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쉬어가기
더-쉼

동서양의 매력이 공존하는 곳
‘터키 한 달 살기’

터키는 이슬람과 그리스도교의 흔적들이 섞여 있고, 아시아와 유럽 대륙이 이어져 있으며, 현대와 과거의 역사가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독특하고 기이한 자연경관, 수많은 유적,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만남으로 매력이 넘치는 터키를 제대로 만나려면 긴 시간 동안 머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한 달 살기로도 충분히 그 매력에 다가갈 수 있다.
  • . 김지선(「인조이 터키」 저자)
「더–쉼」은 전 세계 각 도시의 한 달 살기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살기는 어렵지만, 그간 「더–쉼」을 통해 힐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답답한 현실 속에서 향후 한 달 살기 여행 계획을 세워볼 수 있어 유용하다며, 지속적인 연재를 요청해주신 많은 독자 의견들을 반영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터키 여행의 중심, 이스탄불

전 세계 35위의 국토 면적을 자랑하는 터키에서 한 달 살기를 위해 어떤 도시를 선택할지 결정할 땐 이스탄불을 떠올린다. 이스탄불은 터키 수도가 아니지만, 여행자들의 수도라고 불릴 만큼 터키를 오가는 관문이자 중심이 된다. 터키의 다른 지역과 교통도 잘 연결되어 있어서, 여러 도시를 함께 여행할 수 있고, 이곳에만 머물러도 이스탄불 자체로 충분히 다양한 매력이 넘쳐 한 달의 시간도 짧게 느껴진다.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적지가 가득한 만큼, 이스탄불은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많다. 볼거리, 맛집, 놀거리가 많으니 그만큼 여행자 물가도 비싸다. 한국보다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편인데도, 관광객들이 많은 지역은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무리 현지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 해도,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면 하루 식비를 최소 2~3만 원 잡는 것이 좋다. 교통비의 경우 매번 티켓을 구입하는 것보다 충전식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환승 할인이 되어 저렴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터키에서 긴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 현지인처럼 생활하며 이스탄불의 진짜 모습을 편안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장사하는 사람이나 레스토랑 주인들도 두 번 이상 만나면 ‘my friend’라고 하며 친구니까 할인, 외상을 해준다는 등 다양한 호의를 받게 된다. 특별한 장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이스탄불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소소한 풍경에 이 도시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진다.

동서양의 조화, 낮과 밤의 매력이 넘치다

이스탄불 구시가지는 동서양과 낮과 밤의 매력이 넘친다. 그 대표적인 장소로 블루 모스크를 꼽을 수 있다. 터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블루 모스크는 술탄 아흐메트 1세에 의해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밤이 되면 블루 모스크는 이스탄불의 야경을 멋지게 만들어 주는 야경 명소가 된다. 바로 근처에 있는 아야소피아 박물관의 야경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술탄 아흐메트 공원에서, 분수와 함께 바라보는 블루 모스크의 모습은 아름답다. 또한 보스포러스 대교에서 바라보는 노을, 신시가지의 밤거리 풍경은 한 달이 모자랄 만큼 매력이 넘친다.
블루 모스크와 함께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아야소피아 박물관은 다양한 종교 문화가 섞여 있는 곳이다. 가톨릭 사원이었다가, 그리스 정교회 사원이었다가 이슬람 사원이기도 했던 곳인데, 용도가 바뀔 때마다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존의 종교적 분위기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변화해 왔다. 그래서 내부에 특별한 유물들이 있는 박물관이 아니라 종교가 섞여 있는 건축물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 된다.

  • 블루 모스크
  • 아야소피아
버스 타고 터키 곳곳을 누비다

터키의 동화마을이라고 불리는 사프란볼루도 이스탄불에서 차로 6시간이면 충분하다. 관광지로는 이스탄불보다 훨씬 인기가 높은 카파도키아도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2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다. 그래서 이스탄불은 터키 곳곳의 멋진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만나러 여행을 떠나기 좋다.
온천이나 휴양을 좋아한다면 파묵칼레, 문화 유적지를 좋아한다면 셀축, 요정이 사는 것 같은 신기한 자연현상을 보고 싶다면 카파도키아, 역사 속 한 장면을 상상하기 좋은 트로 이 목마의 트로이, 터키의 수도 앙카라까지 이 도시들만 여행해도 한 달이 모자랄 만큼 수많은 유적과 매력이 넘치는 도시가 즐비하다.
터키는 비행기나 기차보다 버스가 잘 발달해 있어서, 소도시 여행은 주로 버스를 타고 하게 된다. 도시 간 연결되는 고속버스인 경우 고급형 버스에 식사나 간식을 제공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장까지 탑승해서 편안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터키 버스 여행의 매력이다. 물론 도시 간 거리 가 멀어서 6시간~10시간씩 이동해야 할 경우도 많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래서 단기간에 많은 도시를 여행하는 것보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몇 도시를 집중해 여행하는 것이 여행의 피로를 줄이는 방법이다.

