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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여기저기

걷는 여행자를 위한 섬,
마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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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이라 피크스
북대서양 한가운데, 화산이 빚은 아름다운 섬 마데이라는 포르투갈령이지만 지리적으로는 모로코에 더 가깝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라우리실바 숲과 독특한 지형이 어우러진 이 섬은 걷는 이에게 특별한 감동을 안겨준다. 수많은 트레킹 루트를 품고 있는 ‘트레킹의 천국’ 마데이라 제도로 떠나본다.

글 조은영 여행작가, 『당신이 모르는 그곳』 발행인 | 사진 마데이라관광청

축구 선수 호날두의 고향, 푼샬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고향 푼샬(Funchal)은 마데이라섬의 중심지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호날두는 푼샬 사람들의 자랑이다. 도심에는 그의 대형 동상과 기념박물관이 있으며, 공항 이름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국제공항’으로 명명되어 있다.
푼샬은 마데이라섬의 남쪽 해안에 있다. 항구, 시장, 와이너리, 공원, 성당 등 관광 명소가 밀집해 있어 대부분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별다른 계획없이 도착해도 여행 일정을 쉽게 짤 수 있을 만큼 여행자를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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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꽃 천지, 마데이라 플라워 페스티벌

매년 봄, ‘마데이라 플라워 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에는 푼샬 전역이 알록달록한 꽃으로 물든다. 도시 전체가 화려한 꽃 천지로 변신하는 이 축제는 매년 수천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마데이라의 독특한 문화와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 행사다.
2025년 ‘마데이라 플라워 페스티벌’은 5월 1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꽃으로 장식한 차량의 퍼레이드로, 현지인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꽃으로 꾸며진 차량과 함께 행진한다. 푼샬 시내에서 몬테 지역까지 이어지는 케이블카를 타면 꽃으로 뒤덮인 도시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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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이라 플라워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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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이라 플라워 페스티벌

와인 애호가를 사로잡는 마데이라 와인

마데이라섬의 또 다른 명물은 와인이다. 와인을 일부러 높은 온도에 노출해 숙성시키는 ‘에스투파젬’ 과정을 거쳐 마데이라 와인은 독특한 풍미와 높은 알코올 도수를 지닌다. 와인에 관심이 있다면 마데이라 와인 박물관이나 푼샬의 와인 농장을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블랜디 와인 롯지(Blandy’s Wine Lodge)’다. 1811년부터 와인을 생산해 온 이곳에서 마데이라 와인의 역사와 제조 과정을 배우고, 투어 끝에는 다양한 종류의 마데이라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와인만큼 인기 있는 포르투갈식 샌드위치 ‘프란세지냐’도 꼭 한 번 맛봐야 한다. 고기, 햄, 치즈, 매콤한 소스를 겹겹이 올린 음식으로 관광객 사이에 인기 메뉴다.

수로 따라 걷는 레바다와 마데이라 피크스 트레킹

마데이라 트레킹의 백미는 단연 ‘레바다(Levada)’다. 16세기부터 시작된 인공 수로인 레바다는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물을 끌어오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걷기 좋은 산책로가 되어 총 3,000km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로 탈바꿈했다. 길게 이어진 수로를 따라 걷는 길에서는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 절벽 위의 폭포와 야생화 군락 등 마데이라 특유의 다채로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코스로는 리베이로 프리우(Ribeiro Frio)부터 베레다 두스 발코이스(Vereda dos Balcões)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있다. 마치 동화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길에는 짙은 녹음 속에서 피어나는 야생 난초, 앵초 그리고 극락조화 같은 꽃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무엇보다 중앙산맥의 ‘마데이라 피크스’에는 험준한 지형과 라우리실바 숲이 분포하고 있어, 마데이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산악 트레킹 코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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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다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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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다 트레킹

화산이 만든 천연 수영장이 있는 곳, 포르투모니스

마데이라 북서부에 있는 포르투모니스(Porto Moniz)에는 마데이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가 있다. 바로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자연 수영장이다. 검은 용암 바위 사이로 스며든 맑은 바닷물에서 수영을 즐기며 대서양의 장대한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은 꿈처럼 황홀하다. 또 포르투모니스에는 산지가 많다. 가장 높은 산은 피코다스에벤트라다스(Pico das ventradas)인데, 전문적인 트레킹 코스로 알려져 있다.
섬 서쪽에 위치한 폰타두솔(Ponta do Sol)은 ‘해가 가리키는 곳’이라는 의미로 해변과 일몰이 유명하다.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은 이 지역은 디지털 노마드 빌리지*가 세워지기도 했다. 여기서 북서쪽으로 조금 더 이동하면 닿는 폰타 두 파르구(Ponta do Pargo)는 마데이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 해발 580m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마데이라의 험준한 산악 지형과 푸른 대서양이 어우러진 장엄한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디지털 노마드 빌리지: 통신기기만으로 일하며 자유롭게 이동하는 이들을 위한 거주·근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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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모니스 천연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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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모니스 천연 수영장

산책과 해수욕, 쉼이 있는 포르투산투섬

마데이라 제도는 주섬인 마데이라 외에도 포르투산투섬 등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다. 본섬에서 페리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포르투산투섬은 투명하고 따뜻한 바다, 부드러운 모래 해변이 어우러져 산책과 해수욕, 여유로운 쉼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원시림과 푸른 해변,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를 두루 갖춘 마데이라제도는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풍경으로 여행자의 발길과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케이 로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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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산투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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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산투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