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약점과 강점을 지닌 채 살아가지만 어린 시절에는 자신의
약점을 부정적으로 인식해 자신감 부족이나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김경희 교사는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수용한다면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세상과 더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긍정적 자기 인식과 관계 개선을 돕는 교구를
개발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이유다.
“‘나야, 나 거울카드’는 동전의 양면처럼 약점이라 생각하는 것을 강점으로 전환해 주는
카드입니다. 예를 들어 ‘과하게 나서기를 좋아한다’라는 카드를 뒤집으면 ‘적극적이며 자신감이
높다’라는 강점으로 바뀌고,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는 ‘마음이 순수하고 섬세하다’라는 강점으로
변화하죠. 거울카드를 통해 약점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김경희 교사는
광주 교사 교구 연구회 ‘나랑 교구랑’에서 활동하며 학생들의 자기 인식과 타인 이해를 돕는
다양한 교구를 개발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거울카드’는 자신의 약점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해
자신감을 키우고, 학생 간 관계 개선 및 소통 촉진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 다른 교구 ‘우리반 같이, 가치 세우기’는 학급 내 다양한 상황을 게임 형식으로 제시해
학생들이 의견을 조율하고 학급의 공동 가치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점자블록 지우개’는
점자블록 모양의 지우개를 직접 만지고 길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25년간 교직 생활을 하며 다양한 연구회 활동에 참여했는데, 교구 연구회는 그중 하나입니다.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연구하며 에너지를 얻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즐겁게 참여해
왔습니다. 연구회 활동을 통해 개발한 자료와 방법들을 수업에 적용해 질을 높이고, 공개수업을
통해 더 많은 선생님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학교의 주체로서 당당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김경희 교사는 자치와 민주시민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치평초등학교 4학년 2반 교실은 학생들이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할 수 있도록 원 모양으로 책상이
배치되어 있다. 이는 학생들 간 민주적 의사소통 활성화를 위한 김경희 교사의 배려다.
“토의, 토론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끊임없이 질문하고 깊이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활한 소통은 자치의 기본 조건입니다.”
학급, 학년, 학교 단위에서 학생자치를 꾸준히 실천해 온 그는 2016년 학습연구년 주제를 학생자치로
선정하고, 학생자치 역량 강화 워크숍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후 학생자치지원단 활동을 통해
리더십 캠프, 전교학생자치회의 진행 지원, 놀이를 통한 학생자치 활동, 새 학년 학생자치회 계획
수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학교의 상황에 맞춰 강의, 실습, 컨설팅을 결합한 워크숍을 진행해 학생들이 진정한 주도자가
되는 경험을 통해 형식적 자치가 아닌 실질적 자치가 이루어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리더십 캠프’는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돕고, ‘전교학생자치회의’는 실제 회의 진행
과정을 시연하며 학생자치의 작동 방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교육의 핵심은 자치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자치지원단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교사가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 문화는 물론 더 나아가 우리 사회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학생 모두가 공동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주체적으로 해결하며, 자기 삶의 주인이자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희망하는 김경희 교사에게 ‘대한민국 스승상’ 수상은 앞으로 학생자치
지원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매진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