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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리포트

인턴 학습과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하는
미국의 ‘메트스쿨’

수업도 없고 성적 등급도 매기지 않지만, 학교 졸업률은 95%로 최상위 수준을 유지한다. 또한 졸업생의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교가 있으니, 바로 미국의 ‘메트스쿨’이다. 인턴십 활동과 자기주도 학습 병행을 통해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게 배려하는 메트스쿨의 즐거운 교육 현장을 살펴본다.
  • 글. 김재춘(영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The–K 리포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교육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세계의 혁신학교 사례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메트스쿨, 누가 무엇을 위해 만들었나?

미국 북동부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주에 있는 ‘메트스쿨’은 학업 중단, 갱 가입, 학교 폭력 등의 문제로 얼룩진 로드아일랜드주의 고등학교 교육을 개혁하고자 데니스 리트키(Dennis Littky)가 새로 설립한 학교다.
새로운 학교를 운영할 경영진은 전국 단위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고, 이들은 ‘큰 그림 학습(Big Picture Learning)’의 원리에 따라 학교를 운영한다.
개별학습과 현장 중심 교육을 강조하는 메트스쿨은 졸업률과 대학 진학률에서 놀라운 성과를 창출하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극찬했을 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가 두 차례나 거금을 쾌척해 메트스쿨의 교육 모델을 미국 내외에 널리 확산시키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그 결과, 현재 미국 내외에 약 150개의 학교가 ‘큰 그림 학습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여러 교육 자료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인턴 활동과 자기주도 학습의 병행

메트스쿨은 무엇보다도 ‘실제 삶 속에서의 배움’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인턴을 통해 관심 있는 분야 학습하기(learning through interests and internships)’를 교육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 학생은 일주일에 두 차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학교 대신 인턴 장소로 출근하여 온종일 인턴 활동을 한다. 학생은 실제 활동(authentic projects)에 참여하면서 21세기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고, 성인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며,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메트스쿨 학생은 졸업 전에 세 곳 이상에서 인턴 활동을 해야 한다. 인턴 활동은 미용실, 빵집, 자동차정비소, 건축사무실, 방송국, 학교행정실. 변호사 사무실 등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인턴 일지를 작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인턴과 관련한 프로젝트 발표회를 가져야 한다. 메트스쿨에는 일반 학교에서 진행하는 일률적인 수업이 없다. 대신 각 개인의 관심과 열정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한다.
학교에 등교하는 월·수·금요일에는 자기주도 학습이 진행된다. 학생, 학부모, 담임교사, 인턴 멘토가 함께 협의하여 학생 개인의 관심·열정·재능·미래 직업 등 필요에 근거한 ‘개별학습 계획’을 세운다. 학생은 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자기주도 학습으로 보내며, 필요할 경우 일대일 학습이나 소집단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제2의 가족, 담임과 학생으로 이루어진 교육공동체’

메트스쿨은 15명 안팎의 학생들과 한 명의 담임교사로 구성된 독특한 학생 지도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런 담임교사와 학생들은 고등학교 4년간 계속해서 함께 지낸다. 담임교사는 학생의 인턴 활동과 개별화된 학습 계획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가정방문도 하고 학생과 일대일 상담도 한다. 이처럼 담임교사는 학생에게 전공과목을 강의(수업)하기보다는 각 학생의 성장을 돕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그래서 교사 1명과 학생 15명으로 구성된 학생 지도 조직을 학생들은 ‘가정’ 또는 ‘제2의 가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학생의 성장을 위한 ‘참된 교육’을 펼치다

메트스쿨은 ‘대도시 지역 경력 및 기술 센터(Metropolitan Regional Career And Technical Center : MET)’라는 학교 이름 때문에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실업계 학교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메트스쿨은 실업계 고등학교가 아니라 일반 고등학교다.
일반 고등학교 교육의 특징인 경직성과 획일성, 그리고 이로 인한 학생들의 중도 탈락, 갱과 폭력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세운 고등학교다. 다만 이 학교 재학생의 대부분이 멕시코계, 아프리카계, 또는 도심 빈민가 출신 학생 등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관심과 열정에 적합한 교육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실제로 메트스쿨 졸업생의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한다는 점에서 직업학교가 아니라 일반학교임을 알 수 있다.
메트스쿨 설립 및 경영자인 데니스 리트키(Dennis Littky)는 메트스쿨은 학생들이 관심과 열정을 지닌 분야를 자기주도적으로 그리고 인턴을 통해서 학습하며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참된 교육을 수행하고자 하는 일반학교라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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