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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2 Vol.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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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소

혼자가 편한 사람,
고슴도치 딜레마 증후군

상처를 입더라도 다가갈 것인가, 두려움에 혼자 외로워할 것인가? 고슴도치 딜레마는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친밀함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심리 상태를 말한다. 최근 1인 가족의 출현은 인간관계 맺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타인과 적당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일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갈수록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싫어서 혼자되기를 선택하는 새로운 고슴도치들이 늘어나고 있다.

강일수 두디스 코칭 대표

갈등, 극복할 수 없어 피한다?!

공동체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늘 크고 작은 갈등이 존재한다. 추구하는 목적이나 원하는 것이 다르고, 그것을 얻는 방식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은 가정, 학교, 직장 등 우리가 숨 쉬며 생활하고 있는 곳곳에 존재한다.
이처럼 갈등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할까? 어떤 이들은 갈등의 당사자와 술 한 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한다지만, 어떤 이들은 앞으로 발생하게 될지 모를 더 큰 상처를 피하려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소통을 거부하고 가능하다면 해당 갈등의 이슈를 영원히 묻어버리기 위해 몸과 마음을 더 꼭꼭 숨기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남에게도 유사한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당연한 법칙과 다투지 말라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의 재상이었던 맹상군은 한때 식객 3천 명을 거느렸지만, 그가 권세를 잃자 모든 식객이 떠나갔다. 그러다 그가 다시 권세를 잡자 식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때 맹상군이 풍환에게 말했다.
“내가 저들을 정성스럽게 대했건만 내가 힘을 잃자 저들은 본체만체 떠나가 버렸습니다. 오직 선생만이 나를 도와 왕을 설득하여 나의 지위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저들은 후안무치한 자들입니다. 나는 저들이 오면 얼굴마다 침을 뱉어 줄 것입니다.”
풍환이 말에서 내려 맹상군에게 절을 하였다. 그러자 이를 들은 맹상군이 답례한 다음 물었다.
“선생께서는 왜 저에게 절을 하십니까? 혹시 저들을 대표하여 저에게 사죄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군께서 크게 잘못 생각하시는 것이 있어서 감히 지적하고자 절을 올린 것입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군께서는 혹시 세상에는 ‘당연히 그러한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제가 배움이 적어 모르고 있으니 가르쳐 주십시오.”
“군께서는 아침에 시장통으로 가는 사람들을 보셨겠지요.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시장을 향해 벌 떼처럼 달려갑니다. 그러나 시장이 파한 다음에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바로 이것이 사람들의 ‘당연히 그러한 법칙’입니다. 사람들이 아침에 시장을 향해 몰려가는 것은 거기에 그들에게 기대할 만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고, 저녁에 시장을 쳐다보지 않는 것은 거기에 그들에게 기대할 만한 것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군께서는 아직껏 그것을 모르고 계셨습니까? 이 당연한 법칙으로부터 그들이 시장을 향해 가거나 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와 동일한 법칙에 따라 군께서 권세를 가졌을 때 빈객이 밀물처럼 몰려왔고, 군께서 권세를 잃었을 때 빈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당연한 법칙으로서 지혜로운 자는 그런 일에 힘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군께서는 쓸데없이 이 당연한 법칙과 다투고 계십니다. 이것은 현명한 사람이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저는 군께서 이 점을 헤아리시어 빈객을 웃으며 맞으시기를 기대합니다.”
맹상군이 풍환에게 절을 한 다음 말했다.
“말씀을 듣고 나서 제 눈앞이 환해졌습니다. 삼가 선생의 가르침에 따르겠습니다. 제가 비록 어리석습니다만 그런 극진한 말씀을 듣고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시행착오를 통해 최선의 방법과 지혜를 찾아내라

갈등을 극복하려면 갈등이 왜 일어나고, 언제 일어나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갈등이 발생했을 때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상호 이익을 추구하며 창의적인 대안을 찾고 만드는 첫 단계가 된다. 대인관계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주된 이유는 자기관리 측면에서의 ‘미성숙함’과 대인관계 측면에서의 ‘부족한 소통의 기술’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슴도치 바늘과 같은 ‘본성’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대인관계에서 상황에 맞는 ‘소통의 기술’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배려·예의를 배우고 터득해야 한다. 실제로 고슴도치들은 바늘이 없는 머리를 맞대어 체온을 유지하거나 잠을 잔다고 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기대’보다는 ‘기여’하는 마음을 가져라

이기심은 존재의 기본 권리다. 문제는 이기적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헛된 기대’가 있느냐 없느냐이다. 상대에 대한 헛된 기대 없이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건강한 관계다. 비록 상대가 내 욕구를 채워주지 않아도 내가 상대의 필요를 기꺼이 채워주는 것이 사랑이고 성숙함이다. ‘기대’보다는 ‘기여’하는 마음으로 협력하는 것이다. 남을 돕는 일이 나를 돕는 일인 것을 알아야 한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성공의 유일한 비결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과 상대방의 입장에서 동시에 사물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다”라고 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능력이야말로 상호 협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지지력이다.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고 통합하라

긴장 관계를 유지하느냐, 협력 관계를 유지하느냐는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달렸다. 정신과 의사인 알프레드 아들러 박사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사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게 된다. 인간의 모든 실패는 이런 유형의 인물에게서 비롯된다”라고 했다.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기 방식에 따르도록 강요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고유성과 독특성을 발견하기 위해 더 많이 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고 통합한다면 각자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양측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진정한 협력 관계를 이룰 수 있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