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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트렌드 경제

2021년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경제 트렌드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 것이 있고,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이 있다. 코로나19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충격은 여실히 드리워졌다. 월세를 못 내는 자영업자의 눈물은, 직업을 잃은 가장의 처진 어깨는, 실적 압박을 견뎌내야 하는 팀장들의 한숨소리는, 수출계약을 줄줄이 취소 당해 재고가 쌓여있는 기업의 곳간은 눈을 감아도 코로나19의 충격을 느껴지게 했다. 대봉쇄로 규명되는 2020년의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충격적인 경제위기의 시간이었다.
  • 글. 김광석(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 실장은 서울대학교 대학원 재학 시절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산업과 기업경영을 연구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경제 전망 및 주요 경제 이슈를 분석하는 선임연구원을 역임했고, 한양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경제학을 강의하면서 후학 양성에 주력해 왔다. 현재 삼정KPMG 경제연구원의 수석연구원 및 한국경제산업연구원의 경제연구실장으로서 실물경제 분석과 경제정책 자문을 하고 있다. 「똑똑! 트렌드 경제」는 경제전문가가 들려주는 알기 쉽고 유익한 경제 소식을 전하는 코너입니다.

2021년 세계경제는?

2021년 세계경제는 ‘이탈점(Point of Exit)’이다. 필자는 신간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을 통해 2021년은 2020년의 경제 충격을 딛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2021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5.2%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보급되어 조기 안정화될 것을 가정했을 때 기준이지만, 2021년 이내에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을지라도 회복세는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주체들은 2020년 당시와 같은 수준의 공포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며, 경제활동 자체를 멈추기보다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은 경영하고, 소비자들은 소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의할 점 한 가지는 5.2%라는 세계 경제성장률의 의미다.
코로나19 이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약 3.5% 수준이었기 때문에, 평년보다 오히려 호조세를 보이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기저효과(base effect, 경제지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그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에 따른 반등이다. 2008~2009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세계경제가 역성장(–0.07%)한 이후 2010년 5.42% 성장률을 기록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즉, 2021년에 회복은 하지만 숫자만큼 뚜렷한 회복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취업자 증감 등과 같은 거시지표들이 ‘수치상으로는’ 좋아 보이는데 체감경제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을 것이다.

뉴노멀 시대가 온다

2021년 세계경제는 구조적으로도 ‘이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경제구조, 경제규칙, 경영방식에서 이탈해 전혀 달라진 패러다임이 전개될 것이다.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 시대다. 새로운 것이 표준이 되고 평범한 것이 된다.

첫째, 가장 주목해야 할 세계 경제 이슈는 ‘바이드노믹스’다. 트럼프라는 터널을 빠져나와 바이든이라는 새로운 길에서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자유무역주의자 바이든의 등장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며, 달러 약세를 이끄는 등 자본이 공격적 자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전개될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방향성도 재편될 것이다. 세계 주요국들과 우방국들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WTO, UN 등과 같은 국제기구들을 활용해 중국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가 나타날 것이다.

둘째, 구조적 변화는 글로벌 벨류 체인(Global Value Chain, 이하 ‘GVC’) 상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해지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리쇼어링 정책(기업의 국내 복귀를 뜻하는 것으로,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국외로 생산기지를 옮겼던 기업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을 추진함에 따라 이미 제조업 회귀현상이 전개되어 왔다. 2020년 국내 주력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부품의 공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중국, 미국, 유럽 등). 코로나19 사태는 GVC 상의 일부 부문을 해외에 의존하기보다 자국에 집중하는 현상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셋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환경으로의 변화가 가파르게 진전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앞당겨 놓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축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핵심축이 ‘전통산업 → ICT 제조 → ICT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든 변화가 코로나19로 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코로나19가 경제주체들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요구를 폭발시켰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요 산업들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넷째, 언택트 뉴노멀(Untact Newnormal)이라는 새로운 표준이 등장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편화됨에 따라 온라인 쇼핑과 게임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다. 과거 비대면 서비스는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반강제적으로’ 소비자 전체로 확산됐다.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결제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온라인 교육 및 화상회의가 도입되면서 ZOOM과 같은 플랫폼 사용자가 급증했다.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키오스크(Kiosk, 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가 빠른 속도로 보급됨에 따라 판매원 등을 만나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대면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

다섯째, 완화의 시대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미국, 유로존,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2020년 코로나19의 충격을 상쇄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단행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 들어 코로나19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안정화되고 있지만, 2차 대유행을 염두에 두고 있고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기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의 충격을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에 각국은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하는 시점까지 지금과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이탈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한 해의 경제 트렌드를 작은 지면에 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2020년의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는 2021년이 온다. 코로나19 이후 2021년 경제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먼저 살펴보고, ‘나’에게 어떤 기회들과 어떤 위협요인들이 있는지를 점검하면서 준비된 ‘나’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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