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행복찾기
제16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아름다운 가을날,
JAZZY하게 소풍 갈까?

지난 10월 5일, 자라섬에서는 열여섯 번째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누적 관객 200만 명에 달하는 이 유서 깊은 음악축제에 공제회 회원 및 가족 2,000명을 초대, 깊어가는 가을날 재즈를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했다. 그 축제의 현장을 지상 중계한다.
  • 글. 이경희
  • 사진. 김도형

재즈 속에서 만나는 지역사회와의 공생

재즈라는 음악이 익숙지 않았던 2004년, 가평군에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재즈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모두를 위한 나들이, 소풍 같은 축제를 지향하겠다는 것이 그 취지였다. 그렇게 시작했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첫해에 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2013년에는 무려 27만 명의 관객이 찾아들면서 국내외에서 인정하는 초대형 재즈음악축제로 온전히 자리를 잡았다.
10월 5일, 16번째 개최되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의 두 번째 날. 오늘은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 초대한 회원들이 공연을 즐기러 오는 날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초입부터 밀려드는 차와 인파를 뚫고 한국교직원공제회 부스에 도착하니 일찌감치 회원들을 맞을 준비를 마친 공제회 직원들이 모습이 보인다. 오는 회원들을 기쁘게 맞는 이곳에는 예쁘게 포장된 수제 살구 음료가 한가득 놓여있다. 가족 단위 회원들이 많이 오는 만큼 커피나 차가 아닌, 달콤한 음료를 준비한 것이다.
“이번에 공제회에서 준비한 수제음료는 이곳 가평군 협동조합에서 직접 주문한 것입니다. 지역 특산물을 이용함으로써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상생 운동에 동참한 거죠. 오늘 회원들에게 드릴 ‘살구담따’는 이곳 가평군에서 나는 살구를 이용해 가평군 협동조합에서 직접 만든 거예요.” 회원복지부의 오진봉 팀장이 설명해준다.
한국교직원공제회 팔찌를 손목에 감은 회원들이 끊이지 않고 부스로 찾아온다. 아침부터 시작된 빗줄기가 꽤 굵었음에도 우산에 우비로 단단히 중무장한 회원들의 표정은 싱글벙글, 비 따위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얼굴이다. 캐리어부터 왜건까지 다양한 짐을 싣고 온 모습을 보니 음악은 물론, 분위기, 맛까지 즐기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속초, 대전 등 지방에서 올라온 회원들의 숫자도 꽤 된다고 공제회 직원이 살짝 귀띔해준다.

가장 행복한 음악 소풍

올해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열렸다. 자라섬 캠핑장 입구와 캠핑장 내 다목적 운동장에서는 무료 공연이 열리고, 안쪽에 자리 잡은 재즈 아일랜드와 중도무대에서는 유료 공연이 열리는 것. 부담 없이 재즈를 즐기고픈 나들이 관객들은 무료 공연장을 이용하고 재즈 뮤지션들의 음악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관객들은 안쪽으로 이동하면 된다.
다행스럽게도 온종일 내릴 것 같은 비가 그쳤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기업 홍보부스에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도 더욱 커졌다. 유료 공연장을 오픈할 시간이 다가오자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의 줄이 점점 길어진다.
마침내 오후 2시 30분. 재즈 아일랜드가 그 문을 열고 사람들이 환호성과 박수를 치며 입장을 시작했다. 먹을거리 판매와 이벤트를 위한 천막들이 줄지어 늘어서 축제의 분위기를 돋우는 가운데 관객들 모두가 뛰다시피 걷기 시작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눈치작전이다. 돗자리를 깐 관객들이 각자의 짐에서 꺼내는 품목을 보자 입이 절로 벌어진다. 등받이 의자, 간이테이블, 과일, 와인, 맥주, 도시락, 치킨, 치즈 등 물품이 끝없이 나온다. 가을 강바람을 막기 위한 담요와 패딩, 핫팩 등 준비물을 보아하니 한두 해 참석한 스킬들이 아니다. 실제로 바로 옆 커플 관객에게 물어보니 “5년째 참석하고 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들 한가롭게 먹고 마시며 공연을 기다렸다. 비 때문에 리허설이 늦어졌지만 재촉하는 사람도 없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다. 그저 여유롭게 주어진 시간을 즐길 뿐이다.

