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스쿨 설립자 벤 넬슨(Ben Nelson)에 따르면, 학교의 설립 목적은 단 두 가지다. 가장 똑똑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비용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대학을 만들겠다는 것과, 이 학교를 통해 기존 대학들이 교육 과정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도록 만들겠다는 점이다. 이처럼 미네르바 스쿨의 교육 과정은 여러 측면에서 혁신적이다.
대학 캠퍼스를 없애고, 대학 안팎의 경계를 허문 대학이며, 하이테크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대학이자 진정으로 전 세계에 열린 대학이다. 또한, 온라인 교과 수업과 기숙사에서 교과 외 활동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교육(Blended Learning)’을 시행하는 대학이다. 혁신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교육이 펼쳐지는 미네르바 스쿨의 특징을 살펴보자.
대학 캠퍼스가 없다. 강의실·실험실·도서관·체육관도 없다. 오로지 기숙사만 있다. 강의실 대신 온라인 공간을, 실험실 대신 인턴제도를, 도서관과 체육관은 관련 공공시설을 활용한다. 그 대신 세계 최고의 오프라인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미국 명문 사립대에 비해 반값 이하 비용으로 제공한다.
• 대학 안팎의 경계를 허문다학생들이 주로 대학 캠퍼스 안에서 활동하는 일반대학과 달리, 미네르바 스쿨의 학생들은 실제 직업 현장에서 인턴 활동을 경험하고, 도서관·체육관 등 다양한 공공시설물을 적극 활용하면서 캠퍼스 밖 세상을 학습의 장으로 삼는다. 특히 2학년부터는 매 학기마다 세계 주요국의 도시로 기숙사를 옮겨 다니면서 해당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학습한다.
• 하이테크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미네르바 스쿨에서는 교과 수업을 100% 실시간 온라인 세미나 방식으로 운영한다. 또한 학생과 교수 간 활발한 상호작용을 위해 한 강좌의 학생 수가 19명이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학생 중심의 토론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자동으로 녹화되어 학생들이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지 다시 시청하거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 세계로 열려있다미네르바 스쿨은 다양한 대륙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대륙 출신의 학생도 30%를 넘지 않고, 6개 대륙(아시아·유럽·남아메리카·북아메리카·오세아니아·아프리카)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로 채워진다. 또한 1학년 과정은 본부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내지만, 2학년부터는 한국, 인도 등을 포함한 아시아·유럽·남미 등 여러 나라로 캠퍼스를 옮겨 다니면서 각 지역과 연계된 교육을 경험한다.
• 블렌디드 교육을 실시한다미네르바 스쿨에서 교과 수업은 100%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지만, 다양한 교과 외 활동은 기숙사 제도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특히 세계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 기숙사에 머물 때는 현지의 각종 기업·대학·공공기관·역사/문화적 명승지 등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교과 외 활동을 병행한다.
하버드나 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의 입학 허가율이 대체로 5% 안팎인 데 반해, 미네르바 스쿨의 입학 허가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2% 정도로, 세계에서 입학하기 가장 어려운 대학이다. 또한 미네르바 스쿨은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실시한 미국의 대학학업 성취도평가 결과 참여 대학 중 최고의 성적을 얻은 바 있다.
현재 미네르바 스쿨은 입학생 확보와 대학교육의 성과 측면에서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미네르바 스쿨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이른바 ‘미네르바 스쿨 방식’은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또한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경험하면서 이의 장점과 동시에 단점도 점차 깨달아 가고 있다. 미네르바 스쿨의 사례는 코로나19 이후, 학교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탐색에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