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Magazine
Monthly Magazine
April 2022 Vol.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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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곱하기

DIY 리사이클링

‘비싼 쓰레기’ 폐가죽의

화려한 부활

식물성 가죽 개발과 업사이클링

가죽 패션의 등장

버려지는 가죽으로 생활 소품 만들기
옷과 가방 등의 소재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천연가죽이 동물 학대 논란이 일면서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인조가죽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에코 레더’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인조가죽 역시 화학섬유로 만들어 썩는 데 수백 년이 걸릴뿐더러 생산 과정에서 석탄, 석유 등의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패션 기업, 자동차 회사 등에서는 동물과 환경을 함께 보호하면서 가죽 소재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고 있는데요, 친환경 소재 개발에 애쓰며 폐가죽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들의 활동에 대해 알아보고 버려지는 가죽을 활용한 생활 소품도 만들어봅니다.

정윤주 라이프 스타일 칼럼니스트

동물 학대 · 탄소 배출, 가죽 소재의 민낯

튼튼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패션 산업에서 각광받고 있는 천연가죽. 하지만, 모피(Fur)와 함께 동물학대의 문제, 가축 사육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기도 합니다. 고가의 명품 악어 백 하나를 만드는데 악어 세 마리가 희생되고 생산 과정 중 동물들은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고통을 당하는 등 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죠. 가장 널리 쓰이는 소가죽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게다가 소는 소화과정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지구촌 10억마리 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비중은 65%에 이르고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계산하면 31억t에 이릅니다. 이는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7억 2760만t, 2018년 기준)의 4배 이상입니다. 소가죽을 얻는 과정에서는 가죽의 부패를 막기 위해 독성이 강한 화학 공정이 들어가고 염색을 위한 염료들이 환경을 또 다시 파괴합니다. 결과적으로 소, 환경, 인간이 모두 피해를 입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천연가죽 대신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일명 ‘에코 레더’로 불리는 합성피혁, 재생가죽 등이 등장했죠. 하지만 착한 소비라는 이름으로 각광받던 재생가죽들은 과용되며 ‘비싼 쓰레기’의 배출이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습니다. 탄소배출을 늘리는 천연가죽, 수 백년이 걸려야 썩는 재생 가죽 모두 친환경의 시각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닥나무·선인장·버섯으로 만드는 식물성 비건 가죽

생산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발생해 환경에 해를 끼치는 인조가죽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식물성 비건 가죽(Vegan Leather)입니다. 자연 소재로 만드는 식물성 가죽은 생산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발생시키지 않고 생분해돼 환경 친화적이며, 동물을 보호하는 동시에 인체에 안전하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식물성 가죽 중 하나인 ‘한지 가죽’은 가죽을 대체하는 훌륭한 소재 중 하나입니다. 닥나무 껍질을 활용한 한지 가죽은 동물성 가죽과 비슷한 질감이지만 가죽보다 가볍고 착용감이 좋습니다. 파인애플 농장에 버려지는 파인애플 잎사귀와줄기를 이용해 만든 ‘피나텍스’는 영국의 카르멘 이호사(Carmen Hijosa)에 의해 2014년 만들어졌는데, 이는 자연소재를 업사이클링 한 것으로 사용 후 땅에 묻으면 자연적으로 분해가 돼 환경에도 무해합니다. 이 밖에도 버섯으로 만들어진 버섯가죽 마일로(MYLO), 선인장 가죽 데세르토(Desserto) 등 내구성이 좋고 촉감이 부드러운 동물성 가죽 대체 가죽이 개발·사용되고 있습니다.

셀럽들도 선택하는 자동차 시트로 만든 가방

전 세계에서 매년 폐기되는 가죽 시트, 에어백, 안전벨트는 400만t으로 추산됩니다. 자동차 부속물들은 재활용되지 않아 대부분 버려졌는데 최근 이 소재들의 재활용 움직임이커지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자동차 시트용 가죽은 마찰에 강하고 고온과 습기를 견딜 수 있게 가공됐기 때문에 업사이클링 재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버섯으로 만들어진 버섯 가죽 가방
선인장으로 만들어진 선인장 가죽 가방
자동차 시트용 가죽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사진출처: 모어댄]
아 대부분 버려졌는데 최근 이 소재들의 재활용 움직임이커지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자동차 시트용 가죽은 마찰에 강하고 고온과 습기를 견딜 수 있게 가공됐기 때문에 업사이클링 재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패션 기업 ‘모어댄’은 한국에 시트공장이 있는 포르쉐와 현대차·기아차는 물론, 벤틀리·페라리·람보르기니·BMW·포드·볼보 등에서 나오는 최고급 천연 가죽을 재활용해 제품을 생산합니다. 엄청난 양의 물을 사용하고 폐수를 발생시키는 염색 과정은 생략하고 가죽을 깨끗이 세척한 뒤 건조하고 광을 냅니다.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 많은 협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한국 가수 BTS의 한 멤버가 이 가방을 들어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페라리의 시트로 만든 가방은 220만원대의 초고가임에도 사전예약에서 완판되기도 하는 등 자동차 시트 가방이 힙한 패션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현대 자동차는 미국 친환경 패션 브랜드 ‘제로+마리아 코르네호’와 중국의 친환경 패션 브랜드 ‘리클로딩 뱅크’와의 협업으로 폐기되는 자동차 가죽 시트를 활용한 의상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친환경 가죽 소재를 개발하고 기존 제품을 새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입지 않는 옷의 가죽을 재활용한 나만의 소품 만들기

    • ➊ 입지 않는 가죽 의상을원하는 크기로 잘라서 준비한 후, 뒷면에 도안을 대고 재단선을 그려줍니다.

    • ➋ 미리 그려 놓은 재단선을따라 재단해주고 수납 공간을 만들어줄 날개 부분에 가죽 전용 본드로 고정해 주세요.

    • ➌ 덮개 부분에 잠금 장치를달고 핀 브로치와 색 포인트가 되는 스트랩을 더하면 펜이나 선글라스등다용도 수납 케이스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➊ 입지 않는 가죽 의상을필요한 만큼 직사각형으로 자른 뒤 뒤집어 펼쳐줍니다.

    • ➋ 윗면 1.5cm를 남기고 프린지가 될 부분을 5mm간격으로 일정하게 줄을그어줍니다.

    • ➌ 그려놓은 줄을 따라 가죽을 잘라서 프린지를 만든뒤 연결고리로 활용할 부분도 잘라서 준비합니다.

    • ➍ 남겨놓은 1.5cm 부분에양면 테이프나 가죽 본드를 이용해 고리가 될 부분에 키링고리를 연결해한쪽 방향으로 돌돌 감아주면서 붙입니다. 그 외장식들을 해주면 태슬 키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 가죽 벨트를 활용해 만든 스트랩 벽시계

감각적인 가죽 벨트 스트랩 벽시계

사용하지 않는 가죽 벨트와 벽시계를 준비해주세요. 접착력이 강한 본드를 벽시계 가장자리의 벨트가 지나가는 위치에 미리 발라주고 본드가 발린 위치에 벨트를 감아서 고정시켜 줍니다. \ 본드가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면 가죽 벨트 스트랩으로 장식한 감각적인 시계가 완성됩니다.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