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이자 통합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수. 신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한 건강 정보와 더불어 각종 질환의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이자 통합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수. 신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한 건강 정보와 더불어 각종 질환의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
목마름을 느낄 때는 다른 음료보다 물을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한다. 물은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나트륨, 당분, 포화지방 섭취량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을 810컵(약 1.5~2.0L)*으로 제시한다. 이는 성인 몸에서
하루에 약 1.9~2.5L의 물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배출되는 수분량이
증가하므로 물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목마름을 느끼면 이미 탈수가 시작되었다고 판단한다. 목마름은 우리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 신호에 가깝다. 특히 고강도 운동 중에는 갈증 신호가 충분히 느껴지지 않을 수 있어 탈수가 심해진
후에야 목마름을 인지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막을 달리는 레이서들은 목마름을 느끼기 전에 꾸준히 물을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한의 환경에서 갈증이 나면 이미 늦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 미리미리
수분을 섭취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출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단순히 목마름 외에도 우리 몸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분 부족을 알린다. 소변 색이 짙은 노란색을 띠거나
소변량이 줄어든다면 탈수를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입안이 마르고 피부 탄력이 저하되며, 심한 경우
어지럼증·두통·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미리 물을 마시고, 특히 더운
날에는 평소보다 더 자주 수분 섭취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간경화, 심부전증, 만성 신부전, 부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다면 과도한 물 섭취가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신장 기능이 떨어진 만성 콩팥병 환자나
투석 환자는 과도한 수분 섭취 시 전신 부종이 발생하거나 폐와 심장에 물이 차는 등 건강을 위협하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신장질환자가 무조건 수분 섭취를 최소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탈수로 신장 손상이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소변량과 신장 기능 정도를 토대로 전문 의료진과 논의해 본인에게
맞는 적정 수분 섭취량을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본인 체중에 30ml를 곱한 양을 일일 물 섭취량으로 계산한다. 60kg인 사람은 하루 1.8L 정도를 마시는 게
좋다. 만약 무더위에 운동한다면 운동 2시간 전에 물 한 잔을 마시고, 운동 15분 전에 다시 한 잔을 마신다.
운동 중에는 10~15분마다 120~150mL의 물을 마시면 된다. 야외 활동이나 운동 시에는 반드시 의식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출처: 헬스조선(2023. 3. 1.)
***출처: 동아사이언스(2024. 5. 30.)
더운 여름에 많이 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나 맥주 등의 차가운 음료는 물을 충분히 섭취한 후에
적당량을 즐기는 것을 권한다.
스포츠음료는 상황에 맞춰 섭취하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격렬한 운동 후에는 전해질 보충을
위해 스포츠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활동 시에는 당분 함량이 높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신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과 채소 섭취는 도움이 된다. 즉 수박, 오이, 토마토, 자몽 등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효과적인 수분 보충 방법이다. 비타민과 미네랄도 함께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환자라면 특히 ‘탈수’를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약은
크게 심장박동수를 줄이거나(베타 차단제), 소변을 통한 수분 배출로 혈관의 저항을 줄이거나(이뇨제),
심장 수축력을 억제하고 혈관 확장을 도모(칼슘 통로 차단제)하는 원리다.
하지만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동반되지 않으면 혈관 수축과 소변 배출이 억제되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고혈압약을
복용하는지 확인하고,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적정 수분 섭취량’을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같은 열기로 더위를 먹었을 때 도움이 되는 민간요법도 있다. 오매(매실)는 한의학적으로 갈증을
멈추고 열독을 풀어주며 소화를 도와 식욕을 증진하고, 애엽(쑥)은 설사와 복통을 멎게 하고, 익모초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일반 백성들이 더위를 이기기 위해 즐겨 먹었다.
『동의보감』에서 열을 내리는 음식으로는 참외, 배, 수박, 검정콩, 다래, 배추, 고사리 등이 있다. 다만 균형
있는 영양 공급을 위해 음식은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만큼 한 가지 음식만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귀 기울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