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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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23 Vol.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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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예술가

민낯의 수줍은 내 손

맨 처음 잡아주는 이 그대였으면 참 좋겠어

투영 사진

희망의 꽃

김규리 회원 (前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수채화 물감, 번지기 기법, 92*65cm, 2018

시대가 급속하게 변화하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순수한 감정이 사라져가는 삭막한 시대에 그 무엇도 바라지 않는 자연은 우리에게 활짝 핀 희망의 꽃으로 회색빛 도시에 따듯함을 보내 준다.

발아

전 재 복
그대가 가슴을 열어
받아주기 전엔
나는 그냥
꿈을 품은 작은 씨앗이었어
진열대 위 빳빳한 종이봉투 속
끝모를 내 기다림의 한계였지

기름진 땅이 아니면 어때
툭 던져진
옹골찬 작은 알갱이 하나
무심히 받아 들었다가
별 뜻 없이 품었다 해도 괜찮아
시간이 멈춰버린 단단한 껍질
밝음을 향한 핏빛 열망으로
하루 이틀 혹은 사나흘
온몸으로 부딪혀 깨고 말 거야

진땀나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
마악 껍질을 벗고 나온
민낯의 수줍은 내 손
맨 처음 잡아주는 이
그대였으면 참 좋겠어

WRITER

작가 인물 사진
전재복 시인은 군산 출생으로 군산교육대학을 졸업, 36년간 교직에 몸담은 후 2008년 교감으로 명퇴했다. 1979년 「소년조선」에서 동화, 1992년 「한국시」에서 시, 2005년 「스토리문학」에서 수필로 각각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군산문인협회, 기픈 시문학 회원 등으로 참여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시집 『개밥바라기별』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잃어버린 열쇠』 산문집 『쉼표, 숨표』 동화 『꿍꿍이가 있어요』 등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