잊지 못할 가을밤의 자라섬이 될 거예요

오늘 라인업은 재즈 마니아라면 꼭 와보고 싶을 만큼 화려한 면면을 자랑했다. 티네케 포스트마 그룹 ‘프레야’, 오마르 소사 콰르테토 아프로 쿠바노, 매튜 휘태커 퀄텟, 더 대니쉬 라디오 빅밴드 & 마릴린 마주르 등이 바로 오늘 무대에 설 팀들이다.
티네케 포스트마 그룹 ‘프레야’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재즈 아티스트로 영국 가디언지로부터 ‘포스트–밥의 천재’라는 평가를 받은 명성만큼 수준 높은 색소폰 실력을 선보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축제에 초대를 받아서 기쁘다. 너무 멋지다”라는 감탄사를 감추지 못한 티네케 포스트마의 진심 어린 인사에 관객들 또한 큰 박수를 보냈다.
관객들이 가장 뜨거운 호응을 보인 것은 오마르 소사 콰르테토 아프로 쿠바노 팀이었다. 오마르 소사는 작곡은 물론 연주, 특유의 춤사위까지 아프리카 고유의 리듬과 흥을 실어 연주하는 재즈 아티스트. 꾸밈없는 흥겨운 몸짓과 음악으로 관객들을 내내 환호하게 하더니 보기 드문 앙코르 함성까지 끌어낸 뮤지션이었다. 우리의 장단과 일맥상통하는 듯한 라틴재즈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18살의 천재 재즈 피아니스트 매튜 휘테커 퀄텟 역시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큰 박수를 받았는데 시각장애인으로서 음악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감동으로 인해 관객들로부터 더욱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 중간마다 재미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영상으로 계속 보여준 자라댄스 자랑시간을 관객들로 하여금 직접 춰보게 하는 시간을 가지는가 하면, 페스티벌 총감독이 직접 무대로 올라와 페스티벌 포스터 제작자를 소개하며 생일축하 노래를 유도하기도 한 것.
모두가 웃고 즐긴 여흥시간이었다. 어둠이 완전히 내리고 관객들의 테이블 위에 하나 둘, 각자 가져온 전등을 켠 시간. 오늘의 마지막 무대는 더 대니쉬 라디오 빅밴드와 퍼커션의 마릴린 마주르가 맡았다. 1964년에 결성, 올해로 55주년을 맞이한 이 밴드는 관록과 힘이 넘치는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화려한 대미를 장식했다. 실력파 재즈 뮤지션들의 탄탄한 연주와 재즈가 가진 즉흥적인 아름다움, 마치 소풍을 나온듯한 즐거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오늘 하루. 한국교직원공제회 회원들에게 올가을, 가장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으리라 확신한다.

Mini Interview

  •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이 함께하길”
    오진봉(회원복지부 문화복지팀장)

    이번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초대 이벤트에는 무려 7,000명의 신청자가 몰려 7: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지난 2017년 회원 초대 당시 만족도와 호응이 워낙 컸기 때문에 올해도 역시 우리 회원님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리라 생각합니다. 태풍 소식에도 참석해주신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회원 여러분들을 위해 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겠습니다.

  • “아주 특별한
    가을날의 추억”
    박찬은 회원(세브란스병원 간호사), 김미래(친구)

    공제회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이번 이벤트를 발견하고 응모를 했어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한 번쯤 꼭 와보고 싶었던 페스티벌이었는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얻어 처음으로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오는 도중에 비가 내려서 당황스럽긴 했는데 상관없이 아주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뜻밖의 초대에
    행복 가득”
    장서영 회원(청평중 교사)

    이 근처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는 와볼 생각을 못 했어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응모했는데 뜻밖에도 초대를 받아서 정말 기쁩니다. 비가 오더라도 무조건 참석한다고 생각하고 달려왔어요.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 회원들을 위한 문화 행사를 자주 열어주시는 데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즐기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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