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쉬어가기
더–쉼

황금과 미소의 나라에서
만끽하는 자유
‘미얀마 양곤 한 달 살기’

미얀마는 한반도의 약 6배 정도 되는 큰 나라로, 중국과 인도 등 많은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구의 90%가 불교를 숭상하기에 도시 곳곳에 불교 유적이 상당히 많다. 초기 불교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탁발 행렬과 경전 독송 등은 미얀마의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이 중 미얀마의 경제수도인 양곤 지역은 미얀마 대부분의 인구가 살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도시인데, 이국적이고 여유로운 여행을 선호하는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볼거리와 이색적인 문화를 자랑하는 양곤으로 한 달 살기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 글_사진. 박준한(「굿모닝 미얀마」 저자)
「더–쉼」은 전 세계 각 도시의 한 달 살기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살기는 어렵지만, 그간 「더–쉼」을 통해 힐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답답한 현실 속에서 향후 한 달 살기 여행 계획을 세워볼 수 있어 유용하다며, 지속적인 연재를 요청해주신 많은 독자 의견들을 반영하여 이번 10월호에도 「더–쉼」 코너를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 야자수가 중앙분리대 및 그늘 역할을 하는 양곤 도로
  • 순수한 양곤 어린이들
화폐 - 양곤에 도착하면 화폐 교환부터!

미얀마는 독자적인 화폐인 ‘짯(Kyat)’을 사용하는데, 화폐 단위가 우리나라 ‘원’과 거의 일치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물가 계산이 쉽다. 즉, 100짯은 곧 100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미얀마 고유의 화폐가 있기 때문에 양곤에 도착하면 환전부터 하자.
환전은 은행에서도 하지만, 사설에서 하는 것이 조금 더 저렴하기 때문에 쇼핑센터 근처에 있는 사설 환전 센터에서 하는 것을 권장한다. 미얀마는 공산품을 수입에 거의 의존하기에 우리나라의 물가와 비슷한 편이지만, 식비나 교통비는 체감상 우리나라 물가의 5분의 1쯤 된다.
미얀마에서 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쉬운데, 외국인이라도 복잡한 절차 없이 현지 통신사의 유심칩을 사서 충전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된다. ARS를 통해 누르라는 번호대로 누르면 쉽게 충전할 수 있다. 통신비에 통화료와 인터넷 사용료까지 다 포함돼 있어서 계산이 단순하다. 인터넷은 우리나라만큼 원활하지는 않아도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이용하는데는 크게 불편함이 없다.

양곤 번화가 미얀마 플라자
숙소 - 한 달 살기 숙소는 교통편 좋은 호텔에서!

양곤에서는 가급적 중심가 쇼핑센터 근처에 숙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동할 때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택시라고 하더라도 조금 이름 있는 곳이 아니면 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는 차량이 없는 데다가 기사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길에서 시간을 버리기 십상이다.
양곤 중심가에는 이름 있는 체인 호텔이 많다. 가장 최근에 생긴 롯데호텔도 위치가 좋은 편에 속한다. 세도나 호텔도 출장온 외국인들이 많이 선호하는 곳이다. 숙박비가 조금 비싸더라도 하루 숙박비가 최소 5만원은 넘는 이름 있는 호텔에서 숙박하는 한 달 살기를 권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통비로 더 큰 비용이 나갈 수 있고, 늦은 저녁 시간까지 양곤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교통 - 버스보다는 택시로 자유로운 여행을!

양곤에서 이동할 때는 그랩(Grab) 택시를 추천한다. 그랩 택시는 별점 평가가 있기 때문에 일반 택시보다 친절하고, 에어컨도 잘 틀어주는 데다 영어로 응대가 되는 택시 기사가 많아서 좀 더 편안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시내버스 버스 요금은 200짯 단일 요금으로, 환승 할인은 따로 없다. 버스에서는 따로 거스름돈을 주지 않기 때문에 미리 200짯을 준비해놓지 않으면 다른 승객에게 돈을 받아야 하는 일이 생긴다. 버스 노선은 미얀마 숫자와 아라비아 숫자를 병기해 놓는데, 같은 노선이라도 경유하는 곳이 다른 버스도 있기 때문에 미얀마 언어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버스보다는 택시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양곤은 다른 동남아시아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오토바이 행렬을 마주할 수 없다. 양곤 시내는 오토바이의 통행을 불허했는데, 오토바이를 대신해서 자전거가 또 다른 교통수단이다.
자전거에 의자를 붙여서 운행하는 이 자전거를 ‘사이카’라 부른다. 사이카는 속도가 느리지만, 골목길을 통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양곤 시내에는 순환 철도가 있는데 대부분 일본에서 도입한 중고 열차로, 버스와 달리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아서 창문과 출입문을 모두 열고 운행한다. 열차 요금은 100짯으로, 버스의 반값이지만 워낙 저속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버스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이 흠이다. 하지만 양곤 외곽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롭게 구경하려면 이보다 더 훌륭한 교통수단은 없다. 단, 기차는 안내방송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구글 지도를 이용해서 내릴 곳이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철길에서 시장으로 변하는 ‘다닝곤역 시장’
  • 미얀마 쌀국수 ‘모힝가’
음식 - 현지 음식 맛보며 양곤 시민처럼 한 달 살기

