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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티처 & 티처

성별 아닌 기질에 따라 달라져야 할 자녀교육 노하우

아들은 몸으로 놀아주고,
딸은 말로 놀아줘라?

육아에 관해서 간혹 ‘아들은 몸으로 놀아주고, 딸은 말로 놀아주라’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은 남자고 결국 몸으로 노는 것이 당연하듯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누구든 들으면 의심 없이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딸 역시 남자아이들처럼 활동적이며 분주하게 놀기보다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감성적 놀이를 하는 것이 보편적인 행동이라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인식 각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녀의 성별이 아닌 기질에 따라 양육이 달라진다.
  • 글. 김동철(심리학 박사)

올바른 양육 정보 그리고 조심해야 하는 정보 각인

보통, 엄마의 경우 그동안 많은 양육의 경험 속에 자신도 모르게 양육 도사가 되기도 했거니와 양육에 대한 정보 역시 전문가 뺨치는 정보 탐독 능력자이기도 하니, 거의 모든 정보에 대하여서 ‘척하면 착’이 될 정도라는 건 엄마 스스로도 느낄 것이다. 더불어 저명한 양육 전문가의 말 중 자신이 생각하고 실천했던 양육 행동이 딱 떨어지게 맞는다면 부모는 자신도 모르게 으쓱한 어깨를 뽐내며 주변 엄마들에게 의기양양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아이와 옆집 아이가 다르고, 나의 아이라도 첫째와 둘째가 다를 것이고, 같은 성별 혹은 다른 성별의 남매, 자매들도 또한 다를 것인데 하물며 일란성 쌍둥이라도 그들 각자 인성, 성격, 기질이 다르니 어떻게 몇 가지의 선택된 양육 정보와 이론으로 우리 아이를 케어할 수 있을까?
당연히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동 발달, 아동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부모의 양육 패턴을 두고 양육 정보 각인에서 오는 지적오류라 말한다. 보편적인 정보를 마치 자신의 맞춤 정보로 인식하고 자신이 느꼈던 생각이 주변 전문가들과 비슷한 공감을 얻어낸다면 정보 확증의 심리가 발동되어 아이의 기질, 성향, 부모의 환경 등 양육에 꼭 필요로 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이 무조건 맞다고 우기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의 다양성은 무시당하고 양육자는 머릿속에 정해 놓은 정보 각인은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철옹성이 되는 것이다.
아동 심리, 발달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육자들의 오류가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과잉양육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하려다 보면 자신도 그 틀에 갇혀버려 많은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한다고 믿고 있지만 정보의 홍수는 정작 눈앞에 있는 자신의 아이는 이해하지도, 분석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지적 오류에 갇힌다고 말한다.

관찰 일지를 통해 자녀의 기질을 분석하라

정답은 그저 평범하고, 단순하며, 고작 그것이라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놓치는 것이 너무 단순하고, 그저 쉬운 것이기에 그렇게 쉽게 신경을 못 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양육은 절대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영유아 아이들의 발달 과정은 순식간 지나칠 수 있는 것이며 그 순간으로 아이의 지능은 물론, 기질 성향까지도 놀랍도록 변형될 수 있으니 부모는 차분하고 명확하게 자녀의 정보를 활용해 나의 아이에게 올바르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자녀의 성향과 기질을 엄마 자신이 분석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자녀의 분석을 어려울 것이라 생각 말고, 3주 정도 관찰 일지를 써보면 좋다. 마치 아기 수첩을 쓰는 것처럼. 다 쓴 일지를 전문가에게 분석 의뢰하면 좋겠지만, 양육자가 분석해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니 차분히 정리해 보면 된다.

자녀의 성향과 기질 분석을 위한 체크리스트
첫째, 가장 큰 틀인 아이가 외향적인지, 내성적인지를 체크해본다. 성향에 따라 아빠의 역할 엄마의 역할이 어디에 더 집중해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말을 잘하고 잘 경청하는 아이인지, 아닌지를 체크해 본다. (소통)
셋째, 민감한지, 아닌지를 체크해 본다. (민감성)
넷째, 품행과 예절을 지키려 하는지, 아닌지를 체크해 본다. (대인관계, 인성)
다섯째, 공감 능력이 많은지, 적은지를 체크해 본다. (공감 능력)
여섯째,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지, 사람들을 좋아하는지를 체크해 본다. (특정 공포, 거부감)
일곱째, 학습(호기심)에 관심이 많은지, 아닌지를 체크해 본다. (학습력, 호기심)
여덟째, 근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체크해 본다. (근면성)
아홉째, 식욕이 좋은지, 편식이 심한지를 체크해 본다. (민감성, 건강)
열째, 양육자 자신에 대한 명확한 양육 태도를 분석해 본다. (주 양육자의 우울도, 불안도, 과잉양육, 스트레스)

위의 내용처럼 분석을 하다 보면, 자녀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설령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인식이 확인되어 더 나은 방향으로 양육 정보를 찾아가게 된다. 또한 생각으로 그쳤던 아이의 분석 정보가 이론적인 텍스트로 눈에 보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를 더욱 이해하려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모 자신의 분석을 통해 자신의 양육 태도를 체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세트가 될 수 있다. 양육은 당연히 어렵다. 그리고 노력이 드는 일이다. 양육일지는 자녀 맞춤 정보에 한 번 더 귀 기울이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기질, 성향, 다름을 인정하는 부모로 나아가기

‘아들은 몸으로 놀아주고, 딸은 말로 놀아줘라?’ 이 말은 틀린 말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아들이든 딸이든 몸으로 놀아주는 시기와 말 등을 통한 감성으로 놀아주는 시기, 그리고 대화를 중심으로 조직과 사회, 규율을 알려주는 학습 소통의 발달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무조건 아들은 몸으로, 딸은 말로가 아닌 남, 여를 떠나 기질과 성향, 다름을 인정하고, 이분법적으로 나눠진 선택의 양육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동적인 역동성과 감수성이 함께 존재하는 생명체이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이러한 모든 것을 순수하고 역동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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