열, 오한, 식욕부진, 체중 감소 등)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된 두통
(의식의 변화, 근력 저하, 발음장애, 시력 저하 등)

벼락 두통(1분 이내에 통증이 최고조에 이르는 심한 두통)

기립성 두통(앉거나 일어서면 두통이 심해지고 누우면 호전되는 두통

50세 이상에서 발생한 두통

임신 중 발생한 두통

기침이나 힘주기, 격렬한 신체 운동에 의해 유발되는 두통

기존의 두통과 다른 양상의 두통

점차 심해지는 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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