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현숙 l 사진 김성진
글 박현숙 l 사진 김성진
광명 소하중학교는 디지털 수업의 선두 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21년 학교 최초로
메타버스에서 수업 나눔 콘퍼런스를 개최했으며, 2024년에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선도학교,
디지털시민성선도학교, 디지털창의역량중심학교 등 다양한 연구 과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소하중학교 디지털 수업의 핵심 리더인 지계영 교사는 2021년부터 동료 교사들과 함께 학교
주변 한내천을 시작으로 마을을 탐구하는 지역 교육과정을 연구했다. 지난 3년간 학교 현장
강의와 교육청 연수 등을 통해 그 사례도 활발히 공유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다교과
융합수업 기반의 학교 자율시간 과목인 『우리마을 네트워크 탐구』를 개발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광명지역 교육거버넌스 미래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하여 학교의 혁신적인 사례를
지역 공동체와 나누며 지역 교육 발전에도 기여했다. 이 모든 성과를 집약한 ‘ON미래를
잇는 스토리텔러의 디지털 콘텐츠 창작 프로젝트’로 지계영 교사는 2023년
전국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에서 1등급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 23년간 국어 교사로 재직해 온 지계영 교사는 코로나19라는 벽을 만나 새로운 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디지털 창작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디지털을 단순한 수업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창작하는 수업을
많이 시도했어요. 예컨대 가상의 학교 공간을 만드는 융합 수업, 메타버스 제페토 게임 속으로
들어가 아바타를 움직이고 녹화해 영화를 만드는 수업, 메타버스 잽(ZEP)을 활용한 수업용
방탈출 퀴즈 맵을 제작하는 수업 등이죠.”
디지털 콘텐츠 창작 수업은 자신의 생각과 경험 등이 반영된 이야기를 텍스트, 음악, 영상,
이미지 등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콘텐츠에 담아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계영 교사는 이때 첫 과정이 창작 기획하기인데, 학습자의 주도성이
가장 강력하게 발휘되는 지점이라고 한다.
“학생 스스로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고하는 것부터 수업이 시작됩니다.
콘텐츠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기획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신을 성찰하게 되죠.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 콘텐츠 형식, 소통 방식 등을 고민하며
길을 찾아가죠. 정해진 답은 없어서 입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 등이 키워집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개성을 담아 표현하려는 아이들의 관심과
열정이 피부로 느껴지죠.”
주위에서는 지계영 교사를 소하중학교 디지털 창작 수업의 리더로 평가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판을 까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잘 알고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아니라 동료들이
합심해 새로운 디지털 수업의 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집단지성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소하중학교의 남다른 디지털 융합 수업이다.
“요즘 진행하는 AI 활용 맛집 지도 제작은 팬데믹 당시 개발된 약국 지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요.
핀을 누르면 학생들이 만든 맛집 동영상 쇼츠가 뜨는 방식입니다. 이 수업 역시 국어, 사회, 기술·가정
교과의 동료 교사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만들어졌습니다.”
지계영 교사는 이러한 수업이 정보 이해력, 지리적 사고력, ICT 활용 능력 등 다양한 교과의 학습
효과를 높이는 융합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서로의 연구 결과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교육 공동체의 화합과 협력도 강화되었다. 그는 최근 동료 교사들과
함께 디지털 콘텐츠 창작 수업 과정과 공동 결과물 등을 엮어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창작 수업 아이디어』를 출간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소하중학교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콘텐츠 창작 수업의 결실을 다른 학교와 사회에 공유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싶다는 지계영 교사. 그는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스승’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