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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여기저기

나와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
호주 리트릿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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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 베이
여행에서 관광을 멈추고 온전히 쉼을 택하는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깊은 휴식을 경험하고 나면 자신을 재발견하는 귀한 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심신의 평화와 조화를 찾고 싶다면 호주가 그 여정의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다.

글 조은영 여행작가, 『당신이 모르는 그곳』 발행인 | 사진 픽사베이

리트릿, 관광을 멈추고 회복을 택하다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며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지구환경에 대한 인식과 반성으로 이어진 자연 존중, 멈춤, 알아차림, 마음 챙김, 웰니스 등은 일상 트렌드를 넘어 여행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주목받는 여행 트렌드 ‘리트릿(Retreat)’이 대표적이다.
‘물러남’, ‘철수’를 의미하는 리트릿은 일상과 주변 환경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장소로 떠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단순히 쉬는 것을 넘어, 한 단계 더 깊고 의미 있는 멈춤을 추구한다. 내면의 치유와 회복에 초점을 맞춘 특별한 시간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고 싶은 리트릿 여행자에게 호주는 추천할 만한 여행지다.
호주는 광활한 대지에 아름다운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청정 국가다. 환경보호와 자연보전의 역사는 치유와 연결되어 있으며, 넓은 대지 덕분에 다양한 자연환경에서 다채로운 체험과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세계적 수준의 웰니스 및 치유 휴양 문화는 원주민 문화,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문화와 어우러져 매력적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 누구에게나 열린 개방적인 분위기와 호주인 특유의 느긋한 성향은 리트릿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더욱 높인다. ‘빨리빨리’를 내려놓는 데 필요한 것은 단 한 번의 비행과 넉넉한 일정 그리고 관광하지 않겠다는 결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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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힐링 여행지, 바이런 베이

먼저 호주 동부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에 자리 잡은 바이런 베이(Byron Bay)로 떠나본다. 이곳은 음악 축제부터 파머스 마켓, 요가 수업, 수준 높은 스파 트리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현지인과 교류하며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퀸즐랜드주의 대도시인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소도시 규모의 인기 휴양지이다.
호주 본토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히피들의 성지로 알려져 온 바이런 베이는 연중 온화한 기후 덕분에 예술가, 음악가, 요가인 등 다양한 사람이 즐겨찾는 곳이다. 지금은 치유·요가·스파 시설과 전문가가 모여 있는 치유 휴가지로 자리매김했다. 더 요가샬라(The YogaShala)와 소울 리트릿(Soul Retreat) 같은 리트릿 센터와 프로그램들이 있으며, 자연 속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요가도 체험할 수 있다.
바이런 베이에서 유명한 펍 비치 호텔(Beach Hotel)의 비어 가든에서 시원한 맥주를 즐기고 라이브 밴드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밤에는 케이프 바이런 등대(Cape Byron Lighthouse) 위 보름달을 감상하며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등대에 오르면 검푸른 바다와 푸른 벌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사탕수수와 마카다미아 농장, 열대우림으로 뒤덮인 이색 풍경 그리고 혹등고래의 숨소리와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면 절로 마음의 안정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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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인트리 열대우림의 실키 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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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에서의 리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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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인트리 열대우림의 실키 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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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에서의 리트릿

태고의 에너지가 숨 쉬는 데인트리 열대우림

호주 동부 퀸즐랜드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데인트리 열대우림(Daintree Rainforest)이 있다. 영국 영화감독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이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곳’이라고 극찬할 만큼 멋진 숲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열대우림 중 하나다. 1억 8,000만 년 이상 자라온 덩굴식물 과 수풀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숭고한 태고의 에너지를 강하게 느끼게 한다. 숲을 더욱 가까이 체험하고 싶다면 떠다니는 강썰매, 보트 유람 같은 액티비티를 통해 숲 깊숙이 들어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최고의 선택은 열대우림 안 리조트에 숙박하는 것이다. 데인트리 에코로지(Daintree Ecolodge)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친환경 리조트로, 단 15개의 트리하우스 빌라를 운영한다. 이곳 투숙객은 자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호텔의 안락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디지털 디톡스 체험, 닝갈루 리프

이제 호주 서쪽으로 눈을 돌려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닝갈루 해양공원(Ningaloo Marine Park)은 서호주 해안선 중간 지점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연안 산호초 지역 중 하나로, 거북이, 열대어, 쥐가오리, 혹등고래, 고래상어 등이 자주 출몰한다. 특히 고래상어를 만나려면 매년 4월부터 7월까지가 적기인데, 이곳은 지구상에서 고래상어를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7월부터 10월까지는 또 다른 반가운 손님인 혹등고래가 나타나며, 운이 좋다면 혹등고래와 함께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닝갈루 리프 내 리트릿 리조트 살 살리스(Sal Salis)에서 며칠간 머물며 만타레이, 산호, 형형색색의 열대어와 매일 인사를 나누다 보면 문득 ‘TV와 휴대전화 없이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압도적 풍경과 놀라운 자연을 만나고 나면 인간사는 정말 소소해진다. 거대한 풍경을 찾아가지 않아도 오직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이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특별한 발견이다.
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멀리 날아간다.
올 여름,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조용한 공간에서 성찰과 휴식을 통해 재충전하고 싶다면, 호주는 그 여정을 시작하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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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갈루 리프의 슈퍼스타, 고래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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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즈메이니아에서의 꿀벌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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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갈루 리프의 슈퍼스타, 고래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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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즈메이니아에서의 꿀벌 체험

자연 속에 묻히다, 태즈메이니아와 울룰루

북부의 울룰루와 남쪽 섬 태즈메이니아는 자연 그대로의 압도적 풍경과 청정한 환경으로 유명한 치유 여행지다. 특히 태즈메이니아는 섬 전체가 천연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즈메이니아의 유일한 도시 호바트에서 차로 약 세 시간 거리에 있는 사파이어 프레이시넷(Saffire Freycinet)은 리트릿 여행지로 손꼽힌다. 20개의 빌라, 뛰어난 전망과 시설을 갖춘 모든 객실은 그 자체로 힐링을 선사한다. 숨 막히는 바다 전경을 바라보며 받는 수준 높은 스파도 잊지 못할 경험이다. 숙소 앞에는 붉은 이끼로 덮인 바위가 흩어져 있는 백사장 해변인 그레이트 오이스터 베이(Great Oyster Bay)가 펼쳐져 있으며, 청록색 바다 너머로는 분홍색 화강암 언덕이 모여 있는 더 해저드(The Hazards)가 시야에 들어온다. 해안 산책이나 인근 공원에서의 걷기, 치유 워크숍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심신의 치유와 조용한 공간에서의 온전한 멈춤을 원한다면 이곳이 정답이다.
울룰루 지역은 이름만으로도 치유의 상징과 같다. 해가 비추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수없이 변하는 풍경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멀리 날아간다. 올여름,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조용한 공간에서 성찰과 휴식을 통해 재충전하고 싶다면, 호주는 그 여정을 시작하기에 좋은 장소가 되어줄 것이다.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