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The–K 스페셜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⑭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
성장을 이끄는
‘온라인 수업 애티튜드’

글. 강윤주(계원예술대학교 광고·브랜드디자인과 교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지난 1학기, 처음으로 비대면 수업을 할 때만 해도 ‘몇 번 하다 말겠지’라는 생각이었는데 1학기를 마친 뒤, 여름방학이 끝나고 어느새 2학기에 접어 들었는데도 비대면 수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가늠하기 더 어려워진 만큼, 이제는 비대면 수업의 양질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가 놓치기 쉬운 온라인 수업에서의 애티튜드(attitude, 태도)를 한 번쯤 생각해볼 때다. 「The–K 스페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큰 흐름에 따른 교육 변화와 다양한 교육방식에 대해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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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스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The–K 매거진 2020년 7월호(vol.35)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비대면 수업의 양면성

미래형 혁신대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미네르바 스쿨’*은 2014년 설립된 100% 온라인 대학이다. 물리적인 공간인 캠퍼스나 강의실, 도서관이 없고 학생들은 4년간 7개국 도시를 옮겨 다니며 기숙사에서 산학 프로젝트 경험을 쌓는 미네르바 스쿨은 명문학교로 유명한 하버드 대학교나 MIT(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보다 입학하기 힘들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특히 미네르바 스쿨은 실시간 양방향 동영상 교육 플랫폼인 ‘포럼(forum)’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이 구현되어 있다.
우리도 비대면 수업이 비효과적인 게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오프 라인 수업에서는 적극적이고 임기응변이 강한 학생들이 주로 발표하고, 수줍음을 타며 내성적인 학생들의 자발적인 발표는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교수자가 얼마든지 온라인 게시판이나 채팅을 이용해서 학생들이 의견을 개진하 도록 도울 수 있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인원이 20명 정도라면 발표 하고 토론하는 온라인 수업은 더욱 집중이 잘 되는 효과도 있다. AI(인공지능)나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미네르바 스쿨의 포럼처럼 교수자와 학습자의 상호작용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수업의 질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반면에 비대면 수업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학생들은 더 숨기 좋고, 교수자는 작은 화면으로 학생들의 반응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때로는 게임을 하기도 하고, 비디오·오디오를 모두 끈 뒤 다른 걸 해도 통제하기가 어려워져 재미있는 수업은커녕 효과적인 교육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롤플레잉(role playing)’으로 만드는 에너지 넘치는 수업

학생들의 온라인 강의에 대한 만족도와 학습 증진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롤플레잉’, 즉, 교수자와 학습자의 역할을 바꾸는 역할 놀이를 추천해 본다. 수업에 앞서 교수자가 제공한 자료를 사전에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 과제 풀이를 하는 ‘거꾸로 학습(플립 러닝, Flipped Learning)’을 진행하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말을 많이 하고, 교수자는 말하기보다 많이 듣는다. 즉, 수업의 주체자를 바꾸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상호작용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
인간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하는 일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 이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생길 때 흥미가 생기기 마련이다. 학습자의 가슴에 불을 붙이는 일만큼 교수자로서 중요한 애티튜드(태도)가 없다. 대면 수업에서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직접 볼 수는 있었어도, 현장에서 동시에 여러 학생들을 관리하고 지도해야 하다 보니 깊이 있는 교류가 부족할 수도 있다. 반면에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은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개별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도 한다. 또 교수자의 입장에선 표준화된 수업의 개념을 깨고, 학생들의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비대면 수업을 잘 활용하면 교수자와 학습자 간 교류의 질과 양을 모두 잡을 수도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렇게 혁신적이고 헌신하는 교육으로 내용과 방법이 바뀌고, 교육기관의 행정지원이 따르며, 온라인 강의 플랫폼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면 비대면 수업은 우리 교육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게 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Post(~후에)와 COVID(코로나19)의 합성어로, 코로나19가 지나간 이후의 새로운 일상 및 경제적·사회적 변화 등을 말함) 시대는 교육 뿐만이 아니라 재택근무 등 다양한 분야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배워야 할 지식은 시대마다 바뀌고, 학생들에게도 계속 적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과거의 지식만을 외우도록 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지식을 활용해서 자신만의 새로운 지식을 만들게 해야 한다.

ATTITUDE
학습자의 가슴에 불을 붙이는 일만큼 교수자로서 중요한 애티튜드(태도)가 없다.
혁신적이고 헌신하는 교육으로 내용과 방법이 바뀌고,
교육기관의 행정지원이 따르며, 온라인 강의 플랫폼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면 비대면 수업은
우리 교육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게 될 것이다.
모두가 관객이 아닌 주인공이 되자

비대면 수업에서 학습자는 이제까지 수동적으로 수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연극을 구경하는 관객이 아니라 무대 위 주인공처럼 대사도 더 많이, 몸짓도 더 크게 연기해야 한다.
다른 배우가 말할 때도 잘 들어야 한다. 청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게 듣고 있다는 경청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울 때는 대화창에 용건을 남기고, 대기실에서 강의실로 들어오면 밝은 얼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발표할 때는 크고 정확하게 한다. 가능하면 결론부터 말하고, 뒤이어 상세 설명을 하면 집중이 잘 된다. 정확한 존대어와 표준어를 사용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중요하다. 또한, 단정한 차림, 밝은 표정으로 얼굴과 상반신이 화면에 잘 보이도록 바르게 앉는다. 비디오와 오디오 상태를 점검하고, 수업에 방해되는 것들은 정리한 뒤 수업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한 애티튜드다.
하지만 학생들이 갑자기 주연배우처럼 무대를 장악하듯 적극적으로 말하고 토론하기는 쉽지 않다. 아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먼저 물어봐주는 것이 좋다. 즉 어린아이가 처음 말을 떼듯 응수해주고, 그들에게 실수를 다듬을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교수자의 실패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다. 그리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질보다 양으로 말하기 연습을 하게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몇 번 거치면, 학습자들은 ‘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자신감을 느끼게 되고, 수업에 저절로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는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비로소 자신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표현법을 갖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급작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보다 빠른 사고의 전환과 판단력과 함께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물론 온라인 수업에서 어떤 의상을 입고, 어떻게 말하는지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더 중요한 건 충실하게 수업에 임해서 교육의 본질에 접근하려는 온라인 수업의 애티튜드다. 학습자와 교수자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수업에 임하는 애티튜드가 자신의 성장을 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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