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현역 동아일보
콜레스테롤은 쉽게 말해 기름, 동물성 지방이다. 대개 콜레스테롤 하면 음식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만 생각하지만 우리 몸 안에서도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진다. 콜레스테롤은 주로 간에서 만들어지고, 넘치는 것도 간에서 분해된다. 그 외에도 콩팥, 뇌 등을 비롯해 각종 장기에서 꼭 필요한 만큼의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진다. 흔히 콜레스테롤하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한 기름이라는 말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기본 재료다. 이것이 없으면 우리 몸의 모든 세포, 장기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세포들이 활동하다 생기는 상처, 혈관에 생기는 상처를 복구해야 하는데 콜레스테롤이 일종의 땜질 역할을 수행한다.또 콜레스테롤은 호르몬 생성의 주재료다.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까지 모두 콜레스테롤을 기본 원료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당연히 호르몬 합성이 안 된다. 콜레스테롤의 중요한 역할이 또 있다. 바로 뼈를 튼튼하게 한다고 알려진 비타민 D 합성에도 관여하는 것이다.
문제는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이 생기는 것이다. 쉽게 말해 콜레스테롤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 간이 혈관 밖으로 내뿜어버린다. 그래서 혈관을 돌며 온갖 문제를 일으킨다. 콜레스테롤이 뇌혈관에 쌓이면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결국 뇌혈관을 막아버리기 때문에 혈관성 치매와도 직결된다. 또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있다.
갑상선질환이 있거나 유전적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여성들의 갱년기 때도 마찬가지다. 갱년기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 능력이 떨어진다. 에스트로겐이 간의 콜레스테롤 분해에 도움을 주는 이 호르몬 분비량이 줄면서 여성의 경우엔 폐경기를 기점으로 콜레스테롤 분비가 대폭 늘어난다.
남녀 모두에게 해당하는 콜레스테롤 증가 원인은 식습관이다. 갱년기는 피할 수 없지만 식습관은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잘 기억해야 한다.
그러면 어떤 음식이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을 올릴까? 우리 일상생활 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식품은 바로 ‘믹스 커피’와 ‘아메리카노’다. 우선 믹스커피의 경우 프림이 주범인데 여기에 포화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아메리카노는 커피콩 자체가 문제다. 커피콩에는 식물성 지방인 카페스테롤이라는 지방 성분이 있는데 간으로 흡수되면서 콜레스테롤로 변한다. 따라서 믹스커피에서 설탕과 프림을 빼고 마시거나 블랙으로 나오는 일명 인스턴트커피는 괜찮다. 냉동 동결식 커피라고 해서 동결 과정에서 카페스테롤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단, 카페에서 기계식으로 내리는 아메리카노는 주의해야 한다.
또 식물성 지방인데도 포화지방량이 많은 것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코코넛오일이다. 이외에도 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라면, 과자, 빵, 쿠키에 사용되는 팜유에도 포화지방량이 많다.
이외에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체질량지수를 25kg/㎡ 이하로 체중을 감량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루 30분, 주 4회 꾸준히 운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신체의 산소 소비량을 증대시키는 유산소운동은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고 중성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금연과 절주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하루 30ml가 넘는 알코올 섭취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여러 가지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약물이 판매 중이며 대표적인 약은 스타틴과 피브레이트다.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억제하고, 피브레이트는 지질대사 조절에 관여해 중성지방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단, 약물마다 주로 작용하는 특성이 다르므로 반드시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또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건강보조식품을 남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