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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티처 & 티처

소통과 교감으로
키워가는 가족애

한 해 중 가장 좋은 날씨, 그리고 서로를 챙겨주고, 배려해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계절. 5월이다. 5월에는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다양한 기념일이 많은 만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가족 간 결속력을 단단히 하여 강한 유대를 만들어 가는 건 어떨까.
  • 글. 김동철(‘김동철심리케어’ 원장, 심리학 박사)

단순한 가족관계, 단단히 이어지고 있나요?

가족이라는 관계는 단순해서 불필요한 겉치레가 필요 없을 뿐더러 허물없이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다. 또 가족의 구성원은 ‘낳아서 키우는 사람(부모)’과 ‘태어나서 자라는 사람(자녀)’으로, 생물학적으로는 단순한 관계로 구성돼있다. 그러나 살다 보면 마냥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부모라면 잘 알 것이다.
특히, 다양한 사회 속의 인간관계보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훨씬 더 복잡하고, 감성적·이론적 접근을 동시에 풀어가야 하는 과정들로 인해 더 어렵게 느껴진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식을 낳아 잘 키우는 것은 녹록지 않다. 더불어 부모가 되는 것 역시 만만한 일이 아니다. 옛 인생 선배들의 말처럼, ‘잘 낳아서 잘 자라만 주어도 인생은 성공했다’라는 표현은 부모가 되면 크게 공감하게 된다.

가족 간 교감, 소통에 답이 있다

본래 인간은 강박적일 만큼 자신 위주로 다양한 정보를 알아가려는 호기심이 크고, 그중 최상의 것들을 자신의 행복에 맞추려는 강한 의지도 있다. 때문에 상대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요청을 관철하려는 다양한 소통 방식을 택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토론과 이해, 결렬과 성공의 다양한 결과를 맛보며 순응하거나 반발하며 사회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는 가족이라는 혈연과 가족애를 담보로 합리적이지 않은 요청이나 희생을 강요하기도 한다. 가령, 일반적인 사회관계와 달리,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갈등을 불러 일으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복잡 미묘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가족애’라는 믿음으로 극복해 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이를 간과하여 속 깊은 감정이 하나씩 쌓여 마음의 응어리가 되기도 한다. 또 부모나 자녀 사이에서 이렇다 할 소통이나 특별한 애정과 존중 없이 무덤덤한 관계로 지속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매일같이 함께 얼굴을 보고 밥을 먹고, 습관까지 서로 다 안다고 해서 그 관계가 돈독하다고 볼 수 만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과 서로의 습관에 따른 교감은 가족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문화는 결국 자녀에게 학습되어 자녀의 철학이나 가치관으로 정착된다. 따라서 부모가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 존중을 기반으로 하여 집안 분위기를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더 깊게, 더 자주 교감할 때 깊어지는 가족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다 보니 우울함을 느끼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 정해진 생활습관이 깨지고 심리적·육체적으로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져 자녀의 짜증 빈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사랑보다 더 큰 공감의 과정이 필요하다. 가족애를 드높이기 위해 부모가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부모와 관련된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부모의 과거 이야기나 현재 사건이 된 이야기를 자녀와 함께 풀어 가면 더 좋다. 보통 우울감으로 신경성 문제가 생길 때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켜 예민한 부분을 상쇄해주면 효과가 있는데, 부모가 주제가 되는 이야기는 자신의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부모에 대한 새로운 환경을 제시해 주는 과정이 되기 때문에 자녀들이 심리적으로 집중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사랑의 다른 언어는 공감이며 이것은 가족 간의 대화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현재 진행하는 일을 잠시 놓고 쉴 수 있도록 즐거운 미션을 만들어 준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었거나 지속적인 우울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졌다면, 학습능력이 저하되고, 움직임이 느려지는 무기력증을 동반한다. 이럴 때 예상치 못한 미션(특이한 요리해보기, 밤을 새우고 새벽 어시장 가 보기, 반려나무 심어보기 등)을 만들어 준다면 새로운 일에 대한 창의적 발상과 목표가 설정되어 다양한 심리적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
셋째, 자녀와 일대일 데이트를 하자. 가족 교감을 형성해 주면 다양한 심리적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데이트라고 해서 꼭 거창한 것은 아니다. 자녀와 함께 햄버거를 먹거나 좋아하는 카페에서 음료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또 일대일로 여행을 가는 것도 추천하는데, 가까운 곳에서 하루를 즐기다 보면 밀접 교감이 좋아져 연대가 형성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부모, 자녀의 긍정적 교감 기억이 살아나 심리적 위안과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다. 모든 가족이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함께 있음이 불편해지고 서로를 할퀴며 상처를 덧내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가족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을 살아간다. 가족의 정의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하지 않다.
가족은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하다.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고, 한 번 더 서로를 배려하는 오늘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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