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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나침반

지정학 공부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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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이 발발한 지 7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북은 휴전이라는 이름 아래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핵무기 고도화와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최근에는 ‘초토화’, ‘완전 점령’과 같은 과격한 표현까지 등장하여 안보 불안과 갈등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이른바 ‘북한 리스크’는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불안 요소로 작용해 국가 발전에 장애가 되고 국제경쟁력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가장 큰 요인은 지정학에서 찾을 수 있다. 지정학이란 뉴스나 신문에서나 볼 법한, 생소한 단어다. 그러나 지정학을 안다면 국내외 정세와 전망을 읽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국제 사회에서 지정학이 크게 작용한 사건 등을 소개하고, 지정학 공부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글 박병석 前 지리 교사

고등학교 한국지리, 세계지리 교과서를 여러 권 집필했고, 교양서로 『나의 첫 지정학 수업』, 『교실 밖 지리여행』,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등의 책을 펴냈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북은 휴전이라는 이름 아래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핵무기 고도화와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최근에는 ‘초토화’, ‘완전 점령’과 같은 과격한 표현까지 등장하여 안보 불안과 갈등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이른바 ‘북한 리스크’는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불안 요소로 작용해 국가 발전에 장애가 되고 국제경쟁력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가장 큰 요인은 지정학에서 찾을 수 있다. 지정학이란 뉴스나 신문에서나 볼 법한, 생소한 단어다. 그러나 지정학을 안다면 국내외 정세와 전망을 읽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국제 사회에서 지정학이 크게 작용한 사건 등을 소개하고, 지정학 공부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글 박병석 前 지리 교사

고등학교 한국지리, 세계지리 교과서를 여러 권 집필했고, 교양서로 『나의 첫 지정학 수업』, 『교실 밖 지리여행』,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등의 책을 펴냈다.

최근 국제 문제에서 지정학이 갖는 중요성

지정학은 지리가 국가의 정치·경제·사회·국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교통수단이 발달한 현대는 국가 간 물리적 거리는 줄었지만 지리적 영향력은 과거와 비교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지리는 크게 자연지리와 인문지리로 나눌 수 있다. 자연지리로는 국가의 위치, 지형과 기후, 국경, 국토 면적과 자원이, 인문지리로는 인구, 경제력과 군사력, 문화, 환경 등이 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해 끼치는 영향력을 지정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예가 전쟁이다. 2024년 현재도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전쟁과 분쟁이 발생하고 있거나 국가 간 또는 지역 간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금까지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전쟁의 근본 원인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편입을 신청하면서 커진 러시아의 안보 불안감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다. 흑해 연안의 러시아 함대가 우크라이나 앞바다를 지나야만 지중해를 오갈 수 있는 데다 전 세계 매장량 1위인 러시아의 천연가스는 우크라이나에 설치한 가스관을 거쳐야만 유럽에 공급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는 해발 200m의 광활한 평야를 사이에 두고 고작 500km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군사적 요충지이자 나토와 러시아 사이에 일종의 완충지대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유럽의 우방국이 된다면, 러시아의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위험 요소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러시아는 무리해서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사이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이익을 축소하고자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으로 무기를 공급하며 간접적으로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
자원이 풍부한 지역 역시 지정학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동은 종교갈등과 지리적 분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곳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압도적인 지역이다 보니, 이 지역을 이용해 이익을 얻고 싶은 서방 국가들은 중동지역의 갈등을 묵인하는 방식으로 특정 세력이 지역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개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천연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 지역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정치·경제·군사적 영향력이 상당하다. 특히 중국의 급격한 영향력 확대로 아프리카 지역은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다.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국, 캐나다가 속한 북아메리카와 영국, 프랑스, 독일을 포함하는 유럽 등 서방 국가의 군사정의 동맹으로 한 나라가 침략을 받으면 나토 전체에서 이를 지원하는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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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소양, 지정학

전쟁과 같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더라도 민주사회 시민이라면 지정학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잘 드러내는 예가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사태다. 2016년에 실시된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보면 찬성 51.9%, 반대 48.1%의 아주 근소한 차이로 브렉시트가 결정됐다. 그리고 조사 결과 저학력층·저소득층이 유럽연합(EU) 탈퇴를 더 많이 선택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와 관련한 정치·경제학적 고려에 대한 교육과 관심이 적은 이들이 ‘회원국에서 유입되는 노동력 때문에 임금이 하락할 것’과 같은 단편적 판단을 통해 탈퇴를 결정한 셈이다.
결국 2020년 1월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탈퇴했고, 4년이 지난 현재 영국은 브렉시트 이전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제적 위상도 낮아졌다. 결국 영국은 국민들의 지정학적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국가에 심각한 손해를 초래하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따라서 지정학적 관심은 나를 넘어서 국가와 전 세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을 이해하고, 이에 관한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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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공부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지정학이 우리 일상의 행복과 관련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지정학 공부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각 지역의 주요 자원, 산업 발달 수준과 내용 등의 경제 상황, 각국의 문화와 정치 상황 등을 구조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지정학은 ‘지금’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이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책이나 교과서같이 고정된 매체보다 뉴스와 신문을 통해 최신 소식을 꾸준히 접할 필요가 있다. 함께 모여 신문, 방송, SNS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폭넓은 소식을 접하면 지정학적 시야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 또 모든 언론과 개인은 자기 나름의 지정학을 가지고 있으므로 더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세를 지니려면 꾸준한 교류는 필수이다. 이를 위해 개방적인 토론과 성찰이 필요하다. 지정학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