예전에 비해 양곤에는 큰 쇼핑몰이 많아져서 햇빛이 강한 낮에는 쇼핑몰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또 양곤을 다니다 보면 ‘이런 곳에도 시장이 생길 수 있구나’하고 감탄하는 장소가 많은데 그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기차역에 형성된 시장이다. 우리나라였다면 불법이었을 다닝곤역 내 시장은 여태까지 보지 못한 풍경에 살짝 당황할 수도 있다. 기차가 들어오면 철길이 되었다가, 기차가 지나간 뒤에는 다시 시장으로 바뀌는 모습이 독특하다.
양곤의 골목길에는 숨겨진 시장이 많은 데다 먹을 것이 넘쳐난다. 하지만 음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가급적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게 좋다. 아무래도 길거리 음식이어서 더운 날씨 속에 상할 가능성도 높고, 매연으로 인해 위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슬러시 종류의 차가운 마실 거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미얀마에는 베트남처럼 쌀국수가 유명한데, 그중 가장 흔히 먹을 수 있는 대표 음식은 ‘모힝가’라는 쌀국수다. 생선 육수가 기본 바탕인 이 음식은 어디에서 먹는지에 따라 한 그릇에 한화로 500원에서 3,000원까지 한다. 특유의 향이 있어서 호불호가 강한데,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한편 ‘난지또웃’이라 불리는 비빔면은 우리나라 비빔면의 맛과 비슷해서 쉽게 먹을 수 있다. 또 종종 접할 수 있는 볶음밥류도 대부분 2,000원 내외로 싼 편이다. 그리고 미얀마 국호 자체가 브랜드인 맥주가 있다. 술을 파는 식당이라면 어느 곳이든 ‘미얀마 맥주(Myanmar beer)’를 만날 수 있다. 만일 현지 음식이 맞지 않는다면, 호텔 뷔페나 쇼핑몰의 체인 식당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 수행하는 양곤 시민
  • 미얀마의 상징 ‘쉐다곤 파고다’ 불탑
문화 - 일상에서 접하는 불교문화

양곤의 새벽은 스님들의 탁발 행렬부터 시작된다. 마을 주민들은 스님들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조금씩 스님들께 퍼드리며 공덕을 쌓는다.
양곤에서 열리는 ‘띤잔 축제’는 꽤 독특하다. 한 해 동안 있었던 나쁜 것들을 물로 씻어낸다는 의미가 있는 이 축제 기간(4월 둘째 주)에 외출한다는 것은 곧 물벼락을 맞겠다는 것과 같다. 골목길부터 큰 도로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서로 물을 뿌리고 물을 맞으며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양곤을 상징하는 랜드 마크는 ‘쉐다곤 파고다’로, 미얀마어로 ‘쉐(Shwe)’는 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곤’은 예전의 양곤을 부르던 이름으로, ‘금으로 된 사원’이라는 의미다. 파고다(불탑)는 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었는데 낮에는 햇살에 비치는 모습이, 밤에는 조명에 비치는 모습이 각각 그 아름다움이 달라서 낮과 밤 모두 봐야 제대로 구경했다고 할 수 있다.
양곤에서 조금 멀리 떨어졌지만, 미얀마인이 가고 싶어하는 버킷리스트 1순위인 ‘짜익티요 파고다’ 역시 꼭 가봐야 할 명소다. 우리나라 울산바위처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는 탑의 모습을 보면 경건함이 느껴진다. 최근에 짜익티요 파고다에는 미얀마 최초의 케이블카도 설치되어서 더욱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 그밖에 다양한 불교 유적이 양곤에 온 관광객을 반기고, 불교 유적 외에는 양곤 한복판에 자리한 ‘인야 호수’와 ‘깐도지 호수’도 훌륭한 관광 장소로 각광받는다.

미얀마인의 여행 버킷리스트 1순위 ‘짜익티요 파고다’
tip 양곤 생활 꿀팁
• 양곤은 날씨도 덥지만, 우기 때는 맑았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잦다. 일단 숙소를 나설 때 반드시 선글라스와 우산을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우산은 비는 물론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기 때문에 이보다 유용한 물건은 없다.
• 우리나라에서 어르신 앞에서 모자를 벗는 것이 예의이듯, 미얀마에서는 맨발로 다가가는 것이 예의다. 그래서 파고다에는 신발과 양말을 벗으라는 주의 문구가 붙어 있다. 아무래도 맨바닥을 걷다가 다시 신발을 신으면 찝찝할 수 있기에, 파고다를 관람할 때는 물티슈를 꼭 챙겨야 한다. 일부 파고다는 입장료를 내면 물티슈를 주는 곳도 있다.
• 양곤 식당에는 휴지가 있지만, 질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개인 티슈를 갖고 다니는 것이 좋다. 식당에서 물을 마실 때는 가급적 따뜻한 차를 마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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