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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구석구석

이야기 따라 발길 닿는 곳,
진안의 숨은 매력을 찾아서
우리땅 구석구석01
사양저수지
우리땅 구석구석01
사양저수지
전북 진안 땅에 발을 디디면 봉긋한 두 귀를 닮은 마이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말의 귀를 닮아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는 마이산은 바라보는 각도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하다. 이번 여정은 익숙한 풍경 너머 마이산 품속 그림 같은 저수지와 낭만적인 길,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따라 진안 곳곳에 스며든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

글·사진 백은하 여행 칼럼니스트

사랑이 피어나는 물결
사양저수지와 연인의길

마이산북부예술관광단지 안으로 들어서면 잔잔한 수면 위에 마이산의 두 봉우리, 암·수마이봉이 고스란히 담긴 사양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사양(斜陽)’, 즉 햇빛이 비켜간다는 이름과는 달리, 저수지는 맑고 푸른 하늘과 마이산의 수려한 자태를 넉넉하게 품어 안는다.
물 위에 놓인 데크 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마치 수면을 걷는 듯 가볍다. 부표처럼 잔잔하게 흔들리는 데크의 감촉은 걷는 재미를 더하고, 중간중간 마련된 쉼터는 잠시 쉬어가며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봄이면 벚꽃이 흩날려 저수지 주변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여름이면 메타세쿼이아길이 청량감과 편안함을 안겨주며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낸다.
저수지 한 바퀴를 여유롭게 거닐다 마이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한 진안의 마스코트인 빨간 망아지 ‘빠망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도 잊지 말자. 진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사양저수지에서 발길을 옮기면, ‘연인의길’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의 산책로가 기다린다. 과거 주민들의 오솔길이었던 약 1.9km의 이 길은, 마이산 탑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지만 일반 차량은 진입할 수 없어, 이 구간을 운행하는 마이열차에 몸을 실어야 한다. 열차를 타고 오르는 10여 분 동안, 남녀의 설렘 가득한 만남부터 아름다운 결혼까지의 과정을 담은 사랑스러운 조각상이 하트 조형물과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소 힘든 여정이 될 수도 있지만, ‘연인의길’이라는 이름처럼, 조각상을 하나하나 감상하며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마이열차 종점에는 프로포즈 동상과 태조 이성계의 동상이 서 있고, 100여 개의 계단을 오르면 천왕문 휴식터에 다다른다.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 전설이 깃든 천왕문을 지나 암마이봉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 너머로 마이산의 웅장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천왕문에서 다시 360여 개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이성계가 새로운 왕조를 꿈꾸며 기도를 드렸다고 전해지는 은수사를 거쳐 신비로운 돌탑의 향연, 탑사에 이르게 된다. 왔던 길을 되돌아 마이열차를 타면 마이산북부예술관광단지가 보이는 북부 주차장으로, 탑사를 지나 계속 내려가면 남부 주차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마이산북부예술관광단지에서 여정을 마무리할 즈음, 마이돈농촌테마공원 먹거리타운에 들러 진안의 명물, 흑돼지와 향긋한 더덕구이로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에는 진안홍삼스파에서 피로를 풀며 편안한 힐링 시간을 갖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진안 여행이 될 것이다.

우리땅 구석구석02 대불바위
우리땅 구석구석03 운일암반일암 구름다리
우리땅 구석구석04 프로포즈 동상
우리땅 구석구석02 대불바위
우리땅 구석구석03 운일암반일암 구름다리
우리땅 구석구석04 프로포즈 동상
절벽 사이 흐르는 푸른 물결
운일암반일암 계곡

진안읍에서 북쪽으로 24km, 굽이진 길을 따라가면 명덕봉과 명도봉 사이 운일암반일암 계곡이 비경을 드러낸다. 5km 협곡은 깎아지른 절벽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늘과 바위, 나무만 보였다는 ‘운일암(雲日巖)’, 햇빛조차 짧게 머문다는 ‘반일암(半日巖)’, 두 이름이 합쳐진 이곳은 자연의 위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2022년 7월, 험준한 계곡에 운일암반일암 구름다리가 개통되면서 누구나 안전하게 절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명덕봉과 명도봉을 잇는 220m 철제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푸른 계곡물과 기암괴석, 솟아오른 봉우리들의 조화가 숨 막힐 듯 아름답다.
운일암반일암 제1주차장에서 탐방로를 따라 30분 오르면 무지개다리가 나타난다. 여름철 물놀이 명소인 맑은 계곡물 위를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 산길과 계단을 약 15분 오르면 마침내 구름다리가 펼쳐진다. 마스코트 빠망이와 잠시 쉬며 풍경을 감상한 후, 구름다리를 건너 기념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좋다. 일방통행인 구름다리를 건널 땐 왔던 길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려동물 동반은 삼가야 한다.
구름다리에서 내려와 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운일암반일암 28경 중 하나인 대불바위를 만날 수 있다. 40m 높이의 거대한 바위 위에 또 다른 바위가 포개진 모습이 부처를 닮았다고 전해진다. 주변의 기암괴석, 울창한 숲, 깊은 계곡과 어우러진 대불바위의 웅장함은 감탄을 자아내며, 특히 가을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 빼어난 절경에 마음을 빼앗긴다.

우리땅구석구석map
우리땅구석구석map
인생샷 명소에서 한 컷
부귀 메타세쿼이아길

진안읍에서 서쪽으로 15분, 차창 밖 풍경이 바뀌면 유럽 숲길을 닮은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이 나온다. 부귀면 세동리부터 완주군 소양면까지 이어진 길 양옆으로 하늘을 향해 뻗은 메타세쿼이아들이 장관을 이룬다. 드라마,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진안의 숨겨진 보석이다. 1986년부터 메타세쿼이아를 집중적으로 심어 지금의 울창한 숲길을 조성했다. 1997년 새로운 국도 개통 후 교통량이 줄어 한적한 산책로가 된 이곳은, 일상에서 벗어나 시골 정취를 느끼며 느리게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길 중간 휴게 공간에서 쉬어 가거나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인생샷’ 명소로 많은 이가 찾는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운이 좋다면 메타세쿼이아 길을 달리는 ‘무진장행복버스*’도 마주칠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최초의 시조 전문지 『시조문학』을 펴낸 박병순 생가와 임진왜란 격전지 등 역사적인 장소도 만나게 된다.
마이산의 웅장함 뒤에 숨겨진 진안의 매력은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흐르는 진안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케이 로고 이미지
*무진장행복버스: 무주, 진안, 장수를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우리땅구석구석05
부귀 메타세쿼이아길
우리땅구석구석05

부귀 메타세쿼이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