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PPED LEARNING
오늘, 생각하기
The–K 스페셜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➑

인공지능(AI) 교실에서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4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인공지능 환경의 교실 혁명이 시작됐지만, 근본적인 교육 목표를 달성하려면 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식을 축적할 때, 또 수많은 학습 알고리즘 가운데 학생들이 직면한 학습 단계별 문제 해결의 조언도 필요하다. 즉, 교사는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게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식의 축적에 인공지능이 수반되었다면, 전인격(소통·배려·협업능력) 수업에는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교사의 역할이 요구되듯, 결국엔 인공지능과 교사의 상생이 이뤄져야 한다.
  • 글. 정혜진(단국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 강의전담조교수)
「The–K 스페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큰 흐름에 따른 교육 변화와 다양한 교육방식에 대해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인공지능과 함께 변화되는 세상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소프트웨어(SW)’라는 단어를 들으면 거부감이 먼저 생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다.
음료와 간단한 과자를 구입하기 위한 자판기나 위치를 이동하기 위한 엘리베이터, 그리고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에도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소프트웨어란 컴퓨터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한 명령어의 집합이다. 내비게이션은 목적지를 선택하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 실시간으로 길을 알려주는 명령어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일종의 도구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 집, 직장, 여가 등과 같은 생활의 전반에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다.
음식점에서는 사람이 아닌 기계(키오스크, 무인 정보 단말기)가 주문을 받는다. 음식점의 업주는 주문을 받기 위한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고, 고객은 직접 주문을 할 수 있어 주문이 잘못될 확률이 줄어든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소프트웨어에서 인공지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인공으로 만든 지능이란 뜻이다. 인간이 컴퓨터 시스템에 데이터를 입력하고 입력된 데이터는 가공되어 새로운 지능이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안녕 스피커! 나 오늘 우울한데 ‘아무 노래’ 틀어줘!”라고 스피커에 이야기했을 때,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가 실행되는 것은 인공지능이 아니다.
스피커가 사용자가 자주 실행했던 노래 중에서 골라 실행한다. 이것이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구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한다.
스피커는 음성으로 입력된 데이터를 축적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일부인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라는 결과가 도출되고, 도출된 결과를 실행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기술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까지 포함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사회와 산업 구조의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사회와 산업의 전체를 바꾸는 동력이 된다.

DESIGN THINKING
인공지능으로부터 살아남기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상을 더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우리는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사람들은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더라도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둑과 같이 고차원의 경우의 수를 가질 경우 연산의 복잡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에서 알파고가 승리했다. 이것은 마치 기계와 인간의 싸움에서 인간이 패배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의 혁신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도와주고 있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미래직업 보고서」에서는 지금부터 2022년 사이에 약 7,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을 예측했다.
과거의 산업화 과정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가 대체했다면, 이제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기계가 대체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아주 먼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미 현실 속에서 많은 것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더 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는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현재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대부분 내용을 얼마나 잘 암기하고 있는지만을 평가한다. 시험을 보고 나면 뒤돌아서 잊어버리는 지식 말이다. 앞으로 이런 지식은 필요가 없게 된다. 단순 지식만 습득하는 것은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따라서 사람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은 학습된 데이터와 정해진 알고리즘에 의해서만 작동한다. 또한, 바둑을 학습한 알파고는 영화를 추천하거나, 언어를 번역하는 업무는 할 수 없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창조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상황들을 예측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사회와 산업에서 존재하는 문제들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지만 해결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의 업무를 인공지능이 모두 대체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컴퓨터는 놀랍게 빠르고, 정확하지만 대단히 멍청하다. 사람은 놀랍게 느리고, 부정확하지만 대단히 똑똑하다. 이 둘이 힘을 합치면 상상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공지능과 사람은 상호배척이 아닌 상호 협력 관계라는 말이다.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교사의 역할

기술은 빨리 발전하고, 그에 발맞추어 세상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금 시대의 경험은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필요 없는 것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기권의 D 대학에서는 2017년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필수 SW 교양교육인 ‘창의적 사고와 코딩’, ‘대학 기초 SW 입문’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창의적 사고와 코딩 수업에서는 소프트웨어(코딩)를 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이 교과에서는 스탠퍼드 대학의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활용하는 창의적인 전략)’을 기반으로 창의적 사고를 확산하는 과정을 연습한다. 소프트웨어는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도구로 사용될 뿐이다.
수업은 공감, 문제 정의, 아이디어 만들기, 모형 제작, 테스트의 과정을 거쳐 순차적, 반복적으로 진행되며, 각각의 과정은 상호간에 피드백을 통해 진행된다. 수업은 팀 활동으로 진행되며, 교사는 각 단계에 해당되는 활동을 팀원에게 제시한다. 학습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자신의 생각을 확장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렵거나 도움이 필요한 내용은 교사에게 질문을 하고, 교사는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애초에 문제 해결을 위한 완벽한 정답은 없다. 이러한 방식의 수업은 학생들의 자율성을 높이고, 팀워크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며,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지식을 축적하는 것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교사는 인공지능이 절대 따라 올 수 없는 분야를 찾아야만 한다. 인간이 기계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으면서, 기계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인공지능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 스스로가 문제를 찾고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 ‘학습 코치’, ‘경험 많은 멘토’,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MACHINE LEARNING
앞으로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인공지능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 스스로가 문제를 찾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 ‘학습 코치’, ‘경험 많은 멘토’,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화성에서 온 인공지능, 지구에서 온 인간

초대형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는 화성과 금성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남녀는 인간이란 면은 같지만,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것처럼 다른 사고방식을 가졌음을 이야기한다. 인공지능과 인간은 같은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높은 지적 수준을 요구하거나, 단순히 반복하는 노동력을 요구하는 일에, 인간은 창의적인 사고를 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숙하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력하게 되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면 둘은 절대로 협력할 수 없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도 인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화성에서 온 최신의 인공지능과 지구에서 살고 있는 인간이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 ‘인간 교사’의 노력이 더욱 절실해질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력한다면 더 나은 교육 환경이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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