터키 교통수단 중 하나인 돌무쉬
터키 여행을 더 즐겁게 하는 것들

터키 여행의 매력은 길거리에 있다. 거리에서 쉽게 보는 깨를 잔뜩 바른 원형 모양의 빵 시미트를 맛보는 재미, 배가 고플 때 가볍게 사 먹을 수 있는 되네르 케밥의 맛,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돈두루마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의 장난기까지 즐거운 것들이 가득하다.
또한,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 당연한 터키 사람들은 이방인을 만났을 때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무엇이라도 대접하고 싶어 한다. 지나가던 길에 기웃거렸던 어느 상가의 주인이 뛰어나와 마시고 가라며 차이 차를 주문해 주고, 밥을 먹고 가라며 자신의 집에 초대하며, 길을 물어보면 제대로 가는지 꼭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터키에서 오래 머물다 보면, 계획하기보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는 것을 차츰 즐기게 된다.
터키 여행에서 꼭 한 번 경험하면 좋을 돌무쉬도 빼놓을 수 없다. 돌무쉬는 일명 마을버스다. 정해진 경로가 있긴 하지만 꼭 정해진대로 가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정류장이 있지만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사람들이 타고 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종착점에서는 차에 사람이 꽉 차야만 출발한다. 보통 작은 봉고차를 활용해 운행하는데, 좌석이 아닌 바닥에까지 사람이 다 차야 출발하는 경우도 있고, 커다란 짐이 있는 경우 트렁크 대신 차 지붕에 묶기도 한다. 탑승하면서 미리 어디서 내리고 싶다고 말해놓지 않으면 자칫 원하는 곳에서 하차하지 못할 수 있으니 꼭 확인하고 탑승하길 권한다. 손님들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돌무쉬 운전자나 차장이 적극적으로 도와줄 테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스탄불 갈라타교의 야경
  • 술탄 아흐메트공원
  •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루마
안전한 곳에서 즐기는 한 달 살기

터키 대부분의 도시는 관광객들의 편의에 맞는 호텔이나 숙박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소도시는 숙소의 범위가 넓지 않은데, 이스탄불의 경우 도시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숙소를 정할 수 있는 범위도 상당히 넓다. 이스탄불의 고급 호텔들은 탁심 광장 부근에 많이 몰려 있긴 하지만, 이스탄불의 매력을 느끼고 싶을 땐 술탄 아흐메트 공원, 그랜드 바자르 부근에서 도보 이동이 가능한 구시가지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다. 이 지역의 호텔과 호스텔들은 대부분 시설이 뛰어나거나 크기가 큰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숙박을 추천 하는 이유는 야경을 실컷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밤 야경 명소를 찾아 다양한 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밤늦은 시간까지 이동 인구가 많아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숙소 선택 시 주의사항은 현지 호스트의 민박이나 에어비앤비보다는 기존 이용자들의 후기를 반드시 참고해서 안전한 숙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금 더 안전한 호텔이나 호스텔에서의 숙박을 추천한다.

TIP
터키 여행 팁!

• 터키의 통화는 ‘리라(Türk Lirası, 튀르크 리라스)’를 사용한다. 리라는 한국에서 환전이 안 되기 때문에 현지의 환전소를 통해 유로나 달러를 환전해 사용하면 된다. 터키 곳곳에서 환전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 터키는 국민의 99%가 이슬람교를 믿을 만큼 이슬람교가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슬람교도들은 돼지를 먹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는다. 따라서 삼겹살을 보기 힘들고, 유명한 터키 맥주인 ‘에페스’ 맥주도 이스탄불이나 관광객이 많은 도시들을 제외한 소도시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 터키에서 이슬람 사원 입장 시 여자들은 얼굴이나 가슴을 가리기 위해 스카프를 쓰는 것이 예의다. 따라서 미리 스카프를 준비해 놓는 것이 좋다. 또한 아무리 더워도 노출이 심한 차림으로는 이슬람 사원 입장이 불가하니 주의하도록 한다.

services 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