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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구석구석

파도와 낭만이 가득한 부산
송정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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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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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해수욕장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부산 송정해수욕장은 파도를 가르는 액티브한 경험을 선사하며, 해 질 녘 온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낙조로 여행객의 감성까지 충전해 주는 곳이다. 역동적인 에너지와 평화로운 낭만이 공존하는 부산 송정해수욕장으로 떠나본다.

글·사진 백은하 여행 칼럼니스트

서핑의 성지이자 해돋이 명소
송정해수욕장

부산 동부에 자리 잡은 송정해수욕장은 해운대, 광안리와 더불어 동부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다. 1965년에 개설된 이곳은 6만m² 면적에 백사장 길이가 1.2km, 너비는 57m에 달한다. 모래가 곱고 평균 수심이 1m로 깊지 않아 물놀이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해운대나 광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특히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송정해수욕장은 제주도 중문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서핑이 시작된 장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사계절 내내 비교적 높은 수온과 파도타기에 적합한 파도, 적당한 바람을 자랑해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만족시키는 최적의 서핑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조건 덕분에 송정은 강원도 양양과 더불어 서핑의 성지로 불리며, 여름 성수기는 물론 날씨가 추운 겨울에도 바람과 파도 조건이 맞는 날에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0명에 달하는 서퍼들이 찾는다. 1995년 설립된 송정서핑학교를 중심으로 서핑 관련 강습 학원과 장비 대여점이 많아 초보자도 쉽게 서핑에 도전할 수 있다.
송정(松亭)이라는 이름은 소나무 숲에 정자를 세웠다는 의미에서 유래했으며, 조선 말기 문신 노영경이 낙향해 여생을 보낸 곳으로도 전해진다. 송정해수욕장은 서핑 외에도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해운대보다 조금 동쪽에 있어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더 빨리 볼 수 있다. 매년 1월 1일이면 많은 사람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송정해수욕장을 찾으며, 특히 겨울철에는 죽도공원 송일정 위로 떠오르는 해가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송정해수욕장의 낮을 뜨겁게 즐긴 후 죽도의 소나무 숲을 산책하며 노을 지는 해변을 바라보면 또 다른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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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옛 송정역과 해운대 해변 열차

송정해수욕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옛 송정역을 만날 수 있다. 1934년 간이역으로 시작해 1941년 보통역으로 승격된 송정역은 동해안의 해산물과 연안 지역 자원 수송을 목적으로 부설된 동해남부선의 중요한 역이었다. 부산 시민들의 편리한 발이 되어주었던 송정역은 2016년 12월 여객 업무를 중단하며 그 임무를 다했다. 하지만 1940년대 역사(驛舍) 건축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는 만큼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국가유산청의 관리를 받는다.
역사와 노천 대합실, 양쪽 150m 길이의 철로와 승강장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된 송정역은 현재 ‘해운대 해변 열차 블루라인파크 송정정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운대 해변 열차는 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까지 왕복 운행하며, 바다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열차다. 이 노선은 옛 동해남부선의 폐선 구간을 재활용해 만들어졌으며, 선로가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져 있어 열차 안에서 탁 트인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뛰어난 조망 덕분에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송정해수욕장 서쪽의 카페 거리에 자리한 카페 ‘수월경화’에서는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는 해변열차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직접 탑승하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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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변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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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변열차

산책하기 좋은 일출 명소
송정 죽도공원

송정해수욕장 동쪽에는 ‘죽도’라는 낮은 산이 있다. 죽도는 원래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지만, 송정천에서 흘러온 모래가 바다를 메워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었다. 현재는 죽도공원으로 조성되어 관광객과 시민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울창한 자연림으로 조성된 죽도공원은 해파랑길*의 ‘해파랑 코스’와 ‘부산 갈맷길 코스’에 속하며, 한 바퀴를 도는 데 약 20분이 소요된다. 해발 고도는 낮지만, 송정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뛰어난 조망을 자랑한다. 공원 내에는 죽도공원석비, 송일정, 거북바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정상 중앙에 세워진 ‘죽도 유래비’에 따르면, 죽도라는 지명은 경상 좌수영**의 전시용 화살을 제조할 정도로 대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해 붙여졌다. 현재는 대나무 대신 소나무가 빼곡하게 자라 울창한 그늘을 만들어주며, 곳곳에 놓인 벤치 덕분에 여름철에도 쾌적하게 산책하기 좋다. 야간에는 조명을 밝혀 일몰 이후 밤 산책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죽도 정상에는 데크로 만들어진 바닥과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고, 끝머리에는 송일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팔각지붕이 멋스러운 송일정은 일출 명소지만, 일출과 일몰 풍경 모두 환상적이다. 송정해변과 멀리 청사포다릿골 전망대까지 보이는 바닷가 전망이 일품이라 죽도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힐링 장소다. 정상에서 송정해수욕장 반대편으로는 송정항과 송정방파제가 보이는데, 방파제에 옹기종기 모인 작은 어선과 빨간 등대, 하얀 등대의 조화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해파랑길: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이어 구축한 걷기 여행길
**경상 좌수영: 조선시대 경상도 동남부 해역의 해군 지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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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죽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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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죽도공원

동해를 바라보며 비는 소원
해동용궁사

송정해수욕장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기장의 해동용궁사는 부산에 왔다면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해안 절경과 푸른 동해가 바라보이는 곳에 세워진 기장의 해동용궁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본사 화엄사의 말사(末寺)***이다.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일반 사찰과 달리 탁 트인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부산을 찾는 여행객에게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히는 관광지다.
해동용궁사 주차장에서 십이지신상 길을 지나 108계단을 내려가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찰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웅전을 비롯해 자연 동굴 속에 지어진 미륵전 굴법당(窟法堂), 용왕을 모시는 용왕당 등 독특한 전각이 있다. 굴법당은 자손이 없는 사람이 기도하면 자손을 얻게 된다고 해 득남불이라고도 불린다.
대웅전 옆 계단을 오르면 약 10m 높이의 해수관음대불이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전망이 뛰어나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절’이라는 푯말이 걸려 있는 해동용궁사는 바다와 절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아 일반 사찰의 고즈넉함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해동용궁사를 방문한 후에는 기장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기장시장은 인근 해역의 싱싱한 수산물로 유명한데, 봄에는 미역과 멸치, 여름에는 활문어와 전복, 가을에는 갈치, 겨울에는 대게 등 다양한 특산물을 만날 수 있다.케이 로고 이미지
***말사: 본사(本寺)의 관리를 받는 작은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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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용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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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용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