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35] Be Myself

경험과 학습으로 더 깊게,
넓게 키워가는 안목

학습의 단계를 성실하게 거치지 않은 고수는 없다. 자기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가로 성장하려면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통해 안목을 키워야 한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경험이 새로운 상황과 만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되고,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은 값진 자산이 된다. 그래서 경험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다.
  • 글. 강일수(두디스코칭 대표)

아는 만큼 볼 수 있다

차를 몰고 가던 한 남자가 도랑물을 만났다. 물의 깊이를 몰라 망설이던 남자는 옆에 있던 한 아이에게 물었다.
“얘야, 저 도랑이 깊니?”
“아뇨, 아주 얕아요.”
남자는 아이의 말을 믿고 그대로 차를 몰았다. 그러나 차는 물에 들어가자마자 깊이 빠져 버리고 말았다. 겨우 물에서 나온 남자는 아이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야 이놈아! 깊지 않다더니 내 차가 통째로 가라앉았잖아! 네가 지금 어른을 놀리냐?”
그러자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어? 이상하다. 아까는 오리들 가슴 정도밖에 물이 안 찼는데….”
삶의 현장에서는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의외로 많이 벌어진다. 자기 눈을 의심할 정도로 믿음에 배신당하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기 때문이고, 아는 만큼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목’이 필요하다.

안목, 전문성을 높여가는 키워드

장맛 하나도 장을 담그는 원료와 공정, 온도, 환경에 따라서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전문가란 그 미세한 차이를 아는 사람이다. 품질의 ‘다름’과 ‘나음’을 잘 알고 있다. 맛의 차이가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 맛을 달라지게 할 수 있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더 나은 가치로 개선할 수 있다. 전문성의 핵심은 곧 ‘안목’이다. 초보는 이 안목이 없어서 절대로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초보는 현상에만 시선을 빼앗겨 본질을 보지 못한다. 품질의 미세한 차이를 분별하는 능력도 부족하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다.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적절한 해법도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는 능력

오래전 EBS 프로그램 「다큐-10」에서는 ‘도전! 클래식 스타 - 최후의 승자’라는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음악학교에 입소한 1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길거리 연주와 같은 담력 훈련과 개인 교습을 실시하고, 일주일 단위로 테스트를 하여 2명씩 탈락시키면서 마지막으로 세 명을 선정한 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독주 콘서트를 통해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중간중간 탈락자를 가려내는 심사위원들의 회의였다. 그 들은 매주 성장해가는 연주자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며 심사를 진행했다. 일주일 동안의 연습으로 연주 실력이 얼마만큼 성장해 가는지, 독주할 때는 자기만의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다른 악기와 협연할 때는 어떻게 조율하며 하모니를 이루어 가는지, 연주자의 태도와 미세한 소리의 변화를 보면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최후의 승자를 가려냈다. 심사위원들의 안목과 전문성은 확실히 남달랐다. 음악은 물론, 사람에 대한 이해에 깊이가 있었다. 특히,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통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읽어내는 능력이 돋보였다.

볼 수 있으면 할 수 있다

덴마크 저널리스트인 마르쿠스 베른센은 “세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세계의 복잡한 사안들을 분석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한다면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실천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자기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가로 성장하려면 경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안목을 키워야 한다.
첫째, 품질의 미세한 차이를 보는 능력이다. 아주 미세한 차이일지라도 무엇이 어떻게 다르고, 어떤 측면에서 더 좋고, 더 나은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민감하게 접근할 때 가능해진다.
둘째,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내는 능력이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를 알아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은 무엇이고, 그 현상을 발생시킨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복합적인 인과관계 속에서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내는 능력을 함양하려면 ‘5-why 기법(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연속적(최소한 5회)으로 질문(“왜?”)하여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는 데 사용되는 문제 해결 기법)’을 활용하며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셋째,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현실적인 제약과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해결책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 현실에 맞는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제를 제기한 상대와의 대화다. 실제로 우리는 대화를 통해 상대의 심리를 알 수 있고, 훨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처럼 좋은 안목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경험이 오래 쌓여야 비로소 좋은 안목을 갖추게 된다. 꾸준히 훈련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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