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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23 Vol.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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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곱하기

The-K 예방의학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뇌도 노화하며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그래도 나이 드는 걸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긍정적인 사람일수록 인지기능이 정상적으로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약 1,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일수록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낮았다. 인지장애를 막아주는 긍정의 힘 기르는 법을 소개한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시간, 장소 자주 헷갈린다면, 경도인지장애 의심


나이가 들면 노화로 뇌가 조금씩 위축된다. 65세 이상이 되면 20세 때보다 뇌 부피가 10%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 수상돌기가 줄어들고, 신경세포 사이 시냅스 연결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뇌 위축은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높인다. 그러나 다행히도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다. 뇌 부피가 줄더라도 뇌를 건강하게 관리하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다.
치매로 진행하기 전, 우리 뇌는 관리가 절실하다는 마지막 신호를 보낸다. 경도인지장애 시기로,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중간 단계인 이때 잘 관리하면 치매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다면 같은 연령대보다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이 떨어지지만, 치매와 달리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보다 5~15배 높다. 경도인지장애의 대표 증상은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시간과 장소를 헷갈리고, 자주 사용하던 물건의 이름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과거보다 이해력, 표현력이 떨어졌을 때도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행복하면 인지기능 저하 막을 수 있어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뇌 노화를 촉진하는 주요 요소는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활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지장애 위험이 37% 높다는 미국 에모리대학교 의대의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대학교 연구팀도 부정적 생각을 자주 반복하는 사람일수록 뇌에서 치매 유발 단백질이 다량 관찰됐다고 밝혔다. 반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앞서 소개한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처럼 인지기능이 좋을 가능성이 크다. 긍정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긍정적인 사람이 옆에만 있어도 치매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 공동 연구팀이 4,457쌍의 부부를 최대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긍정적인 사람과 결혼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기능 검사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다음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사회적 교류 사회 활동 참여는 그 자체로 긍정적 사고방식을 갖게 하고, 기분이 좋게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연구팀 연구에서 친목 모임, 동호회, 동창회 등 모임 활동을 자주, 많이 하는 노인일수록 우울 증상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모임에서 얻는 정서적, 사회적 지지가 긍정적 감정을 끌어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로 안부를 자주 묻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특히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사람과 교류가 많을수록 치매 위험은 더 낮아진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동호회 등이 특히 인지기능 저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자극은 뇌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로운 인지기능을 하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23% 낮아진다는 중국 베이징대학교 연구 결과가 있다.
주기적 한숨 호흡 부정적 감정을 떨치지 못할 땐 매일 5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주기적인 한숨 호흡’을 해보자. 주기적 한숨 호흡이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완전히 내쉬기 전 짧게 30번 정도 내쉬는 호흡법을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이 여러 호흡법을 108명에게 한 달 동안 매일 5분씩 하도록 한 결과, 주기적 한숨 호흡이 가장 효과적으로 부정적 생각을 완화하고 불안감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상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1~2분간 자신의 신체 느낌에 집중하면 된다.
운동 부정적 생각을 떨치면서 그 자체로 뇌 노화까지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이다. 일주일에 150분 정도 등에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하는 사람은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 발병률이 3분의 1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른 사람과 여럿이 함께 하는 운동이면 더 좋다. 사회적 교류 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쓰쿠바대학교 연구팀이 4,328명의 노인을 4년간 추적한 결과 혼자 운동하는 그룹은 인지 능력 저하 위험이 15% 감소했지만 단체로 운동하는 그룹은 2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 즐기기 음악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연스럽게 우울,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이나 생각이 줄고 행복 지수가 높아진다. 이 덕분인지 음악을 즐기면 인지기능도 향상된다. 피츠버그대학교 연구팀이 음악 활동이 노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음악을 즐기면서 춤을 추면 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인지기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브라질 합동 연구팀이 노년층을 대상으로 4개월간 한 주에 두 번 한 시간짜리 라틴댄스 수업을 듣게 했더니 같은 시간 건강 상식을 배운 집단보다 인지기능 검사 성취도가 높았다. 특히 작업 기억력 점수가 높았다. 비슷한 국내 연구에서도 춤을 배운 노년층 여성은 뇌의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좌뇌와 우뇌 협응이 향상돼 인지기능이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긍정의 힘 회복 노력과 함께 병원 진단도 받아야


한편,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된다면 긍정적 힘을 기르려는 노력과 함께 제때 진단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 혈관성치매 등 인지기능이 떨어진 원인에 따라 적절히 치료하면 회복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는 자세한 문진과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뇌영상검사(CT, MRI, PET), 뇌파검사, 뇌척수액검사 등을 통해 진단받을 수 있다. 케이 로고 이미지