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The–K 스페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혁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가? ⑥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힘,
디지털 역량을 키워라

“만약 우리가 조만간 로켓에 과거와 다른 새로운 연료와 내용물을 채우는 작업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로켓은 결코 지상에서 날아오르지 못할 것이다.” 미래학자인 마크 프랜스키(Marc Prensky)의 말이다. 여기서 로켓은 우리 학생들을 의미하고, 새로운 연료 중 하나는 바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힘인 디지털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키워주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글. 김지영(교육 혁신 전문가, 창의적·미래지향적 교육디자인연구소 ‘TLP교육디자인’ 대표)
김지영 박사는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석사,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교육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리노이 주립대 교육 혁신 센터에서 다년간 교육 전문가로 재직하고, 고려대학교 대학교육개발원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수-학습 및 교육 혁신 전문가로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우리나라 중등교육 과정 및 평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고, 숭실대학교에서 베어드교양대학 교육학 전공 교수/교육개발센터 책임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수-학습 및 교육 혁신 분야의 업무를 해왔다. 「The–K 스페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지혜를 나누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위기를 극복해 개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 혁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DIGITAL NATIVE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

개인 컴퓨터, 인터넷, 휴대전화 등을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나 성장해온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칭한다. 빠른 기술의 성장과 함께해온 이 세대들은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세상과 자신을 연결한다. 먼저 「그들이 위험하다-왜 하버드는 디지털 세대를 걱정하는가」라는 책에서 소개한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징을 살펴보자.

- 디지털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경향이 있다.
-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자신을 표현한다.
- 디지털 세계에서 많은 사람과 연결을 맺고 협력한다.
-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에 접근하고, 기존 정보를 재가공한다.
-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지식과 예술 형태를 창조한다.
-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예를 들어, 디지털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경향이 있다는 특징은 현재 많은 부모의 걱정거리 혹은 불만거리일 수 있지만, 다른 특징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다. 디지털 기술은 그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고, 온라인 공간에서 넓은 네트워크를 만들도록 허락하며, 정보를 수집함과 동시에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이 이들에게는 창작, 창업의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전 세대와 다르게 광범위하게 디지털화된 시대에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디지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온라인 수업은 학생들의 관점에서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울 좋은 기회다.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서 자신을 표현해보고,
다른 사람과 협업을 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경험은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꼭 필요한 값진 경험이다.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가치 부여’와 ‘자기 효능감’을 꼽을 수 있다.
적극적이고, 건강한 활용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디지털 역량과 관련해서 학생들은 ‘적극적 활용’과 ‘건강한 활용’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갈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앞으로 다양한 디지털 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재능을 구현하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또한 디지털 공간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학습 공간이 될 것이다.
디지털 공간은 이렇듯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디지털 범죄나 개인정보 유출, 가짜 뉴스와 같은 다양한 위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따라서 교수자로서 우리는 학생들이 학습 및 소통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줌과 동시에 건강하게 디지털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안내해주어야 한다.
건강한 디지털 활용과 관련해서 특히 학생들에게 교육이 필요한 부분은 정보의 비판적 선택과 활용, 사이버 예절, 그리고 절제 있는 미디어 활용이다. 정보에 대한 판단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미디어에서 접한 정보를 그대로 믿고, 의도치 않게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정보의 선택과 활용과 관련해서 학생들이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 판단할 수 있게 도와주고, 선택한 자료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도록 도와주자.
사이버상에서의 소통이 많아지고, 댓글로 인한 사이버 폭력이 큰 사회적인 이슈가 되다 보니 사이버 시민 의식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학생들이 올바른 사이버 시민 의식을 가지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이버상의 예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절제 있는 미디어 활용은 어릴 때부터 습관화되어야 한다. 교수자가 학생들의 미디어 활용을 계속 관찰하며 통제할 수는 없지만, 효율적으로 미디어를 활용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방법들에 대해 안내해 주자.

ONLINE LEARNING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갖게 하는 온라인 수업을 이끌자

온라인 수업은 학생들의 관점에서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울 좋은 기회다.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서 자신을 표현해보고, 다른 사람과 협업을 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경험은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꼭 필요한 값진 경험이다.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가치 부여’와 ‘자기 효능감’을 꼽을 수 있다. 디지털 활용에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자신의 활용 능력에 대해 효능감을 느끼는 것이 디지털 역량 개발에 동기가 된다.
학생들은 온라인 학습에 다양한 미디어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경험을 통해 디지털 활용의 유용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 경험은 디지털 활용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해줄 수 있다. 온라인 수업에서 활동이나 과제를 통해 다양한 도구를 익숙하게 활용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디지털 활용에 대한 효능감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효능감은 수업 및 학습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교수자들이 꼭 고민해야 할 것은 ‘과연 나의 온라인 수업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주고 있는가?’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학생들이 만나는 여러 가지 학습 경험 중에서는 온라인 학습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경험도 있고, 반면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경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온라인 수업에서 어떤 도구를 활용할 것인가의 고민보다 더 중요한 고민은 과연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가지고 가는가이다. 우리 학생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배워야 하는 시대를 살게 될 것이고, 온라인으로 배우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앞으로 적극적인 온라인 학습자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수자인 우리들은 나의 온라인 수업이 학생들에게 디지털 역량을 키울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지, 그들에게 긍정적인 온라인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 늘 성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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